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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노견 썰 풀기; 한 맺힌 13년 _ 8: 미친 개를 키우는 이유
게시물ID : animal_1012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설당주
추천 : 22
조회수 : 2479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4/09/01 17:35:33
며칠 쉬었다가 와도.. 기억해주시는 분 계시겠죠? ㅎㅎㅎ
조신이네 집구석 가구주입니다.

이전에 쓴 글 댓글에서 적잖은 분들이 말씀해주셨지만.. 인내의 한계를 벗어나는 일이 솔찮게 있었던 관계로 그런 얘기도 많이 듣습니다.
 
 
“왜 키워요? 와.. 나 같으면…”
 
 
사실 가장 큰 이유는.. 이미 두 번이나 버려진 개라서, 세 번은 겪게 하지 않겠다고 결심해서죠.
솔까.. 얘 보면 전에 키우던 사람들이 왜 못 키우겠다고 했는지 알 수 있겠더라구요. 흑.
길에 돌아다니던 유기견은 아니었지만.. 여하간에 버려졌다는 충격이 엄청 심했었나봐요.
일단 제가 지 눈에 안 보이면 울어요. 그래도 한동안 제가 프리랜서로 집에서 일을 해서 좀 나았는데, 결국 직장에서 일하면서;;;
제가 나올 때도 조용하길래 괜찮은 줄 알았더니 출근할 때 옆집 아주머니가 찾으시더라구요.
아침이랑 저녁에 슬프게 운대요…;;;;;;;;;;;;;;;
너무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이러저러한 사연 설명드리고, 최대한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씀드렸죠.
그 이후엔 집에 TV를 켜놓고 나왔어요. 얘가 동물 다큐 좋아하거든요 ㅎ
그랬더니 며칠 후 옆집 아주머니 또 부르심..
 
아주머니: 설마 우리 때문에 개 버렸어요? 다른집 줬어요?
저: 아뇨.. 일단 tv 켜두고 나왔는데, 안 울었어요?
아주머니: 안 울어서, 난 또 우리 때문에 개 보냈나 싶어서.. 그럼 데려오라고 하려고 그랬지. 다행이네. 괜찮으니까 개 다른 데 보내지 마요.
 
정말 감사한 분이죠? ㅠㅠㅠㅠㅠㅠㅠㅠ

뭐 여튼 얘는 울었다 안 울었다 하는데.. 이래도 마음을 완전히 연 건 키우고 난 지 4년이 지나서였어요. 배는 죽어도 안 보이려고 했던 녀석이 어느날 슬금 다가오더니 배를 보이고 눕더라구요.
 
 
하아.. 그때 기분이란…
 
http://i.jjalbox.com/jjal/93/93_910_jjalbox.jpg
 
 
그 시점 이후로 애교도 폭풍처럼 늘었습니다.
오늘 베스트 보니 ‘사랑해~’라고 하면 흠칫 하던데 ㅋ 신이는 사랑해~ 하면 와서 뽀뽀하고 제 품을 막 파고 들어요.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예뻐해달라고.

요즘은 늙어서 좀 덜한데.. 얘는 제가 자다가 일어나도 어디 외출 갔다가 온 것마냥 환영 세레머니 거하게 하고..
진짜 외출했다 돌아오면;;; 들어온 것을 확인 후, 반대편으로 우다다다 뜁니다. 그래서 거기서부터 다시 다다다다 (=도움닫기) 뛴 이후 펄쩍 점프해서 제 허벅지에 앞발을 찍은 후, 방방방 일어서서 날뛰죠.
그래서 한동안 제 허벅지에 멍이 가실 날이 없었어요……
 

노처녀라 바늘로 허벅지 찌른 줄 아는데 절대 아닙니다…
 
 
책상에 앉아있으면 책상 아래로 들어가서 의자쪽으로 얼굴 내밀며 자기도 보라고 시위하고;;
그냥 바닥에 앉아있으면 무릎냥이도 아닌 주제에, 9키로나 나가는 주제에 올라앉거나 무겁다고 뭐라하면 최소한 머리라도 제 다리 위에 얹고 있어요.
 
P20130208_190150625_B906543E-C122-4928-AB80-1C82097747E4.JPG
무릎강아지 놀이
 
 
 
이게 못 버리는 두 번째 이유예요. 사고치는 것 만큼 예쁜 짓을 많이 해요. 애교 쩔거든요.
다른 코카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얜 절대 주인을 혼자 두지 않아요.
화장실에서 일 볼 땐, 앞에서 울고불고 해서 아예 문 열어놓고 일 봅니다;;
어차피 혼자 살아서;;;
 
 
 
10730.jpg
요렇게 기다려요 ㅎ (뒤돌아서 기다려주는 센스)
 

근뎈ㅋㅋㅋㅋ 샤워할 땐 문 닫거든요. 지가 화장실 문 부숴놓고… 샤워물 튀니까 샤워할 땐 방에서 망부석 자세로 기다림; 니가 부쉈잖앜ㅋㅋㅋㅋㅋㅋ
다용도실로 세탁기 돌리러 가면, 다용도실로 쫓아왔다가.. 다시 다다다 뛰어서 방에서 저 있나 한번 보고 다시 또 다용도실로 다다다다 뛰어오고;;
컴퓨터 고장나거나 잭 바꿀 일이 있어서 책상 아래 컴터 뒤로 들어가면, 그 틈으로 머리 디밀고 ‘뭐하는데?’ 하는 것 처럼 참견질.
부엌에서 설거지하고 있으면 발뒷꿈치에 딱 붙어서 누워있기도 하구요.
 
 
외로움을 많이 타시는 분에겐 강추합니다. 코카. 외로울 틈 따위 주지 않아요.
 
http://i.jjalbox.com/jjal/101/101_850_jjalbox.png
 
 
 
그나저나.. 부모님이 강원도에 계셔서 명절엔 조신이 데리러 아빠가 오시거든요. 근데 이번 추석엔 바쁘시다고 ㅠㅠㅠㅠㅠㅠㅠ 이럴 줄 알았으면 연수 받고 차라도 사둘 걸 (면허는 있음..치명적인 장롱면허..). 남친이라도 차가 있으면 좋겠지만 남친조차 없으니 망함… 애견호텔에 맡길까 싶기도 한데 얘가 분리불안이 너무 심해 걱정이네요. 얜 평생 이렇게.. 흑흑. 뭐 좋은 방법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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