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고향인 전주에 내려갔다 왔드랬죠.
집 앞에 나가 택시를 기다리는데 택시가 너무 안와서 버스를 타려고 하다가
예전에 버스카드가 안됐던 기억을 떠올려 친구에게 전화해서 물어봤습니다.
"아 이젠 다 됨. 걱정 ㄴㄴ"
"ㅇㅋㄷㅋ"
그러나.....
지갑이 아닌 머니 클립이기에 제 지갑에 있던 5만원짜리를 기사님이 언뜻 보셨고 그래서 설마 사지 멀쩡한 놈이 무임승차일꺼라곤 생각하지 않을셨을테고... 그래서 아무 의심없이 기사님도 출발하셨는데...
"삐빅~사용할 수 없는 카드입니다.(시티 리워드)"
흠칫;;
"(역시나)삐빅~사용할 수 없는 카드입니다.(신한 RPM)."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친구 @#$!#$^^@#$ 놈아...ㅠㅠ
"저..기사님 5만원짜리 거슬러.......?."
-------------이게 츤츤데레한 기사님의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 욕을 그냥 쓰겠습니다. 거북하신 분은 뒤로가기를... 전라도 사투리로 읽으셔야 합니다ㅋ.----
"어..? 에이.. 씨ㅂ.......담에 내려어~"
완전 무뚝뚝하게 욕까지 섞어서 말씀하시는 기사님..ㅠㅠ
저도 한 성질 하는데 버스 뒤에 타있는 분들한테 어찌나 민망하던지..
어색한 정적만이... 뒤에선 막 한심하게 쳐다보는거 같고.. 제일 앞자리에 다소곳하게 앉았지요.
속으로 '아..차 가지고 내려올껄..' 을 200번 외치고 있을때 쯤, 다음 정거장에 가까워져가고..
"저 여기서 내리겠습니다. 죄송했습니다."
"으따.. 근디 여긴 점빵 업슨게 걍 담 정거장서 내려서 바까서 타아~"
"아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 정거장으로 가던중... 서울에서 왠만한 버스 기사님들은 직진중에 오른쪽 합류차선에서 나오는 차들은 잘 안비켜 주시는데
그 앞에 어떤 차가 깜빡이를 넣으니 기사님은 기다려 주시더군요....역시 츤데레;; 그런데!!!!
그 차는 오른쪽에서 합류해서 우회전을 하는게 아니라 중앙선을 넘어서 반대차선으로 좌회전을 하려다가
그 앞차가 움직이지 못해서 기사님 앞을 대각선으로 따악~~ 막아 버렸습니다;
(빵빵~~~ 클락션 엄청 누르며) "야이~ 씨벌러마~ 거기서 좌회전을 허고 지랄이여 개이~섀꺄~(이후 생략...ㄷㄷㄷㄷ)"
그 차는 지나가고...
그 뒤로 기사님은 한참을 더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욕을 허공에 하시다가.. 저한테 급 물으셨지요.
"허허이~나이~ 저이~ 씨~벌러미..... 근디 어서 와써?"
"아..저요.. 지금은 서울에 있는데 어버이날 맞아서 부모님 뵈러 내려왔지요...."
"아아~ 그려~? 에이씨.. 그믄 그냥 가는데 까지 가아~" 하시고는 쿨하게 버스비를 받지 않으신 기사님...ㄷㄷㄷㄷ
내리기 전에 배꼽인사 격하게 드리고 내렸습니다.
이거 엄청 긴박하고 조마조마하고 아저씨 엄청 불친절한듯 친절한 이야긴데.. 제 필력이 딸리네요...ㅠㅠ
아무튼... 그날 버스비 받지 않으시고 쿨하게 데려다 주신 기사님 너무 감사했습니다.
이자리를 빌어서라도 감사인사 드리고 싶어요.
너무 감사했습니다. (--)(__)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