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논산훈련소 시절... 제 관등성명은 180번 훈련병 오백타였습니다. ;;;
지금이야 별거아닌 타수지만 그때 당시 한 기수에 300타 넘는 친구가 손에 꼽힐정도였습니다.
조교가 타자 치는 훈련병 거수할 때 다들 100타, 200타 친다고 하길래 컬쳐쇼크 먹을까봐 대충 500타 친다고 했는데
(전성기 때 800타)
주위를 둘러보니 전부 손을 내리고 저만 손들고 있더군요.
근데 이게 소문이 나서 25연대 몇 중대에 500타 치는 훈련병이 있다라는 말이 돌았나 봅니다.
여느때 처럼 점호를 끝내고 취침에 앞서 오늘은 또 무슨 워드작업을 시키려나 사색에 잠겨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조교가 나오라고 하더군요.
(언젠가는 아예 수류탄 투척 연습을 빼고 데려가 작업을 시키기도... ㄷㄷㄷ)
근데 이번에는 왠 중대장이 찾아온겁니다.
결국 남의 중대까지 찾아가 워드 작업을 해주고 복귀 하려는 데 중대장이 야 너 전화하고 가라고 하면서 절 데리고 공중전화로 가더군요.
(당시 훈련소에서 전화 불가능)
조교 한명이 전화중이었고 한명은 뒤에 서 있었는데 중대장이
'야. 잠깐 나와라' 하니 잽싸게 끊고 나오는데
와 그때 조교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던 그 살기... ㄷㄷㄷ (감히 훈련병이 따위가...)
뭐 우리중대 조교가 아니라 생까고 통화하는데 부모님 목소리 들으니 막 눈물이 나올려고 해서 잘 지내고 있다라고 대충 안부 전하고 1분도 안되서 끊고 나왔습니다.
등뒤에서 느껴지는 조교의 레이져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 ㅎㅎ
그리고 담날 아침 점호 하려고 나오는 데 동기 두명이 바닥에서 포복을 하고 있더군요.
뭔일인가 싶었는데 간도 크게 밤에 몰래 공중전화로 전화하려다 걸려서 얼차려 받는데 왠지 흐믓해지는 기분이란... (난 당당히 전화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