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귀국해서 조금만 자고 일어난다고 잠들었는데 일었났더니 밤 10시 30분...........헐.....
아무튼요
여행을 하긴 했으니 사진 정리하기 전이라도 간단하게 써 올립니다요. 네.
4년전에 보라카이에 갔다가 체험다이빙을 했습니다.
느므 재밌어서 같이 갔던 친구들끼리 팔라우를 가자고 약속을 했었습니다.
그 약속은 약 2년전에 팔라우를 가려고 알아보다가 현지 가이드로부터 팔라우 블루홀은 자격증이 없으면 다이빙을 못한다는 말에 좌절하고 말았죠.
물론 블루홀을 못가도 볼것, 먹을것, 즐길것 많은 팔라우를 선택하는것은 완전 좋은 일이었으나..... 우리 머릿속에는 다이빙이 꽉 박혀 있어서 팔라우 여행을 취소하고 이집트로 방향을 돌렸더랬습니다.
(이집트에서의 생고생은 ㅠㅠㅠㅠ 눙물이 앞을 가려서 못쓰고요...ㅠㅠㅠ)
아무튼 그렇게 저희는 입맛만 다시다가 드디어 지인의 소개로 자격증을 갖춘 다이버가 되기위해 12월 27일 세부 막탄으로 향했습니다.
ow와 ad를 따는게 목적이기 때문에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그냥 갔어요.
덕분에 비행기가 없어서 고생 무지하게 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겨우겨우 세부에 도착해서 다이버샾에서 보낸 차에 올라탔죠.
그때까지만 해도 무지하게 설랬습니다.
체험 다이빙에서는 호흡기 물고 숨만 쉴줄 알면 만사 오케이거든요.
저흰 딱 그 수준만 생각하고 있었기에 앞으로 닥처올 고난을 전혀 예상 못했습니다요 ㅠ
날씨도 좋고, 아침밥도 빵빵하게 먹고 이론수업에 들어갔습니다.
꼴랑 10분만에 정신이 날아가는게 생생하게 들립디다.......
안 졸려고 눈 뒤집어 까고 허벅지 꼬집다가 겨우겨우 1교시 마쳤는데 강사님이 상콤하게 들어와서 앞으로 3교시 더 남았으니 정신 차리라며~~
헐......
그렇게 오전이 가고 드디어 오후에 수영장에서 실습을 했습니다.
네?
공기통이 어쨌다구요?
웨이트는....헬스?? 옥토퍼스는 .....문어 아닌가효?
멘붕의 연속 이었습니다.
정신이 숑 나간 상태에서 수영장에 입수!
쌤 쌤 쎄앰~~~!!
발이 땅에 안 닿아요 ㅠㅠㅠ
하고 울었더니
"지금 잠수 연습중인데 발이 왜 닿아야 하나요."
라는 말에 아.......그렇군요.........
이때라도 차라리 그만 뒀어야 하는데..... 그놈의 자격증 ....그리고 팔라우 블루홀이 뭔지.
독하게 끝마치리라 결심하고 입.수.!
하고 발에 쥐나서 끌려 나오고.............
호흡기 떼는 훈련때!
용감하게 호흡기 버리고 사지 육신을 버둥거리다가 물밖으로나오고.........
마스크 벗는 훈련때!
코로 물들어 갔다며 쌤한테 화내고...........
중성부력 훈련때!
숨을 내셔도 가라 앉는 바람에 똥배로 바닥쓸다가 강사님한테 끌려 올라오고.......
쎔이 차마 화를 못내고 머리를 벅벅 긁었습니다.
잠이 안오더이다.
오늘도 사고를 그렇게 쳤는데
내일은 또 무슨 사고를 치고, 무슨 일로 팀원들에게 민폐를 끼칠지...
다른건 다 괜찮았습니다.
제가 못해서 자격증을 못따는건 제탓이니까요.
그런데 제가 못하는 바람에 같이 훈련받는 팀원들에게 폐가 되는게...그게 너무 무섭고 미안해서 잠이 안오더라구요.
