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 오전 10시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의 166석짜리 한 극장은 30~40대 여성들로 가득찼다. 공영방송 파업사태를 다룬 영화 <공범자들>을 보기 위해 포털사이트 한 여성카페에서 ‘번개모임’으로 모인 사람들이었다.
자발적으로 영화비용을 입금하고 모인 이 여성들은 “그동안 공영방송의 실상을 잘 몰랐던게 미안해 영화를 보러왔다”, “현실을 제대로 알아야 지지든 비판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아 영화를 보고싶다”고 참석 경위를 밝혔다.
한 참석자는 "최근 MBC라디오에서 DJ없이 음악만 나오는 사연을 몰랐다가 파업 이야기를 듣고 이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인 입장은 전혀 모르지만 평소 개인적인 애정을 가졌던 카페에서 단체관람을 진행한다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이 단관행사에는 주최측의 초청을 받은 이성주 전 MBC 노조위원장,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가 참석해 관객과 대화시간을 가졌으며 김범도, 류수민 MBC 아나운서가 사회를 진행했다. 166명의 관객들은 이들의 이야기에 열화와 같은 박수로 호응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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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코엑스 메가박스 대관행사에서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가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 <공범자들>의 단체관람 열풍이 거세다. 공범자들(감독 최승호·제작 뉴스타파)이 9월 12일 24만명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단관극장 대여를 통한 단체관람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개봉 4주 차에도 연일 흥행세를 지속하며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최승호 감독은 9월 말까지 전국 관객들과의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12일 자정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공범자들>이 누적관객 24만1142명을 기록했다. 8월 17일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0위권을 유지하고 역주행도 거듭하면서 장기 흥행 중이다.
<공범자들>은 KBS, MBC 등 공영방송과 관련된 이른바 ‘공범자’들의 지난 10년간 실체를 상세하게 다뤘다. 이에 영화를 본 관객들은 공영방송의 현황을 알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MBC와 KBS의 총파업으로 공영방송의 문제점이 화두로 떠오르고 공영방송 정상화의 필요성에 대한 전 국민적인 관심을 불러모으는데 < 공범자들>이 적지않은 역할을 한 셈이다.
특히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연출자 김태호 PD가 자신의 SNS에 <무한도전이 멈춘 이유와 MBC가 총파업에 나선 이유는 공범자들을 보시면 알 수 있다>고 밝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다시금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공범자들>의 최승호 감독과 김민식 PD는 9월 말까지 전국 관객들과 만날 계획이다. 이번주에는 철도노조와 파주시, 고양시 시민단체, 박주민 의원과 최민희 전 의원과의 상영회를 진행하며, 이후 강원도 교육청, 목포 MBC, 전교조, 금속노조 부산·양산 지부, 이화민주동호회, 이화여자 대학교 동문 MBC조합원, 서강대학교,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단체관람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