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28살됩니다. 여자고 외동이에요.
한쪽귀는 아예 안들리고 나머지 한쪽귀+보청기로 모든걸 의지하고 있습니다.
아버지한테 맞다가 이렇게 됐어요.
이건 그냥 주절거림이구요..
장애 때문에 선생님한테 조차 차별당하고 반학생들 보는 앞에서 모욕적 언사를 당한 후 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을 했습니다.
그래도 대학 욕심은 있던터라 혼자 독학하던중에
19살되던해 엄마가 제손을 붙잡고 카드빚때문에 죽을 것 같다고 해서 ..
부모님이 서류 넣은 회사..에서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본사 사람한테 성폭행..을 당하고 합의금 다 부모님 드리고 다시 또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집이 가난해서 저에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어릴땐 미술에 나름 재능이 있었던 것 같아요.
자잘한 미술대회 같은 곳에서 여러번 상을 타온 기억이 있습니다.
색체감각은 꽝이었지만 소묘에 대해선 꽤 괜찮았는지, 미술선생님들에게 이쁨 받았던 기억도 있구요.
예술쪽으로는 천재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재능도 있고 저도 좋아하는 분야라 괜찮았던 것 같아요.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고 부모님께 말하면,
아버지는 늘 가난한 직업이라고 말을 잘라버리셔서 엄두도 낼 수 없었어요.
조금씩 배워왔던 미술도 작문도 다 포기하고 ...
익명으로 쓴 소설을 모커뮤니티에 올렸다가 재능있다는 얘기를 여러번 들었었어요.
다시 배우기엔 늦었는데,
글 쓰는 것에 대해선 포기가 어렵네요.
좀 내용이 우왕좌왕하죠? 저도 사실 엄청 혼란스러워요.
어릴때부터 일을 시작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뭔지도 몰랐고 그것을 키울 시간도 없었어요.
여기저기 회사 다닌 경력은 있지만 28살 지금 평생 직업을 생각해야 하는데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어요.
생각하고 있는 건 출판디자인쪽 .. (표지 디자인..이런거)이구요.
신춘문예는 앞으로 계속 도전해보려고 해요.
아마 본격적으로 제 장래에 대해 투자할 수 있는 건 올해 5월이 지나야 되고.. 내년...29살에서나 본격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너무 늦은 건 아닌지.
전 평범한 사람도 아니고 장애인인데,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태어나자마자 친척집 여기 저기를 전전하며 자라왔고,
단 한번도 부모님께 칭찬받아본 적이 없어요.
미술대회에서 상타왔을때도 그랬고, 모 업체 신제품 (음료) 출시때 응모한 캐릭터 디자인이 가작..인지 장려상인지에 되서 선물이 집에 도착했을때도 그랬고,
중학교때 A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그림을 못그렸어요.
저는 언급했듯이 색체감각은 꽝이지만 소묘나 데생쪽으로는 재능있다고 들어온 터라, 그때의 저와 그친구를 비교하면 솔직히 제가 우위였죠.
아버지는 저한테 공포 그 자체라서 아버지 말에 따라 하루아침에 CA로 배워왔던 그림을 포기하고 RCY라는 걸스카웃 비슷한 봉사활동 동호회로 옮기고,
거의 13년은 지난것 같은데 지금 그 A라는 친구는 그후로 계속 연습을 해서 이젠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팔기도 하고, 구두 디자인 같은 것도 합니다.
지금 그친구의 그림을 제 그림에 비교하면 제 그림은 너무 형편없어졌어요.
그리는 걸 포기해버렸는데 있던 실력도 없어진거죠.
열폭이라 그래도 할말은 없는데,
그 A라는 친구와 저 못지않게 어두웠던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부자집에 시집 잘가서 아들낳고 잘사는 B라는 친구를 보면서
저 자신이 한심하고 자존감은 밑으로만 내려갑니다.
그저 저와는 다르게 그 애들은 이젠 반짝반짝 빛이나서 일까요.
저와는 다르게 인생마저 빛이나서 일까요..
그와는 다르게 저는 하고싶은 일 조차 시간이 없어 할 수 없어서 일까요.
지금은 오전에는 모회사에서 비정규직 계약직으로 일하고 밤에는 다른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아침7시부터 밤 11시까지 매일매일 일해요.
유일하게 쉬는 날은 토요일이구요.
올해 5월에 거의 빚을 60%정도 갚아서 그나마 30만원의 여유가 생기게 되요.
