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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65765.html
전직 국가정보원 고위관계자 <한겨레> 인터뷰
“76명 3개팀 활동…MB정부 홍보하다 영역 확장”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국정원에 심리국이 만들어진 연원과 활동 내역에 대해 설명해 달라.
“엠비(MB) 정부 들어서부터 4대강을 비롯한 치적홍보에 혈안이 돼 있었다. 그걸 하기 위해 최초로 만들어 진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치적 홍보만 한없이 할 수 없으니 정치적인 것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야당이나 야당 인사에 대해 이념적인 문제, 또는 엠비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 기사에 대한 댓글, 이런 걸로 시작했다가 정치적 문제, 이념 문제(까지 다루는 방향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형식으로든지, 심리전을 한다면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심리전은 국가 정보기관이 할 일이 아니다. 대북 심리전에 국한되어야 한다. 엠비 치적 홍보만 해도 담당 부처가 해야 될 일이다. 정보기관 본연의 임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임무가 좌파와의 사상전이었다는 말도 있었다.
“지난해 연말쯤 전산직 요원들을 중심으로 심리전단으로 배치해서 3개 팀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3개 팀이 다니면서, 그들이 하는 업무가 언론에서 말하는 ‘(댓글)알바’ 수준의 업무를 한다는데 대해 직원들 사이에서 자존심이 상한다는 말이 많았고, 그래서 저도 듣게 됐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올 5, 6월께 자세히 듣게 됐다. 담당 직원들이 ‘나중에 이게 드러나게 되면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다’고 말하곤 했다. 물론 직원들에게는 이 문제의 심각성보다 (업무 성격에서 오는) 자존심 문제가 더 컸다. 정말 댓글 달기에 치중한 업무지시를 받아서, 나가서는 아이피(IP·인터넷 주소) 추적을 막기 위해 시내 피시방과 카페를 돌아다녔다고 한다. 이런 와이파이존을 다니다 보면 추적이 전혀 불가능해 진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를 가지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추적 불가능하다. 제가 듣기로는 아이디 10개쯤 가지고 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국정원 여직원) 문제도, 집에서 근무했다고 해도 문제고, 집이 아니고 안가라고 해도 문제다. 다른 국정원 직원들은 정말 불철주야 열심히 일하는데, 그렇게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형태가 없다. 일반국민이 보면 정말 ‘신의 직장’이 따로 없다고 비아냥 거릴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그 직원에 대한 보도 내용을 보면 하루에 불과 몇 시간 근무한 것으로 돼 있는데, 그 직원도 열심히 근무했을 것이다. 그런 논란들이 안타깝다.”
-심리국이 만들어진 배경과 과정을 설명해 달라.
“국정원이란 조직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어디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안다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나 특이한 행동들, 특별한 목적을 갖고 하는 행동들은 이제는 수면 아래서만 머물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이제는 직원들에게도 위에서 다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불안감이 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심리단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돈다. 특히 이 건은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문제다. 소위 말하는 ‘댓글 팀’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라서. 이게 어떻게 덮어질 것인가. 거기서 일하는 직원이 한 76명 정도 된다. 정말 엄선된 엘리트, 고도로 숙련된 엘리트 76명이 이렇게 움직였다면 그 자체가 창피하지만 언젠가는 다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논점은 국정원 직원들이 야당 지도자나 유력한 야권 인사에 대해 비판적인 댓글이나 비판 논리를 전파했느냐가 쟁점인데, 그 부분은 어떻게 알고 있는가.
“그런 부분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가령 그 직원이 약간 특수한 업무, 예를 들어 대통령 치적 홍보 정도를 했다면 집안에 있던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즉시 제출하지 않았겠나. 그렇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국민 의혹이 집중됐고, 그걸 자인하는 꼴이 됐다. 저는 야당 인사를 비판하고, 박근혜 후보를 띄우고, 그런 활동이 있었다는 이런 이야기들을 실제로 들었다. 요원 70여명을 모아, 놀기 위해 조직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은 아이디를 어떻게 확보했나?
“지인과 가족들 명의로 쓴다고 알고 있다.“
-문제의 직원이 쓴 노트북이 업무용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외부 반출이 되나?
“반출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다. 외부 노트북 들어갈 때도 반입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가 듣기로는 그들에게 노트북과 스마트폰이 지급됐다고 들었다. 또 피시도 이용했다고 하고. 장시간 작업을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트북을 가지고 나오지 않고) 외부저장장치(USB)에 내용을 저장해 나와서 날렸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리고 ‘젊은 느낌이 나게 댓글을 달아라’, ‘사용하는 용어를 젊게 사용하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한다. 거기 근무하는 직원들 대다수가 젊은 세대이기도 하다.”
-저희 취재로는 심리전단 직원에 20~30대 IT 컴퓨터 전공자 많다고 하던데.
“소속직원 직렬이 수사도 있고 정보도 있을 텐데, 전산직렬이 많이 갔다고 알고 있다. 그 직원도 전산요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 원래 심리전에는 전산요원들이 그렇게 필요하지 않다. 그 업무(사이버전)를 위해 특별히 충원된 직원들이다.”
-대북 심리전단은 이전 정부 때도 존재했다는데, 대북심리전은 어떤 일을 했는가.
