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
구멍에서 길따란 쇳덩어리가,
쉬익 날 향해 날아오는디,
희한한게,
나는 말이지.
나라라는것에 충성을 하겠다고 말이지.
국기에,
대해,
경례를,
하고,
있었는데 말이지.
저 여치마냥 덜룩한 옷 입은 사내들 작대기에선 무슨 영문으로 불을 뿜는가.
저 더러운 구멍에서 나온,
저 더런 것이,
왜 날 향하는가.
그렇게 멍하니 얼어붙었던 순간에,
그 짧은 순간에,
영원같던 순간에,
글도 모르고 평생을 시장바닥서 나물팔아 나 키우던 우리 불쌍한 어매 얼굴 떠올르네.
아들낳았다고 좋아서는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다던 영정사진 속 우리 아련한 아부지 얼굴 떠올르네.
동생 학교보낼거라며 꿈도없이 공장서 미싱만 돌렸던 우리 미안한 누이 얼굴 떠올르네.
미안하단 말도 못하고는 수의입고 표정도 없이 땅 속으로 묻힐 내 얄궂은 얼굴 떠올르네.
내 무덤 보고 평생을 눈물흘릴 우리 어매 떠올르네.
평생을 통곡만 할 우리 불쌍한 어매 떠올르네.
영원같던 순간에,
그 짧은 순간에,
그렇게 멍하니 얼어붙었던 순간에,
쩌 먼데서 눈이 둥그래져서는 화들짝 놀라서는 잔뜩 겁먹어서는 날 향해 뛰어오는 우리 어매 보이네.
어매 오지 마소. 내 가는 곳 어매는 못 오요.
더런 것들 날라다니는 지금 이 곳 오지 마소.
생채기라도 나지 마소.
구멍에서 길따란 쇳덩어리가,
쉬익 날 향해 날아오는디,
눈에서 짧다란 눈물방울이,
토옥 땅 향해 발치로 떨어지는디,
참말 희한한게,
나는 말이지.
나라라는것에 충성을 하겠다고 말이지.
국기에,
대해,
경례를,
하고,
있었는데 말이지.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자고,
노래를 하고 있었는데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