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난히도 운이 좋았더랬지 엘리베이터는 타이밍 좋게 내 앞에서 서고, 싫었던 오늘 일마저 즐겁게 끝나고 애들이랑 같이 신나게 카페를 같이 가서 노는데 쏟아지던 코피. 생각해보면 하느님이 얼른 집 가서 네 새끼 봐주거라! 하던 신홀지도 몰라.
그리고 기분좋게 집에 들어섰는데 이상하게 벌벌 떠는 너를 보았어. 그 좁은 집안을 미친듯이 뛰어다니며 앞발을 모으고 벌벌 경련을 일으키던 너를 꺼내서 어루만졌는데도 도망가야 할 애가 그저 벌벌 떨고 펄펄 뛰는데 말야 정말 현실감이 없더라 너는 눈 앞에서 발작하고 있는데 그 쪼그만 몸이 미친듯이 떨리고 있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게 꿈이라도 꾸고 있는 줄 알았단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30분을 인터넷을 헤맸지. 마땅히 병원도 없는 곳, 간다고 해도 생활비는 바닥이고 이 모든 게 내 머릿속을 지나갔지만 아무리 지식인을 뒤져봐도 아무런 해답이 없더라 그저 너를 꼭 끌어안고 좋은 병원을 뒤지는 수 밖에는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았어
그리고 거짓말처럼 네가 눈을 소르르 감았어 아가야 아직까지 생각해도 참 거짓말 같은데 네가 눈을 스륵스륵 감더라, 날 보면서 순간 아무런 생각이 없어지고 뒤에서 보고 있던 친구한테 어떡해란 말만 나오고 그리고 네 작은 몸은 점점 굳어가더라 너의 그 조그만 몸이 가진 수명이 2년 정도란 걸 알고 데리고 왔지만 지금은 너무 빨랐지 않니 고작 1년 5개월이었는데 말야
울며 불며 너를 묻고 오는 길 풍채 좋은 소나무 아저씨들 밑에 잘 부탁드린다 죄송하다 우리 애기 잘 부탁드린다 말씀드리고 조심스레 네 몸이 담긴 상자를 묻었어 배고프지 말라고 먹이 몇 개 혹여라도 노잣돈 필요할까 동전도 챙겨넣고 잊지 말아달라고 팔찌도 넣었단다
아가야 미안하다 더 많이 사랑해주지못해 미안하다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말이 이것뿐이라 너무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