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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압)나의 군생활 풀스토리- 훈련소.txt
게시물ID : military_554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라면땅
추천 : 4
조회수 : 188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5/16 17:42:44
몇년전 여러번에 나눠서 썼던 글인데 조금 정리하고 수정해서 다시올립니다.
참고로 저는 2005년에 입대해서 2년간 기무사에서 군복무를 했습니다.
제 경험이 바탕이니 객관적 사실이 아닌 것도 있음을 밝히며 편하게 음슴체로 갈게요



본인은 05년에 논산훈련소로 입대함

입대하기 전까진 기무사가 뭐하는 곳인지는 커녕 그런게 있는지도 몰랐음

여러분도 마찬가지 였을거라 생각함

기무사는 논산훈련소에서만 뽑힘

102, 306에서 뽑혔다면 그건 99.9% 빽임

기무사는 1차로 인성, 적성 검사를 봄

인성, 적성에 자신있다 싶으면 논산으로 ㄱㄱㅆ

인적성말고도 집안에 범죄자가 없는지, 북한관련자는 없는지 등등 여러가지를 본다는데 정확한 내용은 모름

기무사 뽑기전에 논산 조교를 먼저 뽑았음

뽑히고 나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기무사에 온 사람들 중에는 논산 조교 제의를 받았던 사람들이 많음

이걸로 미루어보아 논산조교와 기무사가 원하는 인적성 사항은 비슷한걸로 판단됨

여러분이 논산 조교 제의를 받는다면 나는 기무사에 한발 더 가까이 갔구나 생각하면 됨

그렇다고 안심하면 고생길

처음 논산 조교 제의가 들어 왔을때 본인은 멋있을것 같다는 생각과

훈련병들 한번 보낼때마다 15일의 휴가를 준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조삼모사의 원숭이로 빙의하여 하겠다고 함

근데 그날 우리 분대 담당 일병 조교 얼굴을 보니 액자만 없을 뿐이지 초상화임

그 얼굴을 본순간 일병이 시범조교로 지팔 다까지고 

잠도 우리보다 못자면서 개갈굼만 당하던게 파노라마처럼 스쳐감

나는 죽을 고비를 겪은 사람들만 본다는 신세계를 본거임

그때부터 세익스피어의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의 고민처럼

그냥 참고 계속 가느냐 아니면 안한다고 말하느냐의 인생 갈림길에 빠짐

악어가죽도 새하얀 솜사탕처럼 뜯어먹을 듯한 포스를 자랑하는 소대장에게

자기 여자친구가 군발이라고 해서 발이는 벌레를 뜻하는 거라며 

따귀를 날렸다는 군인정신 투철한 소대장에게

훈련병따위가 하겠다고 했다가 못하겠다고 밀당하는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임

그렇게 시간은 덧없이 흐르고 논산조교 2차면접이 시작됨

중대장 및 몇명의 간부들 앞에서 면접이 시작됨

나는 세번째였는데 

첫번째 놈은 간이며 쓸개며 내줄것처럼 조교를 하고 싶다고 설파함

두번째 놈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음

할 수만 있다면 나라라도 팔아먹을 기세였음

이런 악조건 속에 드디어 차례가 옴

이때까지도 나의 갈등은 계속 됬음

기어코 중대장은 자네는 왜 조교가 되고싶은가라는 날카로운 우문을 날렸고

나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저는 조교 못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현답을 날렸음

순간 면접관들의 따가운 레이저가 느껴졌고

중대장은 화를 참는듯한 얼굴로 나가 이새끼야를 시전했음

그 말은 어머니의 따듯한 품보다 더 포근했음

암튼 논산조교 사건은 그렇게 훈련소 내내 중대장의 따듯한 눈길과 함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됬음


시간은 흘러 나의 무용담이 전 중대에 퍼지기는 개뿔 

중대장을 피하며 조용히 지내던 어느날 훈련을 받는 도중

검은 양복을 입은 아저써 몇명이 옴

이때까지도 기무사의 존재조차 몰랐음

1차 심사를 며느리도 모르게 통과한거임

훈련을 멈추고 훈련병들을 한곳에 모아 1차 인적성 심사를 통과한 사람들에게

종이를 나눠주며 써져있던 것들에 답을 적게함

무슨 내용인지는 기억상실

그냥 훈련을 쉰다는 것만으로 너무 좋았음

적는 동안 기무사에 대해 대충 설명을 들었는데 

논산조교 감언이설때처럼 나의 귓가를 어지럽히는게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기무사에 가면 군생활이 핀다는 결론에 다다름

