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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상 담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그중 제일 먼저 수신
옛날 대가 집 자손
조상 덕에 흥청망청
그랬던 그들이 순간
빚더미에 앉게 되는
하루하루 닥친 현실
그토록 다급해진 듯
하지만 흘러간 옛날
잘나가던 시절 생각만
그렇게 큰소리만 하지만
현실 텅 빈 깡통 소리만
그래서 제일 어려운 것
수신이라며 충고하는
제가도 못 한
잘 산다 큰소리치던
백 섬지기 폭삭 망해
어찌어찌 남은 열댓 섬
그도 아낙네가 겨우 지킨
조상들 이름 팔며
헛된 꿈이나 꾸고
힘든 일 싫고 날마다
헛짓에만 빠져 살더니
한편 소작농 허리띠
졸라매고 온 가족들
열심히 저축한 돈으로
동네 초입 귀한 땅
수천 평 얼른 사들인
부자라던 이는 빈 깡통
소작농네는 땅 부자 된
현 상황을 보면 뒤바뀐
폭삭 망한 부자 이야기가
추석 명절 밥상에 올라
자손들에게 충고하는
그래서 수신도 제가도 쉽게
가볍게 생각하면 큰일 난다는
때늦은 후회
옛날 대감집 자손이라
가는 곳마다 자랑하고
귀한 집 자손이라는데
지금 직업이 무언가
물으니 얼굴 붉어지며
부끄러워서 말 못 하는
옛날 소작농의 아들은
지금 유명 대학 교수
전국을 돌며 대학에서
특별한 강의하는 강사
옛날 대감 후손으로 조상
이름만 팔던 이가 남긴 말
세상이 바뀌면서 제 능력을
인정받아야 살 수 있다면서
쓸모있는 지혜로 제 머리 속
채우라며 지난 제 잘못 인정한
이런저런 말들이 추석 차례상 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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