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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932836
    작성자 : 익명amlxc
    추천 : 4
    조회수 : 408
    IP : amlxc (변조아이피)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3/12/09 13:19:09
    http://todayhumor.com/?gomin_932836 모바일
    첫사랑도 한여자의 연애관에 영향을 미칠까?
    익명으로 쓰고싶어 고게에 올리는데에 사과먼저드릴게영
    --
     
     
     
     
     
    사회는 가정환경이 한 사람의 인생의 방향에 있어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들 하지.
    어릴 적 가정폭력을 목격한 아이는 ‘난 절대 아빠같은 사람하고 결혼 하지 않을거야’라고
    생각 하지만
    결혼 후 ‘이 사람... 우리 아빠랑 닮았어’라고 느끼는 경우도 다반사.
     
     
    나의 아빠는 매우 구식이고 가부장적이며 전형적인 조선남자.
    어릴 적 나와 동생은 아빠가 집에 들어오시면 왼쪽 오른쪽을 맡아 아빠의 양말을 벗겨드리곤 했지.
     
    실제로 나는 가정적인 남자보다는 가부장적인 남자에 매력을 느끼곤 해.
     
    내 동생은 남자에 관심이 없으니 결론도출 실패.
     
     
     
     
     
    그런데 첫사랑도 한 여자의 연애관에 영향을 미칠까?
     
     
     
     
     
    나의 첫사랑은 15살 같은 요리학원 선배였어.
     
    학원에서 연습을 하고있으면 밖에서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면 나는 창밖을 내다보고
     
    가방도 없이 오토바이를 타고다니던 오빠를 좋아했지.
     
    눈은 작지만 매력있고 통통튀는 성격의 우리학원 ‘꼴통’
     
    내가 얼마나 티를 냈는지 원장선생님까지도 나의 짝사랑을 알고있을정도.
     
     
    여자선배들에게 “관이 오빠 비 닮지 않았어요?” 라고하면
    미친여자 취급을 받았지만..
     
     
     
    그 오빠는 결국 나랑 시작도 못해보고 제주도로 대학을 갔고
     
     
    그렇게 첫사랑은 끝났지만
     
    고등학교 3학년, 수능 약 100일 전에 말야
    내가 핸드폰에 저장되어있던 그 오빠의 번호로 문자를 남겼거든?
    근데 답장이온거야
     
    알고보니 답장을 보낸 사람은 그 오빠의 쌍둥이 동생이었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형 지금 광주에 있어’ 라는 말을 듣고
     
     
    첫사랑과의 약속이 잡혔지.
     
    난 너무 설레고 떨려서
     
    아침부터 일어나 샤워를 하고 머리도 하고
     
    내가 가장 아끼는 옷을 입고 약속장소로 나갔어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빠르게.
     
    그냥 앉아서 기다렸고, 약속시간이 되었고
     
    난 주변을 두리번 거리면서 3~4년전 첫사랑의 이미지를 그대로 떠올렸지만
     
    내 앞에 선 사람은
     
     
     
    그냥... 아저씨... 주방일에 찌든 그냥 이십대 중반 청년.
     
    세월을 정통으로 맞은것도 부족해서 다른사람들 세월까지 몰아서 맞은 듯 한 얼굴.
     
    비를 닮았다던 내 기억 속의 오빠 두 눈은
     
    그냥 단춧구멍. 난 무슨 라면 세 개 잡숫고 나오신줄.
     
     
     
     
    일단 인사를 나누고 밥을 먹으러 갔어.
    난 미리 생각해놓은 메뉴가 있거나 데이트코스같은건 없었거든 ?
    근데 오빠가 날 데리고 간 곳이 어디인줄알아?
    한스델리...
     
    차라리 김밥천국을 가지 그러냐
     
     
     
    오빠가 시킨 메뉴는 3900원짜리 돈가스
    나는 4900원짜리 돈가스
     
    내 인생 첫 데이트 메뉴 돈가스
     
    몰라 그냥 그날 기억은 더 이상 하기도 싫어.
    DVD방이 무슨 의미였는지 몰랐던 나도 싫고
    첫키스가 DVD방인것도 싫고
    혀 들어오는데 놀래서 입 닫았던것도 싫어
    다싫어 그냥
     
     
    집에 우울하게 들어왔는데
    문자가 하나 왔더라
     
    “재밌게 놀았어?”
     