암튼 다 적어내고 얼마 뒤에 이름이 불림

2차 서류면접에 통과한거임

나머지 훈련병들은 훈련을 계속했지만 나를 포함한 통과자들은 그냥 대기중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했다면 이런 기분이었을거임

드디어 3차 심층면접이 시작되었고 

떡대 좋은 아저씨 한명이 학교에서 학생회나 동아리 활동했냐고 물음

동아리 활동을 했다고 대답함

동아리에서 무슨 활동같은거 했었냐고 물음

나는 평소엔 둔하지만 이럴땐 눈치가 뉴런신경 하나하나까지 반응함

운동권이냐를 묻는 질문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실제로도 운동권 동아리가 아니었지만 

그냥 선량하고 모범적인 동아리임을 설파함

시간이 좀만 더 있었으면 이 아저씨를 우리 동아리에 스카웃했을 거임

운동권임을 밝힌 애들은 추풍낙엽처럼 광속 빠이빠이하고 훈련받으러감

나는 1단계를 아주 쉽게 클리어했고 2단계에서 또 질문을 받음

북한 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거였음

그때 당시에도 북핵은 큰 이슈였으므로 

그냥 나올법한 질문이었다고 가볍게 여겼겠지만 

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했다면 기무사의 꿈은 황천길 가는거임

나는 또다시 뉴런신경을 자극하여 안보관을 알아보려는 수작임을 간파하고

김정일이 얘기를 듣는다면 지금 당장 핵을 포기하며 참회의 눈물을 흘릴만한 답을 함(김정일 죽기전임)

여담이지만 나는 그때 당시 대적관을 달달 외우고 있었음

입대하고 얼마안지나 중대장이 몇백명의 훈련병들을 모아놓고 설교하는 자리에서 

여기서 대적관을 다 외우는 사람에게 3분동안 전화통화를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파격적인 딜을 했음

지금이야 훈련소에서도 통화 자주한다고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훈련병이 통화한다는건 꿈에도 못꿀 일이었음

그렇게 2~30여분이 지나는 동안 나는 2등으로 대적관을 외워버렸고

3분통화의 찬스를 얻음

1등도 우리 분대였음

1, 2등이 한 분대에서 나와 우리분대 담당 조교는 폭풍 눈물을 

흘렸어야했는데 울지도 않고 그냥 어깨 뽕만 달음

암튼 전화기 앞에서 찬스를 얻은 사람들이 서있었고

1등한 동기가 처음으로 여자친구한테 전화를 검

뭐 저런 불효자식이 있나라는 생각을 가지며 녀석을 속으로 욕하고 있을때

그 놈이 통화를 하면서 흐느끼기 시작함

더디기만한 3분이라는 억겁의 시간이 지났고 조교는 전화를 끊으라고 함 

녀석은 전화를 끊자마자 마카롱을 사들고 한입물려는 순간 땅바닥에 떨어트린 아이마냥 울었음

대놓고 욕하면 그녀석이 가슴아파할까봐

저런 찌질한 불효자식이라며 속으로 욕함

드디어 2등인 내차례가 왔고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기 앞에 섬

앞에 서는 동시에 전화를 걸던 말던 3분의 시간이 카운트됨

나는 시간을 덧없이 날리는 스타일이 아니므로

냉철하고 명석하게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부모님은 일을하시기 때문에 전화를 못받을 확률이 78.4%라는 결론을 내리고

마음 아프지만 눈물을 머금고 지금은 없는 여자친구한테 전화를 검

전화를 받은 여자친구는 장난전화로 여김

그도 그럴것이 입대한지 일주일도 안된 놈한테서 전화가 올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음

그래서 그렇게 아까운 30초가 지나고 나서야

서로 사랑하는 사이임을 깨닫는 순간 바로 부대주소를 알려주며 무언의 압박을 줌

남들에겐 억겁의 시간이었는데 나에게는 3분카레같은 시간이 지났고

아직도 울고 있는 1등을 바라보며 처울지말고 주소를 알려줘야지 머저리같은 자식아라는 미소를 날렸음

실제로 주소를 알려준 덕분에 중대까진 모르겠고 소대에서 제일 먼저 편지를 받음

여담이 너무 길어졌음 본얘기로 돌아옴

암튼 이때 외운 대적관과 북핵에 관한 의견을 하나의 콜라보로 선보이니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이 없었더라..

