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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0 19: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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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위에서도 말했지만 그런 점까지 고려를 한다면 차라리 지구의 온도가 낮기 때문에(특히 밤에는 더 낮아지므로) 오히려 종이에 불이 붙을 확률이 더 낮아지겠죠. 달은 엄청나게 큰 물체이고 이곳에서 표면 재질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빛이 반사되는 부분은 훨씬 작습니다. 그런데 달에서 지구까지의 거리는 엄청난 거리 덕에(상대적으로) 한 점에서 퍼진 에너지 중 지구에 닿는 에너지도 극히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가뜩이나 작은 부분에서 극히 일부분만 모은건데 얼마나 될까요? 눈이나 물 같은 경우는 모두 큰 부분이(달에 비해 크다는게 아니라 전체 시스템에 비례해서 큰 부분이란 겁니다.) 일정한 재질이라 태양광을 반사하고 거리도 짧기 때문에 다시 한 점으로 모을 수 있는 에너지의 양도 상당히 큽니다.
그럼 인생귄찮다님의 질문의 핵심으로 가볼까요? 반사하는 물체의 표면온도와 반사된 빛을 모아서 만들 수 있는 온도의 상한점이 동일한가? 여기서 우리는 몇개의 질문을 해야 합니다.
1. 빛을 발하는 점(달)과 빛을 모으는 점(렌즈) 그리고 빛이 닿는 점(종이)의 거리가 어떻게 되는가? 빛을 발하는 점과 빛을 모으는 점이 멀수록 에너지는 멀리 퍼져나가기 때문에 모으기가 어려워집니다(큰 렌즈 필요). 그리고 거리가 멀어질수록 계속 에너지를 잃는데 이건 2번에서 언급하도록 하죠.
2. 빛이 오는 와중에 주변 환경이 어떻게 되는가? 태양->달->지구로 오는 동안 최적의 상태라면 빛이 오는 와중에(반사되는 시점 제외) 에너지를 잃지 않겠지만 지구 대기에서의 산란 등에 의해 에너지를 일부분 잃게 되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동하는 거리가 멀수록 표면온도보다 높아질 확률은 낮아집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제가 볼땐 위 2개가 가장 중요한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론이 아니라 정확한 실제로 들어온다면 물리학에선 계산이 불가능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계역학이란게 존재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확률적으론 가능한거 아니냐?" 란 질문은 물리학에서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통계역학적으론 가만히 있는 종이도 불에 붙을 수 있습니다(네, 실제로 가능합니다. 모든 입자들이 갑자기 종이 쪽으로 움직이면서 엄청난 마찰열은 만들어서 불을 붙일 수도 있습니다.) 확률적으론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실제로 그게 가능하다고 말하진 않는 것 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