아버지와의 문제가 심각해 저는 집에서 나와서 혼자 삽니다.
월세에 공공요금 (핸드폰 인터넷 가스 전기 이런거요) 이 60정도 나가고요.
대출금으로 50정도가 나갑니다. (부모님이 제 명의로 빌린거 대출받은 거..)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라 하나요, 그거랑 19살때 겪은 그 사건으로 얻은 심각한 불면증 등으로 매달 의료비만 꾸준히 10만원이 나갑니다.
옷은 학생때 이후로 산적이 없고, 시간이 없어서 굶는 날이 더 많구요..
한달에 제 손에 떨어지는 돈은 차비 식비가 전부네요.
누군가 그랬던 적이 있어요.
진짜 잘한다 재능있다. 즉 그런 말 듣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능력이 80~98%정도의 천부적으로 타고난 그런 부류가 있는 가하면,
보통보다는 분명 잘하는데 그렇다고 '진짜 잘한다. 재능있다'소리 듣는 사람에 비교하면 그냥 그런 수준인거 ..
제가 그렇거든요. 후자쪽이죠.
그림은 제가 귀가 이렇고 생각하는 것도 뭔가 좀 특이해서 보통 애들이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피사체말고 다른걸 먼저 보는 타입이라.
아마 절 대하셨던 미술선생님들마다 그런 포착능력이랑 소묘를 재능있게 보셨던 것 같아요.
물론 그때는 제가 중학생이었으니 .. 어쩌면 이것도 걍 별거 아닐 것 같기도 하고..
그림 그리는 감각은 안 그릴수록 떨어져버리더라구요.
글 쓰는 건
20살때였나 신춘문예 도전해봤다가 떨어지고 (당시 이외수 작가님 며느리가 상을 타신 기억이 나네요)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실기 시험 봤는데 학비를 뒤늦게 보고 결과도 안봤던 기억이 있어요.
아버지 인식이 그러시고, 또 틀린말도 아니어서..
한번도 그림이나 작문을 정식으로 배웠던 적은 없었어요.
그림은 거의 ca 미술부에서 배운게 전부고, 미술선생님께서 가끔 짬짬히 가르쳐 주신게 전부였죠.
글 쓰는 것도 사실 처음부터 관심갖았던 게 아니라,
중학교 국어책인가 문학책에 故박완서 선생님의 '그여자네 집'을 보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 관심을 갖게 되었죠.
그때 받은 충격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요.
어떻게 글에서 사람냄새가 날 수 있지? 생각하며 그 여자네 집 부분만 엄청나게 읽고 또 읽었습니다.
교과서중 그 책만 고등학교 자퇴하기 전까지 가지고 있다가 잃어버린후 굉장히 슬퍼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림을 그리는 걸 포기하고 학교 선생님의 차별, 반 아이들의 차별로 학교를 그만 두고....
제가 빠른년생이라 중학교를 15살에 졸업했어요. 친구들은 16이었고 .. (오래되서 .. 16살에 졸업이 맞지요?)
고등학교 그만뒀을때가 고1 1학기때였으니까 .. 제가 16살?인가..
자퇴이후 그때부터 집에서 도보로 30분거리의 도서관을 걸어다니면서 책만 엄청나게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글쓰는 것이나 디자인이나 이게 진짜 재능인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천부적인 재능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사람들속에 놓고 보면 잘했다 재능있다, 이정도 수준이라
마음속으로 다 정리되면 디자인쪽으로 회사를 잡고 개인시간에 신춘문예 도전해봐야지 마음을 먹고 있지만,
하루에도 수십번씩 무너져버려요.
이게 정말 재능인가? 했다가 망하면 어떡하지? 이미 9년동안 이렇게 죽을고생 다했는데 이번에 망해버리면 나는 완전히 끝인데.
할 줄아는 게 없는데, 그걸 키울 시간 조차 없었는데 ..
부모님 원망은 안해요.
어설프게 갖고 있는 재능으로 시작했다가 전부 말아먹을까 그게 제일 걱정되네요.
늦게 자기 평생 직업을 찾으신 분이 혹시 계시다면 조언 부탁드려도 될까요?
자신감보다 자존감이 더 높아서 제가 이런 고민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조언도 해주기 난감하시다면 힘내라고 한마디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칭찬한번 받아본적이 없어서인지 슬슬 한계가 온것 같아서요.
매일 울기만 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