그렇게 2차도 클리어하고 드디어 보스를 만남

이는 그때 당시의 리니지에서 데스나이트를 잡으러 갈때의 기분이었음

2차까지는 밖에서 얘기했는데 역시 보스는 보스인지라 건물안에서 대면함

뭔가 심오한 얘기가 오갈 줄 알았는데 별 기억이 안나는 걸로 봐선

보스가 나의 무용담을 듣고 쫄았는지 그닥 중요한 얘기는 아니었던거 같음

그렇게 최종관문이 끝났고 날은 어두워졌음

훈련받던 이들은 이미 훈련을 마치고 복귀한 뒤였고

나를 포함한 최후의 승리자 몇명은 큰걸음도 안하고 부대에 복귀하였음

그날의 밤하늘의 별은 유독 반짝였음


그렇게 또 얼마의 시간이 흘렀음

기무사에 대한 기억이 흐릿해져 갈때쯤

점호준비를 하는데 방송에서 나를 포함 몇명의 이름이 호명됨

무슨 잘못한거 있냐는 동기들의 말에

고딩때 야자 도망가다 걸렸는데 끝까지 따라오는 학생부 선생님과

학교주변 이름모를 주택에서 숨바꼭질하다

다음달 하키채로 20대의 허벅지 찜질을 당한 그때를 상기하며  

자기성찰과 반성의 마음으로 오라는 곳으로 감

어떤 종이를 나눠주더니 뭘 쓰라고함

정확한 기억은 안나지만 자소서 정도의 느낌이었음

내가 기무사로 뽑힌거임

하지만 이때까지도 그냥 뽑힌거 같다는 정도의 예감뿐이었고

퇴소날이 되어서야 자기가 가야될 곳을 알려주는데 

그때 확실히 뽑힌걸 알게됨

그때의 기분은 마치 오랫동안 변비로 고생하다 마침내 쾌변을한 쾌감이며

이에 낀 고기를 혀로 낼름낼름 빼내려 고군분투하다 마침내 빼내고 만 승리감이었음

다들 자기가 가야할 곳이 발표되고 훈련소를 퇴소함

훈련소를 퇴소하는데 밖으로 안나가고 다시 논산훈련소로 가는 사람들이 있었음

나는 기무사로 간다는 들뜬 마음에 정확히 어떤 부류가 논산에 남는지 기억이 가물하지만

전경이나 포병이나 조교 배정받은 사람들이 그랬던걸로 기억함

그 사람들의 썩은 동태 낯빛과 부러움의 눈빛만큼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음

논산 조교를 계속 한다했으면 나도 저런 꼴이었을거라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함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정말 잘한 선택 베스트3가 있다면

앞에서 언급된 지금은 없는 여자친구를 만난것과 

폭풍 배경련이 일어나 지하철 막차를 포기하고 화장실로 달려간 것과 더불어

단연 이때의 조교거절이 들어갈거임

어쨋든 훈련소를 퇴소하며 맞은 바깥세상은 정말 아름다움 그자체였음

쇼생크탈출의 주인공이 그랬을거라고 감히 감정이입함

열차를 타고 오는데 여자는 물론 그냥 사복입은 사람들만 봐도 신기했음

열차에서 나눠준 쓰레기같은 전투식량 또한 5성급 호텔 세프의 음식 같았음

그냥 세상은 희망이 넘쳐나는 곳이었음

그렇게 희망을 뒤로하고 난생처음 들어보는

서울 서빙고역이라는 곳에 도착함

그곳에서 기무사 외에 다른 몇몇 부대사람들이 대기중이었음

그 중에 3군지사였는지 3군사령부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여자 부사관 한명이 있었는데 정말 이뻤음 

지금까지 살면서 본 일반인 중에 그렇게 이쁜 사람본건 손에 꼽음

물론 군인 신분이라 더 이뻐 보였을 수도 있겠지만 암튼 이뻤음

저분은 이슬만 먹고 살까 참이슬만 먹고 살까 미모에 감탄하고 있을 때

눈치없는 기무사 담당 간부가 와서 우리를 사령부로 대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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