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82
2022-05-22 20:11:13
3
"현실이라는 건 뭘까?"
그 아이가 나에게 던졌던 마지막 질문의 서두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질문의 의도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은 나는 되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
"우리가 지금 밖에 있고 그걸 현실이라고 부르는 거라면."
목소리를 살며시 높이며 그 아이는 말을 이어갔다.
"우리의 안에서 일어나는 것들은 뭘까?"
안이라는 건 생각이나 꿈을 말하는 것 같아 그렇게 되물으니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들은 현실이 아닌 걸까?"
아무래도 그렇겠지 하며 내가 말꼬리를 흐리자 아이는 슬픈 표정이 되었다.
"그럼 너도 현실이 아닌 걸까?"
나는 잠시 생각하다 그렇다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게 아이와 나의 마지막 대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