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 성폭행 관련 이야기가 굉장히 큰 이슈가 되고 있잖아요?
물론 기분 나쁘지요. 어떻게 사람이 그런 말을 듣고 화가 안 나겠어요.
하지만 심리상담 하시는 아재께서도 쓰셨듯이 지금 분위기는 한 발 물러나서 진정하신 뒤 생각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화나는 이유는 한편으로는 내가 속한 집단인 오유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고, 한편으로는 그게 우리 자신에 대한 부당한 대우처럼 여겨지기 때문일 수 있어요.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고 오히려 사람으로써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해요. 하지만 거기서 조금 벗어나서 진정한 '나' 개인으로써 사는 지혜도 분명 필요해요. 그리고 전 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이라고 봐요.
더해서, 여시 사건을 포함해서 운영자님 부담이 크실 겁니다. 매일 새로운 이슈가 나타나고, 국정원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지만 운영자님 입장에선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해서 있어왔을 거에요.
사람은 자신보다 큰 무언가가 될 수는 없어요. 운영자님이 이런 거대한 커뮤니티를 이끄는 것도 마찬가지로, 사실 한 사람이 감당하기엔 큰 짐인 거 다들 아실 거에요.
무거운 짐을 들고 걷다보면, 조금만 발을 삐끗해도 쉽게 자세가 무너지죠?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큰 부담을 지고 있다면 별 것 아닌 일에도 큰 실수를 연이어 하고, 그걸로 결국 넘어지기도 하는 거에요.
현실의 짐은 내가 무너질 때 날 지지해주지 않지만
다행스럽게도, 마음의 짐은 그게 사람들의 일이기 때문에 오히려 지지대가 되어줄 수도 있어요.
물론 앞으로도 별 것 아닌 일로 분노를 생산하는 소모적인 일들이 계속 일어날 거에요.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시끄러울 수도 있죠.
하지만 오유는 다른 커뮤니티에는 없는 오유만의 분위기로 결국 잘 해결해 나갈 거라고 믿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조금 오그라드는 단어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정의로운 방향,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향했으면 하고요.
어처구니 없는 외부의 사건에 당황할 수 있지만, 저쪽이 괴성을 지른다고 나마저 마주 괴성을 지르면 똑같은 괴물이 될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