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년 기념 집회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든 생각은
아 벌써 그렇게 됐나...
이정도였습니다
제가 갈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연이어 뜨는 기가 차는 문구에 기가 차는 소리에
아 그럼 그렇지 또 이렇게 흘러가는 구나
이 정도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여의도 촛불 집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일이 굴러가는 상황을 보니 여기 가서 머릿수 하나라도 보태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늦게나마 잠깐 다녀왔습니다
전 끝무렵 그러니까 촛불 파도타기할때 도착해서 곧이어 자유당 당사로 행진했습니다
솔직히 작년 탄핵성공후 집회를 돌이켜봐도 그렇고(목적을 이미 이뤘고 현 사안은 그때만큼 위급하게 느껴지는 수준은 아니니) 광화문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을테니 여의도에는 얼마나 모일까 걱정반 심정으로 간건데 가보니 제 예상보다 많았습니다. 자유당 행진때까지 만 명은 모였던 것 같습니다.
자원봉사자분들 안내로 굉장히 질서정연한 것이 인상적이었고
의무실이 바로 무대 근처에 잘보이게 있는 것도 좋아보였구요.
전체적으로 무겁지 않고 즐거운 분위기였던 게 좋았습니다 사탕 몇개 받기도 하고 저도 초콜릿 몇개 드리기도 하는 것도 좋았구요. 암튼 내가 이런 소리 왜 듣고 앉아있어야 하나 생각드는 게 없더군요.
다만 자유당 당사 행진은 침묵행진이었는데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그냥 걷기만 하니까 별로 흥도 안나고 뭔가 뻘줌했습니다 그래서 다들 오가며 발견한 의원님이나 특이한 분장한 분들과 사진 찍으며 가는 정도였는데..
다른 분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결국 당사 근처에서 누군가 자유당은!하고 외쳤는데 다들 해체하라라고 맞장구치면서 그때부터는 한동안 구호를 주고받으며 걸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왜 침묵 시위를 한건지 궁금합니다. 행진후 파티 디제잉 소리는 거진 여의도역까지 들렸던 것으로 보아 소음 때문은 아닌 것 같은데 어떤 이유때문이었을까요?
글구 행진 후에는 짧은 발언과 노래 한곡 후 마무리하고 촛불파티로 넘어갔는데요.
디제이가 와서 디제잉을 하고 신나게 뛰고 진짜 파티 같은 느낌이었는데 전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았습니다만... 뒤쪽에 엉거주춤한 분들이 꽤 계셨거든요. 그래서 다음에 이런 기회 있으면 그냥 남녀노소 함께 할수 있는 쉽거나 유명한 노래를 함께 부르는 게 낫지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튼 이런건 소소한 생각들이고요.
전체적으로 훈훈하고 즐거운 파티였습니다.
일단 과정을 지켜보지 않았다면 단 며칠만에 준비했다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완성도 있는 축제였습니다. 얼마나 고심하고 노력하셨을지 상상이 안 갑니다. 노고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항상 찝찝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쩔수 없다며 반복해 오던 과거에서 벗어날 계기를 만들어주신 것도 감사합니다.
항상 세상을 관심있게 지켜보시고 더나은 세상을 만드려 작게든 크게든 되는대로 힘을 보태는 모든 분들께도 감사합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