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던중 듣게된 이야기인데 듣고선 제 개인적으로는 너무 소름 끼치는 이야기였던지라 글재주가 없는 저지만 이렇게 써봅니다. 저희 어머니는 경북 문경시의 어느 깊은 산골 작은 깡촌 마을에서 나고 자라셨습니다. 어느날 학교에서 하교하고 돌아오던 어머니는 굿을 하는 장면을 보게 되셨답니다. 작은 시골 마을에 무슨 큰 행사인거마냥 어린 나이에 당연한 호기심으로 그 장면을 보는데 마을 어른들 말씀으론 그 집에 따님(이하 아가씨라 지칭하겠습니다.)되시는 분이 귀신이 들려서 정신이 흐려지고 망가졌다하여 부모가 귀신을 떼낸다고 무속인을 부른거라고.. 아가씨를 앉혀놓고 천을 뒤짚어 쒸우고, 그 주변으로 칼을 휘두르고, 팥을 뿌리기도하고, 요란하게 들려오는 북치는 소리.. 꽹과리치는 소리.. 방울 소리.. 그리고 무속인의 알 수없는 말들과 몸짓과 행동들.. 한참을 그렇게 구경을 하시다가 충격적인 장면을 보게 되셨는데 천을 걷어내고 아가씨를 눕히더니 무속인이 아가씨의 목을 밟고 올라서서는 독한 것이 붙었다며 사정없이 밟고 눌러되더랍니다. 호흡이 제대로 되지않으니 얼굴은 일그러지고 입에는 거품을 물고, 눈은 뒤집어지고, 몸은 떨리고, 외마디 비명 조차 지르지 못할 정도의 고통.. 누구도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합니다. 심지어 그 부모 조차도.. 그 당시 어린 어머니는 너무 놀란 나머지 집으로 도망치듯 왔고 그 일로 충격을 받아서 몇일을 가만히 누워서만 지내고 집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앓으셨다하였습니다. 한동안 그 장면이 잊혀지지않아 많이 힘드셨던거죠. 후에 그 뒷일이 궁금하여 외조부모님께 여쭈어봤는데 그 집 아가씨 죽었다고.. 그 날 굿했는데 어찌 됐는지 죽어버렸다고.. 무속인은 독한 것이 제대로 붙어서 작정을 했고 당신네 딸을 데리고 갔다고.. 뻔뻔하게도 아무렇지않게 굿값을 받고 돌아갔고 그 일이 있고 얼마후에 남은 가족들은 이사를 가셨다했습니다 어머니가 회상하는 그 아가씨는 정신이 멀쩡했을때에나.. 이상해졌을때나.. 여전히 꽃을 좋아했다던 순박한 시골 아가씨로 얌전하고 성품은 착하다하셨습니다. 아무 이유없이 정신이 흐려지고 그로 인해 억울하게 희생당한 그 아가씨의 한은 어찌 풀릴까요? 그리고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살인을 저질러놓고 또 어디선가 무속활동을 해왔을 그 무속인.. 그것을 또 당연하게 생각했었을 무지한 마을 사람들.. 60년대말.. 70년대 초.. 깊은 산골 작은 깡촌 마을에서 일어난.. 지금은 묻혀버린 사건이지만 저희어머니는 아직도 안잊혀진다하십니다. 불쌍한 그 아가씨의 영혼이 좋은 곳에서 편안히 지냈으면하고 작게나마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