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음서서 음슴체
총각이고 사회 초년생이라 월급 받으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임..
저축이고 뭐고 옷, 게임, 쓸모도 없는 레져도구(얼마전에 50만원짜리 낚시대 샀음...이때는 나도 후회함)
퇴근하면 컴터 앞에서 쇼핑몰 접속해 눈팅하다가 땡기면 지름
생각도 안해보고.. 그냥 한달벌어 한달사는 그런 삶을 사고 있음
맨날 옥X만 쓰다가 원하는 상품이 없어서 최저가 검색하다 지X켓에 들어가서
오늘도 쓸모없지만 멋있어보이는 상품을 지르는 중이었음
옵션 선택하고(선택하다 하나 더 지름), 배송지 적고, 배송시 요청사항을 적을때였음
주로 집에 없기때문에 부재시 경비실에 맡겨달라고 쓰려고 하는데
언젠가 지X켓을 이용한 적이 있는지 자동완성이 되는 것임
생각해보니 학생때는 옥X 개인정보 누출때문에 지X켓 쓴듯함
근데 그때 썼던 배송시 요청사항 글을 보니...
이때가 자취할때였음
대학까지 30분정도 거리였는데 부모님과 철없이 싸우고 모아둔 돈 들고 집나와서 자취를 했음
당연히 벌이도 없는 학생이라 모아둔 돈은 금방 떨어졌고
대학 때 운동부를 해서 돌아서면 배고프고 알바할 시간은 없는 그런 처지였음
맨날 라면만 먹다가 힘이 안나서 남은 돈 싹싹 긁어서 5kg짜리 쌀을 주문했음...
라면살 돈도 떨어졌기 때문에 저거 올때까지는 운동부 밥이랑 물밖에 먹을 수 없었음
그나마 토요일이면 운동부 급식도 없음(급식은 아니고 천원내면 운동부에서 단체로 밥줌)
그래서 너무 간절한 마음에 배송시 요청사항에다가 꼭 좀 보내달라고 적었던거임
수업 중에 쌀왔다는 문자듣고 집까지 뛰어감 ㅋㅋㅋㅋ 다행이 금요일 저녁에 왔음
그때 갓 지은 쌀밥이랑 참기름, 간장, 계란 넣고 비벼먹은 계란비빔밥은 정말 꿀맛이었음
밥먹는다고 운동도 땡땡이 침 ㅋㅋ 다음날 디지게 맞았지만
졸업한지 겨우 8개월밖에 안지났는데 그때를 새카맣게 잊고 말았던거임
나는 그렇게 없이 살면서 졸업하면 배곯는 후배들에게 맛있는거 사먹여야지 했엇는데 안하고 있었음
쓸모도 없는 먼지만 쌓여가는 멋진 쓰레기들을 사모으느라...
바로 주문 취소하고 운동부 후배들 모아서 삼겹살 사줌
이건 뭐 차라리 소를 먹이지
12명 가서 46인분 먹음
고기가 싼거라 다행이지 지를려고 했던거보다 밥값이 더 나옴
그렇지만 왠지 뿌듯하고 옛날생각나고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