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 "쳐들어가고 빼앗다"
5세기 고구려의 영토(및 대외 영향권) 확장
일단 낱말 뜻 그대로 본다면 침략행위죠.
쳐들어가서 굴복시키거나 빼앗거나 파괴했습니다.
그런데, 한일관계와 비교해서
고구려의 침략도 일본의 침략과 다를바 없다고 한다면 저는 다르다고 봅니다.
고구려의 침략은 고대사회에서 상호간 자주 일어나던 전쟁입니다.
근현대의 한일관계는 제국주의의 가해자와 피해자입니다.
고구려가 정벌한 나라들 봅시다.
- 거란, 지들이 먼저 고구려를 공격했습니다.
- 선비족, 4세기에 부여를 쳐서 부여왕을 생포하기도 했던 선비족은
4세기 고구려의 중심부를 짓밟고 미천왕릉을 파헤치고 태후,왕비를 잡아간 원수였습니다.
- 부여, 고구려 시조가 나온 나라이나 이전부터 갈등관계였습니다.
- 백제, 같은 부여에서 나온 국가이나 추모와 소서노의 반목에서 시작해서
4세기 광개토왕의 할아버지 고국원왕을 죽인 나라가 백제입니다.
- 왜, 백제와 연합했으니 정벌대상 (신라 땅에서 정벌당함)
- 가야, 백제와 연합했으니 정벌대상 (신라 땅에 왜군 청소하고 남단까지 내려와 짓밟아줌)
조선과 일본을 봅시다.
당시의 왕조 조선이 일본에게 뭐 해코지 했나요?
오히려 일본은 왜란을 일으켜 조선에 피해를 준 국가입니다.
(뭐, 일본천황가가 백제왕실후예라서 백제의 복수를 위해 돌아왔다는식의
그런 드립은 여기서 나올 이야기 아님,
천황가 혈통 이미 많이 섞여 희석되고 더군다나 중간에 여러번 바뀌었음)
고대국가의 단순영역다툼이랑
근현대의 제국주의 침략행위랑 완전 동일시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1500년전과 100년전은 다릅니다.
그 시간의 갭 속에는 문화,종교,윤리,사상의 발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과거 고대에는 서로 섞이는 단계의 불명확했던 민족개념이었다면
근현대에는 천여년간 형성되고 분화된 분명히 구분되는 민족의식이 있었습니다.
가벼운 비교를 해볼까요?
1990년대 후반 고등학교에서 모 학생이 (초창기의)휴대폰을 적발당했습니다.
교사는 눈앞에서 바로 부숴버리고 당구큣대로 곤장을 칩니다.
학생과 학부모 누구도 보상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교사 또한 아무런 생각이 없습니다.
2010년 고등학교에서 모 학생이 스마트폰을 적발당했습니다.
교사는 눈앞에서 바로 부숴버리고 당구큣대로 곤장을 칩니다.
당장 고발감이고, 폰값배상은 물론 뉴스기사 감입니다.
1990년대는 폰을 하다가 들키는게 아니라 단순소지만 해도 저런 처벌을 받습니다.
1970년대 군사독재시절이었다면 더 심했겠죠?
모 학생과 교사는 똑같은 행동을 했지만 시대에 따라 다릅니다.
같은 행동에 대한 평가도 시대특성을 반영하는데
하물며 국지적이고 상호전쟁인 5세기 동북아시아 상황과
제국주의로 무장한 일본의 아시아 침략행위를 똑같이 놓고 보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