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가까운 식당에는 새끼 강아지 세 마리가 있었다.
이제 막 태어난지 한 달 쯤 된 강아지들, 출근 길에는 항상 그 강아지들을 보곤 했다.
그 중 흰색의 첫째, 유난히 다른 녀석들보다 활발하기도 했고 내가 식당 마당에 들어서면
달려들었고, 안겼고, 내 얼굴과 팔을 하염없이 깨물었다. 놀자고, 놀아달라고..
평소에 개를 키우고 싶었던 나는 단 한번도 집안 여건 상 키우지 못 했는데 마침 나를 끔직이도 좋아하는
녀석을 만나게 되었다. 하루 아침, 안기고, 깨물고, 또 하루 아침, 안기고 깨물고, 잠깐씩 출퇴근 시간에 안겨주던
귀여운 녀석...정이 들어버렸다. 애정이 생기게 되었다. 유난히 나를 따르는 걸 아이들도 아는 눈치이다.
그런 오늘..정확히 말하자면 날짜가 바뀌었으니 어제 점심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음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2층 교실로 향하던 나에게 한 아이가 말을 한다. "식당에 있는 새끼 강아지 한 마리가 누워서 일어나지도 않고 눈만 떠 있어요"
무섭단다..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얼른 식당으로 향해 볼 수 밖에 없었다.
첫째...첫째가 사늘한 주검이 되어 있었다. 바닥에 바짝 붙은 배와 살짝 얼굴이 돌려 있는 모습..확실히 자고 있는건 아니었다.
가슴이 갑갑해 왔다. 생각도 하지 않았던 일이다.. 아이들은 주인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주인은 나와서 확인한다.
아무래도 식사하고 나간 손님의 차에 치인것 같다고 한다. 순식간이었다. 오늘 아침까지도 10분동안 나와 안겨 물고 놀았던
그 첫째가 아무런 미동도 않은채 있다.
무언가 찢겨져 나간 느낌이다.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그렇게 점심시간 이후로 하루 종일 일이 잡히질 않았다.
얼마 피지도 못한 한 생명이 떠나갔다...조만간 주인한테 조금 더 크게 되면 분양을 부탁해볼까도 생각했는데..
더 많은 추억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헛된 꿈이었다.
어제 밤 꿈에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꿈을 꾸고 아침에 조금 맘이 불편한 감이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예견이 된건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하지 마란다...
짧았던 시간... 잠깐이었지만 나와 함께 했던 시간 너도 행복했는지 궁금하다. 긴 이별이 되겠지만 잊지 않고
가슴 속에 담아두도록 할게..
당분간은 네 생각으로 너의 형제들이 있는 곳에 가지 못할 것 같네...잘 지내고...비록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내 말을 알아 들을지 모르지만, 이 맘이 전달 될지 모르지만, 사랑한다. 하늘에서도 행복하렴..
- 2015. 5. 12. 새벽 2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