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의 옛직장 동료가 이민을 간다고해서 친구들끼리 같이 술모임을 가졌어요! 갑자기 약속이 잡혔다고ㅠㅠ 남편이 저도 늦게라도 모임에 오라고 해서 지하철타고 신도림역으로 출발했습니다.
근데 제가 핸드폰 배터리가 1%밖에 없는 상태여서 일단 남편일행이 있는정확한 장소만 알고 출발을 했어요. (밤 11시였어요ㅠ)
남편이 데릴러 온다고 했었는데 술자리 흥깨기도 싫고 장소가 역에서 좀 먼곳이였거든요;; 이미 술마셔서 운전도 못할텐데 제가 택시 타고 간다고 금방간다고 괜히 데릴러 오지말라고 했어요.
그런데 지하철(2호선)타고 한참을 가는데 마주앞에 앉은 남자두사람중 한사람이 그냥 저를 대놓고 빤히 보고있었습니다.. 저는 제얼굴에 뭐가 묻어서 그런가 싶어서 파우치를 꺼내 거울을 봤는데 그것도 아니고ㅜㅜㅜ 제가 불편해서 옆라인 좌석(옆열차칸은 아니고) 맨 끝쪽에 가 앉았습니다. 그랬더니 또 어느순간 마주보는 앞좌석으로 따라와있더라고요;;;;;; 아 위험하다..이건 내가 옆열차칸으로 가던지 해야겠다싶어서 손에 든 책을 접는 순간쯔음에 열차가 대림역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는데..
제가 맨구석쪽 자리에 앉아서 바로옆이 문이였거든요ㅠㅠ 아예 제옆으로 걸어 와가지고 봉(맨끝좌석 봉?)을 잡고 서서 중국말로 한참을 뭐라뭐라 쏼라쏼라 해대더니 (열차가 대림역에 도착하고 문열려도 계속 말했어요;;;;) 마지막엔 앉아있는 저에게 아예 고개를 들이밀고는 뭐라뭐라 하고는 문닫히기전에 일행처럼 보이는 남자와 쌩하니 내렸어요..;;;
진짜 너무너무 무서웠어요ㅜㅜㅜㅜㅜ 거의 막차타임이라 열차칸 안에 거의 사람도 없었고ㅠㅠ
멘붕상태로 있다가 신도림역에 도착했는데 진짜 너무너무 무서워서 눈물이 막 나는거예요ㅠㅠㅠ
일단 진정을 좀 하려고 화장실을 찾았는데 어딧는지도 모르겠고ㅠㅠ 무튼 화장실 찾아서 쭉 걸어서 가는데 저기앞에서 누가 저를 부르는데 남편 목소리 이더라구요.ㅜㅠㅠ♡♡♡♡♡ 화장실 앞에 남편이 서있더라고요ㅠ 손에 생리대들고ㅠㅠ
알고보니 남편이 혹시나하고 걱정되서 지하철 아래까지 내려와서 기다렸었는데 제가 내리는걸 봤데요. 근데 제가 귀신에 홀린듯 당황한듯한 표정?으로 남편이 저 부르는 소리도 못듯고 쌩하니 올라가서 어디론가 가버리길래 아 저건 우리 돼지가 생리가 갑자기 샛을때의 표정이다 싶어서 화장실앞에서 생리대 뽑아서 기다렸대요ㅋㅋㅋㅋㅋㅋㅋ
남편보니까 너무너무 안심되서 막 울었어요ㅠㅠ 너무신기하고 고마운거예요ㅠㅠ 오지말라고 으름장까지 놨는데도 남편이 신도림 역앞까지 와준것도 신기하고 제가 화장실로 갈줄알고 기다리고있어준것도 신기하고ㅠㅠ 타이밍 안맞았으면 클났을뻔..ㄷㄷㄷ 남편보니까 너무너무 안심되서 막 울었어요ㅠㅠ
진짜 무서운 경험이였지만..남편의 소중함을 또 느끼게 되네요ㅠㅠ
추가: 약간어두운 핑크색 카라티입은 약 35세정도? 키 170중반? 피부색까만편인 중국인 조심하세요. 잊지않겠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