정말 하루하루가 스트레스에 죄송한 마음의 연속이었습니다.
이틀째 되던날 결국 울었습니다.
미안해서 대놓고 못울고 장비 정리하다보면 민물에 장비들을 전부 빨아야 하거든요.
그때 푸악푸악 장비들을 물에 담그면서 눈물을 찔끔 흘렸는데
제딴엔 장비 세척하는 소리도 크고, 고개도 숙이고 있어야 해서 아무도 모르겠지 했거든요.
그런데 귀신같이 알아 채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다~ 마찬가지에요. 에이 이런거 가지고."
그렇게 말해준 팀원도......물에서 물먹고 올라왔던......그 팀원..........
하아...서로 동병상련 이었죠.
큭...
훈련도 끝났겠다. 맥주라도 한잔 하고 싶은데 다이빙전 에는 금주라 커피 따라놓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팀원들이 전부 모이게 됐습니다.
눈에 보이진 않았지만 다들 긴장하고, 스트레스 받고, 무섭고, 힘든것들이 있지만 이겨 내고 있는 거였어요.
저만 힘들고 민망한게 아니었던 거에요.
거기에 힘입어 힘을 내서 다음날도 계속~~~~ 씩씩하게 사고치고 혼났습니다.
-_-
이론시험을 92점 받고 합격하고! 헤헤
실전에서 딱 한번 날라가는 실수 빼고는 6번 모두 무사히 큰사고 안치고 입수와 출수를 마치고!
드디어
오픈워터 자격증을 손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부터 또 혼나고 혼나가며 수중항법을 마치고, 조류 다이빙과, 딥다이빙을 마쳐 어드벤스 자격증을 땄습니다.
덕분에 세부를 갔는데 현지 음식은 커녕 해외여행을 갔다는 자각도 못했습니다.
뚠뚠한 몸매지만 그래도 나름 야시시한 원피스도 챙겨갔는데 입을일이 없었죵.
선글라스? 역시 한번도 못써 봤습니다.
수영복도 새로 사 갔는데 못 입었어요.
못놀고. 못입고, 못해보고, 못 먹었습니다.
잠수복 입고 구르느라.....
화장도 못했습니다.
많이 울었거든요.
게다가 마지막 잠수에서 수심 10미터도 안돼는곳에서 이퀄라이징에 실패해서 지금 귀도 맛이 갔습니다.
내일 이비인후과에 가봐야 겠지요 ㅎㅎ
그런데도 참....
잊지 못할 여행이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제가 어디가서 그렇게 혼나 보겠습니까.
어디가서 그렇게 하지 말라는 규칙에 따라 생활에 보겠습니까.
졸업한 저에게 운전면허 빼고 ...또 취업빼고.... 어디가서 그렇게 열심히 뭘 해보겠다고 순수하게 덤빌 시간이 오겠습니까?
저한테 그런.... 학생때는 정말 싫었던....그런.... 어떤 것을 다시 되살려 주는 여행이었습니다.
겨우겨우 딴 것이지만 자격증도 얻었구요.
이제
블루홀에서 사진 찰칵찰칵 찍어 여행후기 올리는 일만 남았겠지요?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블루홀에 갈 자격을 갖췄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절반은 해 냈다는 느낌입니다.
어릴때 부터 꼭 가고 싶었던 곳이 4곳 있었습니다.
죽기전에 다 보고 죽어야 겠다고 생각한 곳인데요.
이집트..... 여긴 갔다왔고.
팔라우..... 이젠 갈 수 있겠고.
이스트섬.... 기회가 올 것이고.
그리고 ***** 여긴 헤헤...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야 가는 곳이므로 ** 처리! ㅎ
아무튼 또 다시 꿈에 다가 갑니다.
그리고 아직 여독이 안풀렸는지 또 꿈나라고 가려고 합니다 ㅎ
네 또 갑니다.
꿈 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