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탄산을 좋아합니다..일단 맛도 있구요.ㅋㅋ추억도 많아서...
어릴적...아마 초등학교 2~3학년 쯤으로 기억됩니다.
우리집이 탄산음료를 못사먹을 정도로 가난하지는 않아서 아부지가 가끔 슈퍼심부름 시키실 때나 용돈받을 때
병에든 사이다 환타 콜라 맥콜(아마 있었던걸로 기억하는데..ㅎㅎ)를
사먹고는 했지요.
일주일에 용돈이 천원이라서 한병 사먹고 나면 용돈의 3분지 1이 없어지기는 했지만...
참 맛있고 목에 톡쏘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그당시 저희집은 아부지 사무실에 집이딸린 그런 구조에 세들어서 살고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집에 항상 부모님이 계셔서 정말 먹고 싶을때는 사주세요~하고는 사먹고는 했지요(물론...자주는 아니고요)
그런데 동네 친구들은 맞벌이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집에 아무도안계신 친구들이 많았어요
하루는 슈퍼에서 음료수를 사가지고 나오는데 놀이터에서 놀던 친구들이 놀이터 난간에 매달려서
제 음료수를 쳐다보고 있더군요...4명이나...
매일 같이 축구하고 개구리잡으러 다니고 사슴벌레 잡으러 다니고..하던 친구들이라...
모른척 할 수도 없고... 빨대를 4개 더 받아와서...같이 마셨지요.ㅋㅋ
"하나, 둘, 셋 하면 먹는겨. 천천히 마셔."
"응응응!!!"
"하나. 둘. 셋!"
츄르르르릅!
몇번 빨지도 않았는데 없어지는 음료수가 아쉬워서...쩝쩝대다가 빈병을 팔아서 10원짜리 껌 두개 받아다가 쪼개서 씹고 놀던중에..
친구 한놈이 빈병줏으러가자고...하더군요!
옳지 그래 빈병을 줏으러 가자!!!
와와와왕!!!!
다들 자전거를 끌고나와서 온동네도 모자라서 옆동네까지.ㅎㅎㅎ옆동네에 시장이 있어서 있을 것 같았습니다.ㅋㅋ
하루종일 돌아다녀서 열심히도 줏었더랬지요 두리번두리번 거리기도 하고 음료수 들고가는 형들한테 빈병 저희주세요~~하고 받아오기도 하고..
그때 공병 수거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서 많이는 없더라구요....
겨우 겨우 3~4시간을 돌아다녀서 빈병을 모아 팔았는데....
우리가 원하던 훼미리 병은 안보이고 맨 소주병...맥주병...
슈퍼에다 공병을 팔고는 얻은 음료수 두병...
어린애들이라 그런가.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음료수에 물타면 양이 많아지지 않겠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가서 양푼 하나씩 들고 와서 음료수 공평하게 나누고는
수돗가에서물을 콸콸.ㅋㅋㅋ
그리고는 한 모금씩 마시고는 서로 얼굴보고 격뿜.ㅋㅋㅋㅋㅋㅋ
막 깔깔대면서 이게뭐냐고.ㅋㅋㅋ 그걸 한참 보고 계시던 슈퍼아저씨도 껄껄껄 웃으시면서
이놈들아 탄산에다가 물타는 놈들이 어딨냐고.ㅋㅋ
한참 웃으시더니 불러모으시고는 공병을 얼마동안 줏어온거냐고 물으시더군요
한3~4시간정도요~~~했더니
그 나이에 부모님한테 용돈 안받고 친구들끼리 모아서
사이좋게 나눠먹는거 칭찬하는 거라고 하시면서
냉장고에서 환타 다섯병을!!!!하사 하셨습니다.
꽤 무덥던 여름날 놀이터 옆 노인정에 있던 나무그늘에 앉아서
쪽쪽천천히 음료수를 아껴먹으면서 친구들과 마냥 좋았던 그시절 덕분인지
저는 탄산 덕후가 되었습니다.ㅎㅎ
그 다음날부턴....
친구놈이 엄마한테 얘기했더니 공병말고 고물 줏으러 다니라고 돈 된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고물 줏으러 다녔습니다.ㅋㅋㅋ
공사장 지나가면서 고물 보이면 아저씨 이거 가져도 되요?
하면 아저씨들이 웃으면서 그 뭣에 쓰게!!하시고.ㅋㅋ
저희는 또 팔아서 까까 사먹을라구요!~!!
하면 저기도 더있으니까 줏어가라~~하시고.ㅎㅎ
어떤 날은 자전거 타고가다가 멀쩡한 철근이 3미터 짜리가 보이길래 끌고 가려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지나가던 동네 동생보고 지키고 있으라고.ㅋㅋ세워놓고
부리나케 친구들 모아서 여섯명이서끙끙 끌고 고물상 갔더니
ㅇ아저씨가 놀래서 어디서 줏어왔냐고.ㅋㅋ
근데 철근이 대박 비쌈!!!! 그때 당시에 만원 주시더군요!
동네 놀이터 가서 친구들이랑 동네 동생들 다 끌고가서 병음료수파티...ㅋㅋ
중학교 ㄷ가기 전까지는 그렇게 고물 줍고 병줏어서 하루 한병씩 먹었던 것 같습니다.ㅎㅎㅎ
지금은 그때 그 친구들이랑 연락도 안되고 어찌 사는지도 모르지만
왠지 그놈들도 저 처럼 탄산 덕후가 되어있을 것 같습니다.
탄산...좋아하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