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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9668
    작성자 : 오뉴월같아라
    추천 : 16
    조회수 : 1277
    IP : 112.168.***.18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7/08/07 17:38:18
    http://todayhumor.com/?wedlock_9668 모바일
    베스트의 아이 선물글을 보고 ..
     
     
    저희 엄마가 생각 났어요.
     
    자식들에게 폭력을 일삼고 자존감 도둑, 가스라이팅, 자격지심 폭발, 밖에서 굽신거리는 스트레스를 집 안에서 풀기, 무조건적인 가장의 권위를 요구, 나이나 학벌 등등으로 항상 사람을 서열화.
     
    하는 아빠도
     
    맨 처음에 첫 아이가 어릴땐 그러지 않았어요.
     
     
    주변에는, 잘 모르고 아빠를 몇번 밖에 안 본 사람 눈에는, 자식 자랑 하고 가족을 혼자 이끌어 나가는 가장의 모습이죠.
     
     
    첫 아이 아기가 어릴때는 그렇지 않았어요.
     
    드는 돈도 별로 없었고, 그 사람도 젊었고, 새로운 가정에 대한 기대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본인의 경제적 실패가 점점 자격지심으로 쌓여가고
     
    언제나 사람을 상하관계로 보는 기본적인 인성 탓에, 모든 인간관계를 그렇게 따지다 보니
     
    자연스레 가족 내에서는 부인을 아래로 보고 자녀는 종속적 관계로 보고
     
    그러나 현실은 경제력없는 가장이었고,
     
    그게 괴리가 생기죠.
     
     
    그러니 권위로 억누르고, 억압하고, 급기야는 폭력까지.
     
     
    한참 가스라이팅 이라는 글이 나돌았었어요. 저는 그 글의 모든것을 이해했어요. 왜냐하면
     
    그게 저희 아빠라는 사람이 저와 엄마에게 하던 거였거든요.
     
    그와중에 자녀들은 폭력의 대상이었고, 엄마는 폭력은 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엄마는 처음에는 피해자였다가
     
    방관자였다가.
     
    나중에는 방관자와 가해자의 중간쯤에 있더라고요.
     
    피해자임과 동시에 방관자이자 가해자가 되어 있더라고요.
     
     
     
    저희 엄마도 처음에는 그러지 않았어요.
     
    결혼 5년차 10년차에는 그러지 않았죠. 그녀도 젊었으니까요. 그리고
     
    그러한 언어 폭력과 세뇌에 노출된게 10년이었으니까요.
     
    하지만 15년이 되고
     
    20년이 되자.
     
    엄마는 무조건적 피해자에서, 방관자이가 피해자가 되었고, 나중에는 자녀들에게는 가해를 가하고 아빠에게는 여전히 피해를 받으면서도
     
    스스로의 스트레스를 견뎌내기 위해서 방관자가 되었다가
     
     
    그렇게 어린 자녀들만 아무것도 모른 채 고통을 받았죠.
     
    응급실도 다녀왔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와 어른의 충돌이 일어나면 무조건적으로 아이의 편을 드는 편이예요.
     
    그건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거죠.
     
    그리고 제가 아이들 과외를 하면서... 제게 의지하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머리가 노랗고 담배피고 예의가 없고 그런 아이들 중에도 보면
     
    정말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어른의 눈으로는 버릇 없지만 그 아이들은, 아이들은 아이들이라... 진심을 가져주고 잘 케어해 주면 저렇게 자라지 않을텐데 하는 경우가 정말 많았어요.
     
    그리고,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적어도 25년이라는 세월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죠.
     
    ( 뭐, 그 뒤에 나이가 든다고 다 어른이 되는건 아니란것도 알았지만 )
     
     
     
    저희 엄마는 용기도 없고, 워낙에 보수적.. 보수적인게 정치성향 뿐 아니라 사람 자체가 변화를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스멀스멀 본인의 자존감을 깎아먹고 언어폭력을 가하는 아빠에게서 벗어날 줄을 모르시죠.
     
