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11년 11월 28일 여러분이 베오베를 보내주셨고,
2년 후인 2013년 6월 2일 또 다시 여러분께서 베오베를 보내주셨던 여자사람입니다.
그때 오유에 계셨고, 제 글을 모두 봐주신 분들이 아직 계실까요?
계시다면 반가울 것 같네요.
아니, 사실 그다지 크게 신경쓰진 않아요.
그냥 제가 오유를 오래했다고 허세 한 번 떨어보고 싶었어요. 찡긋
우왕, 벌써 2014년 1월이네요. 반 년이 흘렀고, 저는 이제 이십대 중반이 되었습니다.
여자 나이가 이십대 중반이 지나면 끝물이라죠.
그런 소리한 놈을… (생략)
남자가 죽을 때까지 애인 것처럼 여자도 죽을 때까지 소녀입니다.
그렇다고 칩시다. 찡긋22222
여튼 제가 왜 반 년만에 오유에 또 돌아왔느냐.
우선 멍 한 번 때리고 가실게요.
으어어어어어어어
제 근 몇 년간의 삶을 정리하자면
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25살 여자입니다.
저는 13살 어린 남동생과 둘이 살고 있습니다.
대학교는 그만두었고, 돈을 벌고 있습니다.
입니다.
그래서 13살이 어린 남동생(지금은 벌써 초등학교 5학년이 됐네요)과 둘이 살고 있는데,
당연히 한 집에 살고 있으니 컴퓨터도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로 웹서핑과 소설을 쓰는데 사용하고 동생은 게임을 하는데 사용합니다.
그리고 전 평소 소설을 쓸 때 소설을 쓰는 프로그램을 쓰는데,
어제 새벽에는 '가끔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글을 써볼까나'하는 괴상한 기분으로
메모장을 열었죠. 그게 사단의 시작이었습니다.
글을 다 쓰고 저장하려 하면 목록이 뜨죠. 최근 메모장을 저장했던 폴더로.
그래서 제목을 쓰고 저장하려던 찰나, 뭔가 굉장히 자극적인 제목의 텍스트가 저장되어있더라구요.
제목은 이러했습니다.
누나에게시달린하루1
누나에게시달린하루2
누나에게시달린하루3
......
....
........
.............
으어어어엉ㅇ어ㅓ엉어ㅓㅓ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목만 봤는데 저도 모르게 키보드에 머리를 박고 오열할 뻔 했어요.
아니, 내가 뭘 얼마나 널 힘들게 했길래
누나에게 시달렸다는 하루가
한 개도 아니고 세 개!!!나!!!!! 세!!!개!!!!나!!!!!!!!!!!
잠시 진정을 한 뒤, 메모장을 열어봤습니다.
큰 용기가 필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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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동생을 너무 과보호한다, 동생바보다 소리를 들으며 살아온 제게
이 '누나에게시달린하루' 1, 2, 3편을 한 번에 몰아보는 일은 너무, 너무 항마력이 딸려서…
어흑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평소에 꿍시렁거리는 건 잘하지만 대놓고 저런 얘기를 한 적이 없어서 더욱 충격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최근 너무 동생을 과보호하는 거 아니냐, 이제 12살인데 혼자 그런 것도 못하냐 등의
타박을 많이 들어서 내가 하는 가정교육에 대해 조금 회의적인 상태였는데,
막상 동생의 저런 속내를 알고나니 피 토하는 심정이었습니다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ㅜㅠㅠ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원래 이 또래 남자애들은 저렇게 누나 가슴에 비수 꽂을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나요ㅠㅠㅠ???
눈물이라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 으어어어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 그래서 저는 한참동안 고민을 하다가
동생과 직접 마주대고 얘기를 하기에는 조금 용기가 안 나서 메모장을 새로 열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눈 아픈 빨간색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
그림판으로 대충 동생 이름만 가리려다보니 저렇게 됐네요
저 빨간색은 저의 분노와 당황스러움과 복합적인 감정이 뒤섞인 것을 표현한 색으로… 아, 아닙니다…
자작나무 타는 냄새 나는 것 같다구요?
저야말로 이거 자작이었으면 좋겠거든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원래 이 또래 남자애들은 저렇게 누나 가슴에 비수 꽂을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나요ㅠㅠㅠ??? 222222
하여간 동생은 요즘 방학이라고 밤낮이 조금 바뀌어서 아직까지 자고 있는데,
과연 저걸 언제 읽을지가 관건이네요.
나는 나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고, 동생에게도 크게 소홀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혼자 판단하는 나 자신의 행동거지는 자만이고 비겁함이었습니다ㅠㅠㅠㅠㅠ
아침 7시 즈음에 '누나에게시달린하루' 1, 2, 3편을 읽었고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많은 생각이 교차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저는 동생에게 좋은 누나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2013년 6월에 썼던 글이 베오베간 것이 죄스러울 정도입니다ㅠㅠㅠㅜㅜㅜㅠㅠㅠ
난 개똥이야ㅠㅠㅠㅠㅠㅠㅠ 난 개똥 안에 있을 음식물찌꺼기야ㅠㅠㅠㅠㅠㅠ
난 개똥 안에 있을 음식물찌꺼지 안에 살고 있을 미생물이야ㅠㅠㅠㅠㅠ
엉ㅇㅇ어어어엉ㅇ어ㅓ어엉ㅇ어엉ㅇ어엉ㅇ어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휴… ㅠㅠㅠㅠㅠㅠ 언제 다시 돌아올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돌아올 때는 동생이 누나 몰래 컴퓨터에 '누나가너무너무좋았던하루'라던가
'누나에게고마웠던하루'라던가 '누나가없으면슬펐을하루'같은 제목의 텍스트가 생겼기를 바래요.
나 지금 심각하니까 행여라도 '누나가어쩐지(생략)했던하루'라던가
'누나가씻고나와(생략)한하루'같은 드립은 치지 말아줘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이미 내가 쳐버렸낲ㅍ퓨ㅠㅠ퓨ㅠㅍㅍ퓨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 제 멘탈이라는 것이 나노 단위의 쿠크다스로 부서졌으니까 이해해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하는 오유 여러분.
가족은 물론이고, 항상 곁에 있는 사람일수록 배려하는 마음과 초심을 잃지 않는 굳건함을 기억합시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누가 내 글에 댐 좀 건설해줘여ㅠㅠㅠㅠㅠㅠㅠ
눙무림ㅁ추지안항ㅠㅠㅠㅠㅜㅠㅠㅠㅠㅜㅠㅠㅠㅠ으엉ㅇ어ㅓㅓㅇ어엉유ㅠㅠㅠㅠㅠ
음… 항상 고민하는거지만 글을 끝맺을 때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네요.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고 싶은데 잘 몰라서…
저번 글에 메로나 사오라는 댓글이 많았으니까 이거면 되나요.
하긴 우리 사이에 이런 더블 메로나로는 섭하죠?
많이많이 드세요.
버는 돈은 정해져있는데 나가는 돈은 자꾸 늘어서 드릴 게 이런 것 밖에 없네요.
줄_수_있는게_이_메로나밖에_없다.jpg
참고로 전 메로나는 메로나주로 먹는게 제일 좋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