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성 시인 사건의 경우, 최초 기사에서 한국일보 기자가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지만 않았어도, 트위터 뻘글 하나만 가지고 한 사람을 성범죄자로 만들지만 않았어도 일이 이렇게 커지지는 않았을 겁니다. 사건이 커지지만 않았다면, 언론에서 그냥 시인P씨 '성범죄 의혹' 정도로만 다뤄졌을 거고, 그랬다면 무죄가 밝혀진 뒤 그렇게 큰 고통을 겪지 않으셔도 되었을 것입니다.. 이거 사과글인데 변명부터 하네요.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죄가 확정되기 전까지 피의자를 죄인취급하지 않는 거죠. 하지만 이 무죄추정의 원칙은 언론은 물론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박진성 시인을 응원하는 사람들 중, 과거에 박진성 시인을 욕했던 사람들도 많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거든요... 비록 댓글을 단 적은 없지만(TV뉴스가 아닌 사건을 접했다면 분명 악플 달았겠지요..), 지인들에게 그 이야기를 하며 몇 번이고 박진성 시인님을 비난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 누군가를 비판하지 않겠습니다. 그들이 제2의 제3의 박진성 시인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얼마전 또 SNS에 떠도는 글(성범죄 고발글)만 보고 그 사람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참, 박진성 시인을 응원한다고 글을 쓴 지 얼마나 되었다고... 진짜 금붕어가 따로 없네요. 죄송합니다.
이 글은 한국사회의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서 시사게시판에 올립니다. 저와 같은 사람들이 많으리라 봅니다. 다같이 반성하고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나갔으면 합니다. 언론과 법 역시 바뀌어야 하지만, 우리 네티즌들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