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보살핌을 많이 받고 자란 편은 아니었어요
선생님들도 대부분... 기초생활대상자나 차상위계층... 그렇게 생각하셨다 하고
그냥 가난의 냄새가 저한텐 났었던거같아요
불우한 가정과 가난의 냄새...
근데 집이 진짜 가난했던 건 아니고... 부모님이 제게 별로 신경을 안쓰셨죠...
물론 돈도... 관심도...
부모님은 그저 순종적이고 이왕이면 공부를 잘 하는 자식을 바라셨지만
전 둘 다 아니었죠
대학교 3학년때 쯤 되서야
용돈을 50만원씩 받게 되었는데 자취했어요
생활비 포함금액...
30받을 때도 사치스럽단 말을 많이 들었죠
돈 잘쓴다고... ㅋㅋ
지금은 30 40정도 받아요
요즘엔 더 아까워하시는 거 같더라구요
옛날에 아팠을 때 돈이 없어서 병원 미루다가
더 못참겠어서 갔을 때
의사선생님이 왜 이제서야 왔냐고... 많이 아팠을거라고 그러셨을 땐
부모님한테도 받아본 적 없는 그런 걱정과 다정함에
눈물이 막 쏟아지더라구요
그냥 그런게 생각나서 서운해져요
부모님이 돈을 아까워할 때마다요...
이해는 해요... 아까울 수 있단거.,, 근데 난 자식인데
좀 더 소중히 여겨줄 순 없는건지
엄마가 옷을 사준건 중학교 입학할때 한번, 중학교 수학여행 때 한 번,
대학교 입학할 때 한번
어느날 런닝 사온거...
그게 다예요...
부모님한테 다정함을 바라는 건 이제 틀렸단 걸 알아요
속상한거 서운한거 털어놓으며 엄마아빠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고싶지도 않구요
그런거 말해봤자 부모님은 제가 공격한다고 느끼시고
방어에 급급하시니까
더이상 상처주고싶지도 않고
제가 대인기피증도 있었고 광장공포랑 공황발작도 앓았거든요
그것만 해도 부모님은
가슴이 아프시니까
더이상 상처주고싶지 않은데
근데 부모님이 아까워할때마다 귀찮아할때마다 마음이 참 아파요
부모님이 피곤하시고 그래서 저한테 별로 신경쓰고싶어하지 않아하시니까
자취 시작할때도 짐옮기는 거
차있는 선배한테 사정해서 저혼자 옮겼고
자취하는 동안
차로 그리 멀지 않은 부모님집...
기름값 아깝고 운전이 피곤하다고 안오셔도
부모님은 늘 그래오셨으니까 이해하거든요...
그런데 제발
돈만큼은...
제가 정말 말랐었는데 이제 좀 살이 통통히 오르고 있어요...
부모님은 제가 찌든 마르든 그냥 외식 안하고 돈 안쓰고 집에서만 밥을 먹으면 좋아하시겠지만...
전 맛난거도 먹고싶고 이제서야 해골같이 안살고
내몸에서 풍기던 그 찌든 가난냄새와 우울함을 잊어가고 있었는데
다시 또 그생활이 돌아오는 거 같아서
지긋지긋 해요...
제가 부모님 돈을 막 쓸 권리는 없단 거 알아요...
하지만 저도 소중한 딸이고 싶어요
엄마는 돈부치는 걸 깜빡한거라곤 하지만 그런거라기보단
그냥 아까우셨던거죠...
용돈 부쳐달라고 왜 안부쳤냐고 하면 나중에
돈독올랐다 너는 돈을 너무 헤프게 쓴다
돈밖에 모른다
그런소리 들을거고
그냥 가끔은 낭비나 소비같은거 안하게
내가 죽어서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근데 그것도 전 자격 미달이에요
저한테 쓰인 돈을 뱉어내고
부모님께 드릴 정신적 위로금을 마련한 뒤 죽어야 죽을 자격이라도 있겠죠
돈만
떨어지면
죽고싶어져요
세상에 날 보살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거같거든요
아무도 날 원하는 거 같지 않고...
부모님한테 받아본게 돈밖에 없어서
그거라도 없으면
난 버림받은 기분이 들어요
내가 죽는걸 바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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