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팬미팅 연기한 한 일본 아티스트의 당당한 입장표명
[헤럴드 생생뉴스 2005-06-21 14:56]
음향 시스템에 불만을 제기하며 한국 팬미팅을 연기한 일본 비주얼 록가수 각트(Gackt, 32)가 20일 공식 팬클럽 사이트인 `Dears`에 글을 올려 입장을 표명했다.
각트는 지난 18일 오후 5시 서울 건국대학교 새천년홀에서 한국팬 800명과 팬미팅을 갖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행사 직전 각트가 음향 시스템과 무대 위 모니터 사이즈에 강한 불만을 제기해 행사 주최측인 ‘JVC Entertainment’가 불가피하게 5시간 가량 팬미팅을 연기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각트는 “이번 한국 팬미팅에 대해 인터넷상에서 말들이 많지만 내가 내린 결론이 절대 틀리지 않다고 믿는다”면서 “일본 사무실에서 최종적인 부분까지 처리하지 못하고 한국 스태프쪽에 맡겨버린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 사무실쪽의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냥 이 무대에 오르기만 하세요’라는 생각으로 일을 한다면 언젠가는 팬이 다 떠나갈 것이다”고 서두를 꺼냈다.
이어 각트는 “한국 음악시장에는 아티스트가 아닌 단순히 탤런트를 제작하는 구조가 깔려있는 것 같았다. 아티스트는 무시하고 완전히 방송국 주도의 방식으로는 정말로 음악이 좋아서, 그것을 목표로 하고 정상을 향하려고 노력하는 가수들은 그것을 표현할 곳조차 점점 줄어들게 된다”면서 “누군가가 이런 잘못된 사고방식을 깨뜨리지 않는다면 음악시장 전체, 그리고 음악인들의 레벨을 높이는 일은 어려울 것이다”고 강조했다.
결론 부문에서 각트는 “비록 한순간 건방져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가수 생활을 이어가려고 기합이 들어있지 않은 무대를 오를 생각은 없다. 한순간 즐거움을 주고 마는 무대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면서 “내가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을 모른다면 그다지 나의 팬으로 있을 필요도 없는 것 아닌가? 혹시라도 당신(팬)은 내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한다면 나를 떠나가면 그만이다”고 직설법을 사용했다.
그리고는 “내가 한 행동과 신념에 대해 조금이라도 틀렸다고 생각한다면 음악을 그만두고 무대를 내려오겠다. 나는 언제나 정정당당하게 살아 갈 것이다. 당신은 나와 함께해 줄 각오가 되어있나?”고 거듭 강한 어조로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드러냈다.
각트는 최근 한국 팬들을 위해 한국어 음반 ‘LOVE LETTER-for korean dears’를 발매했다. 그의 음색은 때론 감미롭게 전하는 사랑의 메신저로 나타나기도 하고, 때론 절규하는 사랑의 애원자로 변신하기도 한다.
각트는 완벽을 기하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 아티스트로서 한국 팬들에게 완벽한 무대를 보여줄 수 없다면 무대에 오를 수 없다는 프로의식을 강하게 보여줬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일본 가수가 한국 공연 시스템을 꼬집은 것에 대해서는 일견 고마워 해야 한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쨌든 음향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대에 오르고 있는 한국 가수들이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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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맘에드는 놈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