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알레산드로 플로렌치(23, AS로마)가 안토니오 콘테(45) 이탈리아 감독을 감동시켰다. 골을 넣고 할머니에게 안긴 ‘효도 세리머니’ 때문이다.
플로렌치는 지난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2014/2015 이탈리아 세리에A’ 3라운드에서 제르비뉴(27)의 패스를 받아 전반 13분 추가골을 넣었다. 시즌 첫 득점이었다.
골을 넣은 플로렌치는 축하하러 달려오는 동료 선수들을 피해 황급히 관중석으로 향했다. 난간을 뛰어 넘고 몇 줄을 더 올라간 뒤에야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끌어안았다. 82세 나이에 손자를 보러 온 플로렌치의 할머니었다. 할머니를 힘껏 안아 준 플로렌치는 과도한 골 세리머니에 따른 경고를 받았다.
경기 후 플로렌치는 “82세인 할머니가 처음 경기장을 찾으셨다. 내게 축구에 대한 열정을 심어 준 건 가족들이다.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 장면을 접한 콘테 감독은 통신사 ‘라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말 아름다운 표현이었다”며 “플로렌치를 만났을 때 진실된 청년이고 마음이 건강하다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나라면 절대 그런 세리머니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현역 시절 넣은 골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웃음을 준 콘테 감독은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같은 세리머니를 해도 허용하겠냐는 질문에 “먼저 골을 넣어야 세리머니도 할 수 있다. 이미 경고를 받은 상황만 아니라면 해도 좋다”고 이야기했다.
플로렌치는 이탈리아 대표로 5경기 1골을 기록했다. AS로마 유소년팀에서 자랐고, 2011년 5월 대선배 프란체스코 토티(38)와 교체 투입되며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오가며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대표팀에서도 기대를 거는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