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에 처음쓰는 글이 이런 글이 될지는 몰랐네요.
어디 털어놓을데도 없고 이렇게 글이라도 쓰면
속이라도 편해질까 이렇게 써봐요.
전 요즘 모 대학교 근처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로 자료입력을 하고있습니다.
당연히 대학교 근처라 버스에는 사람이 항상 많아서 탈 자리도 없고
그래서 버스기사 아저씨가 그냥 정류장을 지나치는 일도 자주있습니다.
여튼, 6시에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여느때처럼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 모대학 학생으로 보이는 커플이 정류장에 사람도 많은데 완전 몸을 밀착시켜서
뽀뽀도하고 계속 끌어안고 있는겁니다.
사실 뼛속까지 오유인이라 쳐다보기도 싫었지만 버스정류장이라
당연하게 버스가 오는걸 보고있었는데 사람들이 많건 없건 아랑곳하지않고
몸을 밀착시키고 서로를 바라보고있더군요.(심지어 버스정류장 뒤에 풀숲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옴. 처음부터 거기서 그러던가ㅂㄷㅂㄷ)
불금이라 만차가된 버스가 몇대 지나가고 마침 사람이 많이없는 버스가와서
버스를 탔는데 운 좋게도 버스 뒷문 바로 옆에 노약자석이 비어있길래
어르신이나 몸이 불편하신분도 없는것 같아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그 커플이 제 옆에 서는 겁니다. 아마 지들이 애정행각을 하는데 제가 쳐다봐서 방해가 되었다고 생각했겠죠.
타고나서 커플중에 여자가 저를 살짝 건드린것 같았으나 그냥 부딪힌거라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저는 힐끗 쳐다봤는데 뭔가 둘이 웃고 떠드는게 노약자석에 앉니 어쩌니하면서 절 욕하고 있는거 같아서
몰래 듣고있던 음악의 볼륨을 낮췄습니다.
일단은 의식하지 않는 척 하면서 가는데 둘이 버스 안의 모든 상황을 모두까기하고있었습니다.
남자는 버스에 사람이탈때마다 기분이 나쁘다며 욕을하고
쳐다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여자는 뒤쪽에 서서 제 욕을 하곤있는거 같았습니다.
제 뒤에서 웃기다고 '사진을 찍을까?' 들고있는 엽서 비슷한걸로 부채질을 하더니
남자한테 펜을 달라고했는데 아마 엽서에 제 욕을 적으려고그랬겠죠.
그리고 뒤편에 아주머니께서 고상한 말투로 통화하는걸 비꼬듯 따라하더군요.
속에는 피가 꺼꾸로 솟았지만 그렇게 사람이 많은 버스안에서 직접 따질 용기가 저에게는 없었습니다.ㅜㅠ
무엇보다 절 욕하고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그래서 힐끗 쳐다봤더니 여자가 제 뒤편에 있다가 남자랑 자리를 바꿔서
짝다리를 짚고 저를 바라보더니 둘이서 막 웃더군요.
전 진짜 머리속이 하얗게 되서 어쩔줄 몰라하며 표정을 찡그리고 계속 음악을 듣는척 앞을 보았는데
여자가 제가 음악을듣고있어서 못듣는다고 생각했는지
"지가 못난거 알아서 저런다 지가 세상의 주인공인줄 알지 ㅋㅋㅋㅋ"
이러고 둘이 내려버렸습니다. 전 끝까지 못들은척하고 제 목적지에 내렸는데
즐거워야할 불금에 이게 진짜 저한테 있었던 일인가하는 생각도 들고 너무 기분이 나쁘네요.
솔직히 그 커플이 쭉쭉빵빵한 훈남훈녀커플도 아니고 오히려 고등학생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앳되보였고 애정행각하는것도 부러운게 아니라 기분나빴거든요? 혼자 있으면 구석에서 찌질거릴거 같은 것들이...
혹시라도 제 사진같은걸 찍어서 지들끼리 볼 수있는 SNS에 올려서 까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지금생각해보면 좀 더 적극적으로 반박을 할까하는 생각도 들고
왜 하필 그 버스를 탔는지 제 자신이 원망스럽네요.
하...두서없지만..불금에 짝없는 여자의 넋두리라고 생각해 주세요..ㅜㅠ
그래도 이렇게 오유에 쓰고나니까 속이 좀 시원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