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의 실소유주 논란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의혹들이 재점화된 가운데, 당시 특검 수사팀 일원의 부적절한 행보가 포착됐다.
정호영 특별검사팀은 지난 2008년 1월 15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상대로 한 사상 초유의 수사에 들어갔다. 특검팀에는 정 특검을 비롯해 특검보 5명, 파견검사 10명, 특별수사관 16명, 파견 공무원 39명, 비정규직 인원 19명 등이 포함됐다.
당시까지 진행된 7번의 특검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수사 대상은 'BBK 관련 의혹', '도곡동 땅과 다스 주식 차명소유 의혹', '수사 검사 회유 협박 의혹', '상암DMC 특혜분양 의혹' 등 4가지.
특검 출범 당시 정호영 특별검사는 "필요하다면 이 대통령 당선인을 소환조사하겠다"며 강력한 수사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특검은 활동시한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야 삼청각 한정식집에서 이 당선인과 꼬리곰탕을 힘께 먹으며 2시간의 조사를 했을 뿐이고, 결국 제기된 모든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을 내며 공식 해산했다.
이 때문에 '규명한 것은 3만 2천원인 삼청각 꼬리곰탕 가격', '꼬리 하나 못 건진 특검 수사'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그런데 당시 5명의 특검보 중 한 명인 부장판사 출신 이상인 변호사가 그해 4월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인 영포빌딩에 다른 변호사들과 함께 법률사무소를 차린 사실이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확인됐다. 특검이 해산된 지 채 2달도 되지 않은 시점이다.
이 변호사는 이듬해엔 당시 한나라당 추천으로 KBS 이사까지 역임했다. 취재진은 이 변호사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하며 해명을 요구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변호사회 왕미양 윤리이사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아무리 소신껏 일을 했다 하더라도 피조사자가 소유하는 건물에 임차해 들어간다는 것 자체는 적절한 행위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행보가 이어진 걸 보면, 당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반론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8년 삼성비자금을 수사했던 특별검사 조준웅 변호사의 경우도 그 아들이 비자금 사건 선고 이듬해 삼성전자 과장으로 입사해 특혜 의혹이 일었다.
삼성전자에서 신입 입사 뒤 과장 진급까지 8년 이상 걸리는데도, 사법시험 준비와 어학연수 외 업무 경력이 없던 아들 조씨가 단숨에 그 지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는 입사지원서를 접수기간 종료 20여일 뒤 삼성 측의 요구로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조 변호사는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았고 삼성전자 측은 "특검과 무관한 채용"이라고만 주장했다.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특검 수사 이후 특검팀이 부적절한 행보를 보이면서 수사 결과의 신뢰성을 스스로 깎아내렸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