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유첫글이네요 (눈팅족 탈출)
베오베에 있는 한림대 성심병원 청소노동자 휴게실..이라는 게시글을 보며 드디어 나올게 나왔구나 하며 첫글을 적어봅니다.
현직 소방시설 점검업체 직원입니다.
성심병원 청소노동자 휴게실이라는 글에 올라온 사진에서 보시는 공간은 '유수검사장치실'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압력게이지가 보이는 배관이 소방시설중 스프링클러의 시작역할을 하는 곳인데요.
(게시글 태그가 가능한지 몰라서 양해부탁드립니다.)
대부분 좁고 습하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쌓여있던 먼지들이 들어올려져 굉장히 탁해집니다.
저 공간은 심지어 절대 페인트나 바닥마감은 되어있지않습니다. 한번도 본적이없어요.
즉 건물초기 시멘트발라져있는 상태와 온갖 먼지가 가득차있다는 소리입니다.(벽에 옷이 닿으면 그대로 먼지투성이가됩니다..하~얀먼지로..)
당연히 위생은 말할것도 없습니다 ㅠㅠ
소방시설점검시 중요한 점검을 하는 부분이라 항상 들락날락하는데 사진에서 보시는바와 같이 미화팀직원분들이 휴식공간으로 사용하거나
미화자재, 옷걸이등으로 사용하시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많은 주민분들이 모르시는 지하주차장 한켠의 간이벽안에 협소한공간에서 쉬시거나 정말 솔직히 말씀드려 말같지도않은 곳에서
휴식을 하시는경우가 허다합니다..
(경험상 작은 1동짜리 아파트나 몇몇 아파트는 지하층 사용하지않는 공간 곰팡이 냄새에 쩌든 공간에서 목욕탕의자 하나 놓고 쉬시기도 하세요ㅠㅠ)
왜저따위로 사람을 대접할까요. 대답은 간단합니다. 저분들에게 사용할 공간이 아까운겁니다. 혹은 아예 생각자체를 하지를 않는것이죠.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면 소방시설점검 특성상 건물의 구석구석을 다 뒤지고 다닙니다. 어떤 공간에서든 화재위험성이 있기에 꼼꼼히 보지않으면
안되는건 두말하면 잔소리죠. 그렇기에 더더욱이 그 건물의 구조와 각 구획실( 창고, 방, 사무실등 모든 공간)을 꿰뚫게 됩니다.
충분히 휴게공간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게 불가능해서 어쩔수 없이 저런공간을 내어드렸다? 'xx 말같지도않은 소리하지마'라고 해주고 싶네요.
조금이라도 신경쓰는 건물들은 어디든지 조그만하게라도 방을 만들어둡니다. 그곳에 커피포트하나만 있어도 편하게 쉬세요 커피한잔하시면서
눈치볼 필요도없이 다리도 뻗구요. <- 이것도 웃긴말이죠 노동중에 쉬는 시간에 다리좀 뻗고 허리좀 펴고 쉬는걸 왜 눈치를 봐야하는 현실인지
어떤 건물이든 미화노동자 없이 안돌아가지않습니까. 본인들 사무실, 사용공간만 치워라해도 귀찮고 금방금방 더러워지는데 계단, 화장실,
편의시설, 복도 누가 치우겠습니까..
간혹 저런 공간에 누워계신분들도 많이봤습니다. 저희는 당연히 사람이 없을거라 생각하는 공간이라 벌컥열고 들어가면 서로 놀라고
'죄송합니다. 계실줄몰랐습니다. 소방시설점검일이라 점검좀 해도될까요?'하면 오히려 멎쩍어 하십니다.
이런공간에 사람이있을줄 누가 알았겠냐구요.
처음 이일을 시작했을때는 이런공간이 휴게공간으로 쓰인다는것을 알고 놀라고 화가나고 눈물이 날뻔했던 기억이 있고 지금도 이런 상황을 볼때면
한숨만 나옵니다. 제가 오바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우울해져요 정말로..
마주칠일이 많아 항상 인사를 건네면 밝게 받아주시는 분들인데 가끔 저런곳에서 믹스커피라도 한잔씩 주시는경우도 봤습니다.
나이가 조금 젊은편이라 더욱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시고 웃어주실때면 더더욱이 마음한켠이 허전합니다..
누군가의 어머니,아버지,딸, 아들, 부인, 남편이실 분들이고 어떤 곳에서도 없어서는 안될 직업군입니다.
정말 누군가는 반성해야합니다. 쓰다보니 마음이 또 안좋아지네요..ㅠㅠ
이외에도 많은 할말이 있지만 줄이겠습니다!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모든분들 추운데 건강조심, 미끄러운 길 조심하시고 한번쯤은 따뜻한인사한마디 건네보세요! 대부분의 분들이 밝게 받아주실거라 믿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