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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da_930
    작성자 : 슈퍼개굴
    추천 : 10
    조회수 : 2115
    IP : 103.28.***.164
    댓글 : 17개
    등록시간 : 2015/08/25 02:28:31
    http://todayhumor.com/?soda_930 모바일
    대학가에서 만취 성추행범 잡은 사이다이야기
    28세 여자 집도 절도 차도 없으므로 음슴체 쓸게요

    약 7년전 일임.
    대학교 2학년때 난 중딩시절부터 단짝이던 친구와 대구의 한 대학가에서 원룸 천장하나를 사이에 두고 살고 있었음
     친구는 윗층 난 아랫층 각자 룸메도 있었음
    넷이서 뒤늦게 동양문화에 흠뻑 빠져 쩜 십원짜리 게임에 매일 일출구경도 같이 하고 가끔 의도 상하고 했음

    어느 날 여름

    고스톱에 점시 싫증을 느껴 DVD방에서 시원하게 영화 한 편 보러 가기로 함
    하필 그 때 본 영화가 리턴이란 영화였는데
    공포영화는 아닌 것이 좀 오싹하고 기분이 나쁜 영화였음
    (그 영화 이 후로 배우 김태우 아저씨만 보면 기분이 나쁘고 무섭고 막 그럼..)

    난 애니메이션영화 애호가이고 공포영화 돈주고 안봄
    평소에 겁도 무진장 많아 길거리에서 취객을 보면 최대한 멀리 피하는 편임

    아무튼 친구들이랑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서 오싹한 기분에 잔뜩 웅크리고 대학로로 나옴
    ㅇㅇ
    ㅇㅇ
    이렇게 두명씩 서서 나랑 나 룸메가 앞에서 가고 있었는데

    멀리서 노란색 반팔티를 입은 20대 아주 초반(심지어 고딩으로도 보이는) 170정도 되는 남자가 약간 눈이 풀린채로 우리쪽을 보며 다가옴

    난 모르는 사람이라 내 룸메 학교 친군가? 했는데
    그도 그럴것이 
    나 룸메 이렇게 좁게 서서 걸어가는데 
    넓은 옆을 두고 우리 사이로 지나감
    ㅇ.ㅇ?

    그 노란티가 지나가니까 룸메가 눈이 동그래져서 뒤를 쳐다봄
    아는 사람이가? 학교친구? 하고 물으니 아니?
    라고 대답하고 자꾸만 뒤를 쳐다봄
    왜그러냐 물으니 쟤가 지나가면서 가슴을 만졌다는 거!!
    우리는 모두 여자기에 일단 상황판단과
    저 취한 추행범을 잡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할까 무기는 없겠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기위해 제자리에 서서
    노란티의 뒷모습에 시선을 고정하며 있었음


    무서워서 (영화로 인해 있었던 공포감 + 취객 + 게다가 추행범 =극도로 무서움)   쩔쩔매고 있는데
    아니 이 노란티가 어떤 무리에 붙잡혀서 갑자기 
    싸대기를 계속 맞고 있네?
    무리에게 잡혀있다는 사실에 용기를 얻어 쫓아가보니 
    그 무리는 딱 봐도 대학가에 술마시러 행차하신 고딩들 (여자2+남자2) but 싸대기를 세차게 때리시는 분은 여자고딩ㅋㅋㅋㅋㅋㅋㅋ

    정황을 살펴보니 그 노란티가 여자고딩도 같은 방법으로 만져서 그 여고딩이 술도 취했겠다 열받아서 때리고 있는 것 같았음

    나는 세일러문이 변신할때 공격 안하는 적들을 보며 늘 한심함을 느끼며 자랐고
    틈과 타이밍의 중요성을 중시 생각해왔기에 
    바로 112애 전화를 걸어 위치를 설명해드림

    근데 이 경찰이 올때까지 성추행범이 가만히 있지 않고 자꾸 도망가려고해서 
    주변에 도와주세요라고 엄청 소리쳤는데
    고딩무리 중 남학생도 그렇고 대학로에 그 많은 지나가던 사람들도 그렇고 아무도 안붙잡아줌...
    심지어 싸대기 강타녀는 분에 못이겨 우왕좌왕 한다고 추행범을 방치함 ㅠㅠ

    나는 겁이 너무 많아서
    내 폰으로 신고까지 했는데 경찰분들이 왔을때 범인이 없으면 내가 혼날까봐
    필사적으로 혼나기 싫어서 노란티 옷자락을 붙잡음
    (너무 꽉 쥐어서 옷이 다 찢어질 정도로 ㅜㅜㅋㅋㅋㅋ)

    몇분뒤 경찰분들이 오셨고 노란티를 경찰차에 태우고 
    우리에게 뭐 고소하실거냐? 이런 내용을 물어보셨는데

    이 정신 못차린 노란티가 경찰차 반대문을 열고 도주를 시도함
    (근데 경찰차 문은 안에서 안열리는 걸로 알고 있는데 왜 열린건지 모르겠음..)

    경찰분이 잡아서 다시 넣고 우리는 파출소에가서 진술서를 쓰고 처벌을 원합니다를 쓰고 집에가서 잤음

    거기서 끝난 줄 알았는데 다음날인가 그 다음 날인가
     경찰서에서 전화가 와서 합의 하시겠냐 합의 하는게 낫다 이런식으로 말씀하셔서 
    돈이 없던 대학시절 우리는 돈 주는 건가 하고 찾아감

    그때 본 여고딩이 있어 안녕? 인사하고

    가해자 아버님께서 노란티가 (20살) ROTC가려는데 빨간줄 있으면 안된다고 연신 죄송하다며 ㅠㅠㅠㅠㅠ

    나쁜 노란티쉐키....

    이십만원을 합의금으로 주셨음(룸메에게)


    우린 그걸로 그동안 노란밥을 만들어내던 밥솥을 버리고

    새! 밥솥을 구매하고

    여름의 끝자락이 되어서야 선풍기를 구입할 수 있었음



    아무쪼록 그 노란티가 앞으로 술을 조심히 먹고 그런 실수아닌 실수를 다신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든다?
    어떻게 끝내야할까?

    요약

    1. 만취한 20살 성추행범이 대학로에서 내 룸메가슴을 만지고 지나감
    2. 지나가던중 여고딩 가슴도 만짐
    3. 여고딩 빡침 잡힘 싸대기맞음
    4. 경찰부름
    5. 삶이 물질적으로 윤택해짐 

    룸메도 단순한 해프닝정도로 생각하는 멘탈 갑 소유자라 정말 다행으로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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