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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4 11: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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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부터 보면요
1. 비트코인은 이름에 코인이 붙어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데 화폐를 대신하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설계 단계부터 갯수에 제한이 있는데 그런 상상을 했을리가 없죠. 가치의 저장과 이동을 위한 관리자 없는 플랫폼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2. 따라서 투자자들이 원하는건 비트코인이 실생활에 쓰이는 것이 아닙니다. 뭐 안정적인 코인들, 기타 결제플랫폼 코인들은 쓰일수도 있겠지만 '비트코인'의 목적은 그게 아닙니다. 그래서 변동성이 크니까 실생활에 쓰일 수 없다는 비판은 의미가 없습니다. 실생활에 쓰이고 싶어서 만들어진게 아니니까요.
3. 화폐로서의 가치는 없습니다. 저도 동의해요.
화폐니까 투자대상이 아니다 -> 이건틀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화폐에도 투자를 해요. 화폐의 가치변화와 각 화폐의 이자율에 투자를하죠. 물론 비트코인을 화폐로 보고 투자하는 사람들은 글쓴이말대로 틀렸습니다.
4. 비트코인이 갖는 가치는 위에서 말했듯 가치의 저장과 이동입니다. 이게 왜 가치있는 기능인지 이해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대부분 치안 좋은 곳에 살고 핸드폰으로 계좌이체가 너무나 쉽고 은행을 믿을 수 있고 든든한 자산시장이 있는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이죠.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부작용인 범죄에 활용되는 이유도 그것이고 경제가 무너진 짐바브웨나 해외로 돈을 빼기 힘든 중국도 있습니다.
5. 그래서 댓글에서도 언급된 발행주체와 보증 기관이 없다는 비판도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 것 없이도 가치를 저장하고 가치를 이동시키는 시스템이 잘 돌아간다는 것을 매일같이 증명하고 있으니까요. 사실 이 얘기도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보증하는 기관이 없다는게 핵심가치 중 하나입니다. 아무도 보증해주지 않으면 그 아무도가 무너질 일이 없으니까요.
6. 한계와 비판
그래서 비트코인을 비판하려면 다른 방향의 접근이 더 의미있습니다. 일단 엄청난 양의 전기를 쓴다는 것. 그리고 거대 거래소들을 믿을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고 분실의 위험도 있죠. 비트코인은 해킹당할 수 없지만 거래소는 해킹당할 수 있거든요. 비트코인이 파산할 순 없지만 거래소는 파산할 수 있구요. 내 지갑의 비트코인은 내가 비밀번호를 까먹으면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죠. 쨌든 비판을 화폐와 비교하며, 보증기관을 찾으며, 변동성을 지적하며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어요. 그렇게 설계된 것이니까요.
비트코인을 재산 중 극소량이나마 보유하고 있는 입장에서 써봤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말한대로 비트코인의 내재가치는 0이 맞습니다. 혹은 전기를 꾸준히 사용하기 때문에 마이너스라고 볼 수도 있죠. 하지만 가치 측정이 불가능하고 수요가 있고 하방이 0으로 막혀있으면 사서 보유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비트코인이 필요한 이유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가격이 오를것이라 보거든요. 지금 사라는 얘기는 아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