    본인이 원치 않아요. 스멀스멀 인생이 망가져가도, 거기서 나오기 위해서 큰 움직임을 한번은 해야 하는데 그게 더 무서운 거예요.
     
     
     
    그렇게 자격지심에 쩔은 권위주의적 아저씨들이 본인의 아내를 옭죄는 방법은
     
    생활비 안주기. 내가 번 돈이니까 너는 내 돈을 빌어서 쓰는 존재라고 각인 시키는 것.
     
    어떻게든 사회적 평판과 관련되어서 상대방 후려치기. 그것도 결혼초기엔 안되요. 결혼한지 10년쯤 되고 아내는 경제적 생활이 끊긴지가 10년쯤 되어. 요즘에야 덜하지만 예전에는 복귀하기가 더 힘들었죠. 그리고 20년전 30년 전에는 외벌이로도 생활이 가능했기 때문에 경제적인 선택으로도 가정주부로 남아있는게 현명한 선택이기도 했고요.
     
    학벌이라던지. 학벌 아니면 나이. 뭐 몇달 차이. 그것도 안되면 친정식구들 폄하해서 내가 너보다 나은 집안이다. 를 들먹이다 보면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예전에는 어쩌고 저쩌고 부터.
     
    그게. 20년을 그렇게 살면, 사람이 변하기도 하더이다.
     
     
     
    제발..
     
    요즘 40대는 예전 40대랑도 다르죠.
     
    아직은 아니지만 혹시나 이 말에 눈치없이 달려들지 말길. 예전보다는 . 아직은 멀었지만 예전보다는 가정 폭력이라던지 한부모 가정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어요. 아직. 아직은 아니지만요.
     
    거기서 못벗어나는 젊은 엄마들의 경우는, 기댈 친정이 없는 경우가 많은것 같아요. 제 경험이지만,
     
    주부사이트에서 보더라도 그래요. 비빌 언덕이 없는 경우는
     
    자존감이 더욱 바닥으로 치닫죠.
     
     
     
    지금은 이상하다 생각하고 글 올리더라도 .. 나중에 변하게 된 자신을 발견하지 마세요.
     
    제발. 아직은 때묻지 않은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마세요.
     
     
    무조건적 피해자였던 엄마는
     
    방관자였을 때에 자식이 응급실에 실려가는 걸 보고 피가 흐르는걸 보고 눈물을 흘렸지만
     
    방관자이자 가해자가 되었을 때는 그 기억을 지워버리더이다. 자기방어를 위해서요.
     
     
     
    어디선가 스무살의 엄마를 만나게 되면 무슨 말을 해줄건지 ? 라는 글에서
     
    댓글들이.. 엄마. 아빠 만나지 말라고. 결혼하지 말라고. 도망가라고 ... 라는 댓들을 많이 봤어요.
     
     
    그런 경우에 계신 분들. 아마 주변에
     
    정말 좋은 남편들의 예가 많이 있다는걸.. 보지 못하셨을 거 같아요.
     
     
     
    더불어
     
    사람일 모르는 거니까. 혹시 누군가 혼자서 홀로서기할 결심이 서서 혼자 열심히 살아가고 있거든..
     
    수군거리지 말아요. 말도 전하지 말고. 사람일 모르는거고. 그 사람은 평범한 우리보다도 훨씬 큰 결심과 훨씬 큰 의지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일 수도 있어요.
     
     
    젊은 엄마들. 아직 나보다는 언니인 분들. 아이는 둘째치더라도 스스로를 위해서, 혹은 아이를 위해서라도 ...
     
    용기내주세요.
     
     
     
    누군가 제 글을 보고 변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고.
     
    혹은 스스로 자격지심으로 가족을 괴롭히고 있는 남편이든 아내든 누군가가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했다면, 고칠 기회가 될 아주 작은 쌀 한톨이라도 되면 좋겠어요..
     
     
    부디 힘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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