    관이 쌍둥이 동생 준이.
     
    우린 얼굴도 본적없지만 문자를 나누면서 친해졌고
     
    난 또 사랑에 빠짐.
     
     
     
    쌍둥이라는걸 깜빡했나봐.
     
    엄마한테 말을했지.
    “엄마 나 좋아하는사람 생겼어”
     
    나 그런말 한거 처음이라서 엄마도 너무 반가웠나봐
     
    누구냐고 어디서 일하냐고 뭐하는애냐고 계속 캐묻길래 다 대답해줬지
     
    그오빠는 구청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있었는데
     
    기동력 좋은 우리 엄마
     
    다음날 바로 구청으로 세금을 내러갔더라고
     
    살금살금 들어가서 요리조리 둘러본다음에 한 사람 잡고
     
    “저기요.. 박준씨가 어디계시죠?”
     
     
     
     
     
     
     
     
     
     
     
     
     
     
     
     
     
     
     
     
     
     
     
     
     
     
     
     
     
     
     
    “전데요? 무슨일이세요?”
     
    ....
    ..아.....엄마.....
    아...........
     
     
     
     
    “아..내가 다희엄마에요”
     
     
     
    얼마나 놀랬겠어 둘다.
     
    난 학교끝나자마자 얼른 집으로 와서 엄마한테 왜그랬냐고 따졌는데
     
    엄마는 해맑게 웃으면서
     
    “애가 났더라 났어... 난놈이야.. 예의바르고 매력있고 착하더라”
     
    아니 왜 그랬냐고 일을 이렇게까지 벌려놓고 어떻게 수습하려고 ....
     
    짜증 한가득을 내고 내방으로 들어가는데
     
    엄마가...
     
     
     
     
     
     
     
     
     
     
     
     
     
     
     
     
     
     
     
     
     
     
     
     
     
     
     
     
     
     
     
     
     
     
     
     
     
     
     
     
     
    “이번주 일요일에 약속잡았어 라마다호텔 스카이라운지”
     
     
     
     
    일요일 아침
    엄마가 날 막 깨워.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하고
    백화점에 가서 새 구두도 사고 엄마가 아끼는 가방에
    아끼는 시계에....
     
    얼마나 웃긴줄알아 ?
    고등학생인데
    원피스입고 구두신어서 걸음은 총총 걸음이지
    어울리지도않는 시계에 가방까지 ..
     
     
    셋 다 자리에 앉고
    음식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엄마가 약속있다면서 자리를 뜨는거야 .
     
    아.....뭐하자고....뭐하자는거야지금...
     
     
    그와중에 차키를 두고갔어 엄마가..
     
    오빠가 얼른 엘리베이터 타고 차키를 주러 갔는데
    다시돌아와서는 엄마를 못찾았데...
     
    그때 오빠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는데
     
    '드라이브 하면서 우리딸이랑 재밌게 데이트해 박서방♥'
     
     
    ......아.....
     
    근데 오빠 표정이 난감해..
    면허가 없데...
     
    그래서 우리 그냥 밥먹고 나와서 걸었어 계속
    그냥 걸었어
     
    뒤꿈치가 다 까지도록
     
     
    택시타고 집에와서 화장지우려고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엄마가 쪼르르 따라 들어와서는
     
    변기에 앉아서 계속 캐묻는거야
     
     
    "뭐했어 뭐했어??? 손잡았어 ? 뽀뽀 했어 ????????????"
     
     
    "아무것도 안했거든..... 구두 새거라서 뒤꿈치만 원없이 까졌잖아 아퍼죽겠어 피난것좀봐 "
     
     
    그랬더니 엄마가 곡소리 내면서 일어나더니 나가면서
     
     
     
     
    "내가 오늘 쓴돈이 얼만데 엄한데서 피보고왔네 에라이 줘도못먹냐 둘다 어디아픈거아니야?"
     
     
     
     
     
    ......그렇게 내 첫사랑....첫사랑 쌍둥이 동생과의 풋사랑은 끝이 났어 .
     
     
    그때부터 내 인생의 연애스토리가 모두 드라마틱해진걸까
     
     
    지금 생각해보면 이건 서막에 불과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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