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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가 너무 흔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8624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안수정등
추천 : 2
조회수 : 22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5/21 13:35:02
음 많이 뒷북 같기도 하지만요.
언젠간 또 나올지 모를 '용서'와 '동정'에 대해 써봅니다.
(주어는 없습니다.)
지금 타이밍에 제 글이 안맞나? 싶은 걱정도 있지만 
일단 많은 고민과 생각을 가지고 나름의 숙성이 되었겠거니 하며 적어봅니다.
 
처음 생각은 저도 '에고.. 어떡하나.. 쯧쯧~~' 이었고
이런 생각은 당연히 동정으로 흘렀습니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어느덧 40을 바라보는 나이이고 자식을 키우는 어머니이고
엄마들 커뮤티니에서 불임으로 가슴아파하는 사람들이 박스로 임신테스트기 사두었다가 성공해서
기쁘게 나눔하는 것들을 보고 아무 생각없이 '잘됐다~' 하고 생각한 여자라서 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요즘 나이 스무살이 어른인가? 천지 분간 못하는 애들인데...' 싶은 생각 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거듭 생각하며 올라오는 글은 그게 아니더군요.
물론 반성할 줄 모르고 지속되는 어그로(?라고 하더라구요) 에 괘씸한 마음 물론 있었지만
그 생각은 '걔들이 그런거 알면 처음부터 그런 짓 하지도 않았지.' 하며 마음속의 용서론(?)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는데...
 
그런 생각이 한 삼일 계속되니
'그러면 그 아이들은 왜 그렇게 된것일까?
 왜 해야하는 일과 하면 안되는 일.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 것일까?'
에 생각이 미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제 결론은
'너무 흔한 용서' 였습니다.
 
제 나이만 해도 형제 셋이상이 흔치 않습니다.
79,80정도가 아마 베이비붐의 마지막 세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의 부모세대와 이 이후 우리에 이어서까지
자식에 대해 최선(?)을 다한다며 키웠고
오늘날에 도덕불감에 이르르게 되었죠.
그래서 모르는 겁니다.
왜 할 수 없는 일인지, 하면 안되는 일인지
아무런 제재와 고삐없이 살아온 아이들...
그 가장 큰 증거가 바로 지금의 사태 아닌가 싶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우리'라고 지칭하는 '상식이 통하는' 사람들에게도
용서가 너무 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사회적, 정치적으로 정적을 용서한 분들을 보았습니다.
그 용서의 끝은 어떤가요?
과연 우리가 생각하고 기대한 대로
돌아온 탕아의 모습인가요?
어느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말하지 못할 겁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너무 빨리 용서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용서를 구하기도 전에
용서해버렸기에
우린 그들이 반성할 기회를 앗아간겁니다.
그들이 돌아볼 기회를 빼앗은 겁니다.
 
우린 착한 사람들입니다.
'상식'의 선을 지키고 상대도 그러길 바라며
그럴 것이라고 믿고 살죠.
그 선이 지켜지지 않을때 우린 분노하고 미워하고 원망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갖고 있는 분노와 미움을 빨리 버리고 싶은 마음에
상대가 구하지도 않은 용서를 하며
거짓된 마음의 평안을 구하니
다시금 배신당하고 뒷통수 맞으며 하늘을 원망하고 포기하고 살아가는 일이 더 많아진다는 겁니다.
어쩌면 그것이 그들이 원하는 일일지도 모르지요.
관심없이 포기하고 살아가는 것.
그리하여 나의 부와 이 사회에 충실한 거름이 되는 것.
 
이제 우리는
이번 일 뿐만이 아니라 모든 일에 있어
쉽게 용서하면 안됩니다.
뭉뚱그린 모서리의 인정넘치는 상식이 아니라
푸르르게 빛나도록 날카로운 상식과 법으로
모든 일의 심판이 끝나기도 전에
어설픈 포용력을 자랑하며 용서해서는 안됩니다.
용서란 댓가를 치른자가 받을 수 있는 선물입니다.
우린 지금껏 그 가치를 땅에 떨어뜨려왔고
더이상 그래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전 주장합니다.
이 번의 모든 일
앞으로의 모든 일
이 나라의 모든 일에
더이상 용서하지 말자고.
 
 
 
 
 
 
출처 너무 느린 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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