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속전속결 처리에 깜짝
새정권 바라보는 국민 시각
임행진곡 제창ㆍ비정규직 문제
업무 5일만에 시원하게 해결
20~40대 온ㆍ오프라인 지지층 형성
2017. 05.15. 00:00:00
"나라가 바뀌었다. 이제 대통령은 우리가 지킨다."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서 흔히 볼수 있는 말이다. 극우 '일간베스트'와는 다른 중도좌파 성향을 지닌 '오유'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게시판이 연일 폭주하면서 '문 대통령 팬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단순 지지자들의 모습이 아닌 튼튼한 논리로 무장해 반대 의견에 즉각 대응하는 조직적인 지지집단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새 정부가 들어선지 5일여 만에 인천공항 비정규직 1만명 정규직 전환, 국정교과서 폐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 지난 9년간 두 보수정권에서 하지 못했던 업무를 속도감 있게 처리하면서, 정국 운영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치솟는 것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리얼미터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운영 기대감에 따른 긍정적 반응이 74.1%를 기록했고 한국사회연구소 여론조사 결과는 83.3%로 나왔다.
●인터넷상 강력 지지 현상
앞서 말한 '오늘의 유머'뿐 아니라 다음의 '루리웹'이나 '짱공유' 등 영향력 있는 커뮤니티 역시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적폐와 부적절한 언론으로부터 대통령을 국민이 지켜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이런 인터넷상의 움직임은 그동안 일베의 주활동 무대였던 페이스북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과거에는 스쳐 지나갔을 문 대통령에 대한 근거없는 개인 비판에도 날카로운 댓글로 응답한다.
그 결과 중앙일보가 보도한 조국 교수 어머니가 운영하는 웅동학원 세금체납 기사를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재조사해 해당 학원이 독립투사들을 교육 시켰고 연간 80만원도 안되는 예산으로 운영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또 이에 대한 반격으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아버지의 사학재단은 수십억원의 세금을 체납했음을 조사해 실검 1위를 찍기도 했다. MBN 김주하 앵커가 '국산차, 텀블러 사용'을 문 대통령에게 지적하자, 일시에 김 앵커가 일회용품 쓰는 사진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이 깊은 한 교회의 집사였던 것까지 공개했다. 이 뿐이 아니다. 한 인터넷 미디어 기자가 김정숙 여사를 '씨'라고 표현하자, 과거 그가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을 김윤옥 '씨'가 아닌 '여사'라고 칭했던 기사를 찾아내 항의하는 댓글을 달기까지 했다.
무엇보다 이들이 무서운 점은 헌정이래 가장 진보적 사고를 가진것으로 평가되는 1970년대(40대) 생들을 주축으로 이번 대선에서 전국을 파란색으로 물들였던 30대와 20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역대 민주정부인 15대 김대중 전 대통령, 15대 노무현 전 대통령 때와는 또 다른 움직임이다. 이른바 온오프라인에서 적극적인 국민참여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민들 "굳게 믿고 있다"
인터넷상 뿐 아니다. 이번 대선에서 문 대통령에게 60%의 지지를 보여 준 광주ㆍ전남 지역민들 역시 새 정부의 발빠른 국정 운영을 보며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공무원인 윤영철(43ㆍ광주 진월동)씨는 "제시한 공약만 지켜도 역대 최고 대통령이 될 것"이라면서 "공약을 지킬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다만 여소야대의 국회 사정이 걱정될 뿐이다"고 말했다.
정주혁(44ㆍ광주 금호동)씨도 "잘할 수있을까 우려감도 있었는데 문 대통령이 현재 매우 잘하고 있다. 더 잘 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대통령이 더 잘 할수 있도록 우리가 지켜내야 한다. 과거의 아픔을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지역민들은 "기대 이상이다. 멋지다"부터 "5ㆍ18을 대하는 태도부터가 다르다. 존경한다" 등의 긍정적인 평가 일색이었다.
●과거와 달라진 국민 정서
지역정가에서는 이런 현상의 근원에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던 죄책감과 지난 9년간 보수정권의 적폐에 대한 분노,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행동력 등이 결합돼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떠나고 난 뒤 그가 각종 인터넷에서 희화화 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애써 참아 왔다. 그랬던 국민들이 새 정권 들어 속전속결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보고 다시는 그런 아픔을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이들의 결집이 무서운 것은 과거 지지자들과 달리 능동적이고, 전문적이며, 집단화 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정가 관계자는 "촛불집회를 통해 집단 지성의 중요성을 깨달은 상당수의 국민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가장 공세적인 입장으로 '문 대통령 지키기'를 표출하고 있다"며 "이들이 바라보는 싸움의 대상은 1위가 언론, 2위가 보수정당, 3위가 국정을 방해하는 모든 부류"라고 분석했다.
'오유'에 글을 쓴 한 네티즌 역시 이 현상에 대해 "(지난 9년간) 권력이 없으면 아무리 억울한 일을 당해도 '그냥 참아야 하는 것', 그것을 몸으로 체득했다. 그러니 다급해졌다.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 하겠지'라는 마인드에서 '내가 아니면 안된다'라는 마인드로 전환이 된 것"이라며 "그 결과 다수의 국민들은 태어나서 죽을때 까지 정치와 몸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며 그렇기에 더욱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