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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1 10: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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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가 실수를 한것 처럼 보이는것에 대해서는 어제 영어 해설진이 직접 구글측에 물어봤는데 "간혹 알파고가 간혹 최고(optimal)의 수를 택하지 않는 이유는 최고의 수를 택하지 않는것이 이길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라고 했는데요, 이에 대해서 해설진도 자기 본능으론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결과만 놓고보면 틀린거 같진 않다고 말했습니다.
즉, 점수를 매겨서 항상 최고의 수를 두게하는 체스의 알고리즘과 달리 알파고는 특정 알고리즘과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이용해 "이길 확률이 가장 많은" 수를 두는듯 하더군요. 어제 대국에서 알파고가 중앙을 차지하고 이세돌을 이기기 시작한 지점부터 계속해서 가장 많은 집수를 가져올수 있는 수보다는 가장 많은 집수를 지킬수 있는 수를 두기 시작합니다. 이미 그때부터 알파고는 자기가 이겼다는걸 확신하고 있었을거라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세돌의 스타일은 오히려 알파고를 상대로 상당히 불리한 편이라고 봅니다. 일단 알파고의 데이타가 쌓이는 순간부터 이세돌이 아무리 난전을 펼치려해도 알파고의 데이타 안에서 비슷한 수들이 존재하겠죠. 따라서 알파고는 데이타에 기반하여 대응하지만 이세돌의 경우는 자기가 시작한 싸움들을 모두 쫓아야합니다. 이렇게 대국이 흘러가면 당연히 컴퓨터가 이길수 밖에 없겠죠. 제 의견으로 이세돌이 진 결정적인 부분은 후반으로 넘어가는 부분에서 이세돌이 중앙-상단에서 실수를 하면서 몽땅 뺏긴 부분이라고 봅니다. (전 이때 이세돌이 당연히 이길줄 알고 한 10분 한눈 팔았더니 이일이 터졌더군요...)
알파고를 이길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세돌처럼 실제로 여기저기서 난전을 펼치기보다는 여기저기서 난전을 펼치는 척 허수를 두되 자기는 한군데에서만 계속 "최고의 수"만을 쫓아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렇게 되면 알파고는 모든 수를 따라다니면서 가장 이기기 좋은 수를 찾으면서 정작 상대가 원하는 한군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할수도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