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위장전입이 왜 문제되었는지 아세요? 이건 부동산 투기 문제였어요.
고급 정보를 많이 아는 고위 관료나 그 주변 인물들이 그걸로 투기 해먹는게 드러나는 문제였거든요.
자녀 좋은 학교에 넣겠다고 한 일이었고 염치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반성한다, 이게 지금껏 위장전입 논란에 대해 후보자들이 변명하던 레파토리였습니다.
원래는 부동산 투기가 문제인거고, 가족 문제면 좀 익스큐즈 해주는 국민 정서 이용해먹은겁니다. 지금까지가 그랬죠.
김상조나 강경화의 말처럼 상황상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었을겁니다. 말만 듣고는 입증이 안되니 반증을, 꼼짝할 수 없을 결정적 정황 증거를 언론이나 청문회 의원들이 꺼내야죠. 그러던가요? 앞뒤 없이 그냥 너 위장전입했네에에엑 이게 전부죠.
제가 1993년의 한겨레 기사 하나 링크해드릴게요. 이 연도가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서 위장전입 기사가 제일 많았던 연도거든요.
기사 보시면 알겠지만, 제가 저 기사가 훌륭한 기사인 이유를 좀 부연 설명 드리겠습니다.
저 정도로 기사를 쓰려면 후보자의 일가친척 전원에 대한 부동산 등기부등본, 주민등록초본, 직장 근무지 내역, 취학한 학교 이력, 납세신고내역, 납세액내역 등등을 전부 뽑아서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고 인원별로 정리해서 크로스체크해야 합니다. 그래야 투기 정황이 나오거든요. 이 기사는 그거 잡았거든요.
지금 언론은 그냥 주민등록초본 하나 뽑아서 본거에요. 날짜 한 번 쭉 훑어보고 단기에 주소지가 왔다 갔다한 거 하나 뽑아내고는 위장전입이야 뺴애애액 이러는겁니다. 이게 기사에요?
정말 깜도 안되는 기사 뽑아서 적절치도 않게 먹칠하는 언론 행태 보니 역겹기가 그지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진짜 우리나라 저널리즘과 기자 개개인의 역량 문제에요. 이런 수준낮은 기사 쓰고는 단독이니 속보니 말머리 붙여서 긴급타전하는 꼴하고는... 어떻게 25년 전보다 후져졌나.
이딴게 선동이죠. 이거 처음 내놓은 언론은 이걸로 우리가 정권을 견제한다면서 자기들 능력있다고 기분좋아할려나요? 국민을 무지랭이로 보지 않고서야 이런 저렴한 기사 생산해낼까 싶군요. 사회적 공기라기도 하고 제4의 권력기관이라고도 하는 언론 수준 참 저렴해서 한숨이 다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