“군대에서 하는 심리전 있잖나. 적의 사기를 꺾기 위한 여러 활동을 ‘대북 심리전’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대남 심리전’ 개념은 있을 수 없다. 적의 개념이 들어가는 것인데, 전쟁과 적의 개념을 상정한 활동이라면 이건 정치적인 문제도 있고, 국민을 보는 시각이 좀 달라진 것이라고 본다. ”
-일반 국정원들의 업무형태와 문제가 된 직원의 업무 형태를 비교해 달라.
“일률적이지 않지만, 그 여직원과 같은 근무 형태는 없다. 각자 정보활동 목적 위해 출근했다가 사무실에 보고하고 외부 활동 나가고 그런 식이다. 그런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나이로 보면 하위직 직원인데, 3~4시간만 회사에서 일하고 집에 있는다는 것은 비정상적인 근무형태다.”
-그런 조직이 만들어진 것은 원세훈 원장 지시라고 봐야 하나?
“조직이 신편(새로 만들어지거나), 증편되는 것은 담당 부서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기조실 조직과도 있고, 무엇보다 원장 재가를 반드시 받아야 하지, 차장이나 국장이 임의대로 절대 못한다.”
-심리국에 만난 분들을 만나 들으신 이야기인가?
“그렇다. 그래서 제가 들은 거다. 실제 일하는 직원들은 첫번째가 정말 자존심 상한다는 이야기이고, 두번째가 나중에 문제될 수 있다는 그런 내용들이다. 일반적으로 그 두가지 기조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정치개입을 금지하는) 국정원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본인들도 인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 하는 일들이 정치적인 일이고, 그러다보니 담당 직원들은 그 부담감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경찰 발표로는 직원 컴퓨터에 댓글 기록 없다고 했는데.
“경찰대 표창원 교수 말이 굉장히 객관적이지 않나 싶다. 증거, 증거하는데 증거는 현장에 있었던 거고, 증거 확보 노력은 경찰이 했어야 하는 것이다. 그 직원이 아무 문제도 없었는데 38시간 집 문을 걸어 잠그고 있었다는 것은 저희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수사결과를 발표하려면 복구된 아이디가 무엇, 무엇인데, 그것으로 어떤 내용의 글을 썼는지 확인됐고, 그런 점들을 밝혀야 한다. 그런 절차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삭제됐다면 복원된 게 무엇인지도 경찰이 밝혀야 한다. 국정원과 그 직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밝혀야 한다. 우리끼리는 우스갯소리로 국정원 직원임을 알 수 있는 것이 2가지라고 한다. 하나는 목걸이(국정원직원 신분증)이고, 하나는 휴대폰이다. 왜? 국정원 직원은 스마트폰 못 쓴다. 그런데 그 직원들에게는 스마트폰을 지급했다. 그러면 경찰도 그 직원 핸드폰은 국정원이 지급한 것이니, 객관적으로 제출받아서 수사했어야 한다. 38시간 동안 뭐가 어떻게 삭제됐는지도 모르는데, 발표도 안 해주고 결정적 증거물인 스마트폰마저 개인 프라이버시라고, 그러면 노트북과 피시는 왜 제출받았나 궁금하다.
지금 국정원에서 스마트폰을 쓰는 직원은 없다. 원내에서 보고서 촬영해 어디론가 전송하면 어떻게 하나. 그래서 못쓰게 한다. 심리단 요원들에게는 그걸 지급한 목적이 있을 건데, 그 논란은 어디로 가버렸나.”
-이들에게 제공된 사무실 있는 경우도 있나?
“직원이 있던 곳은 사무실 아닐 것이다. 제가 알기엔 심리국 요원들에게 ‘집에서 근무하지 말라’는 강력한 지시가 있었다. 직원들이 장시간 일해야 하니까 힘드니까 집에서 하는 경우도 꽤 있었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
-주로 어디에 댓글을 다는 일 을 하는 것인가?
“다음 아고라를 대상으로 맨 처음 시작됐다. 그 뒤로 대부분의 사이트는 다 들어갔다고 이야기하더라.”
-최근에 들은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인가.
“(심리단 일은) 직원들이 많이 알고 있는 사안이었고, 문제가 된 다음날 감찰실 보안조사 과정에서 심리국 소속 직원들 차 트렁크를 뒤졌는데 거기서 ‘작업 지시서’가 몇개 발견됐다는 말을 들었다. 기본적으로 창피하다. 국정원의 처리 과정도 미숙하고. 직원들은 아마 자존심에 많은 상처를 입었을 거다.”
-작업지시서가 뭔가? 감찰이 자체 조사를 했다는 이야기인가?
“저도 몇 장 발견됐다고 들었다. 사회적 물의가 된 사안에 대해서는 감찰이 적극 개입한다. 그 경우는 (오피스텔에서 일하던 직원의 경우에는) 내부 직원의 제보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찰에서 담당 업무 직원들의 차를 뒤지는 1차적인 보안조사였던 것인데, 엉뚱한 작업지시서 등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된 직원의 대처방식은 어떻게 생각하나.
“그게 감금일 수 없다. 자기가 스스로 잠그고, 못 들어오게 방어막을 친 거지. 감금이라고 할 수가 없죠. 국정원 직원을 불법적으로 감금한 것이라면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서 구출을 했어야 한다. 정보기관원이 불법적으로 감금 당했다면 공권력 투입해 119 사다리로 구출했어야지. 지금은 진실을 은폐해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중에 그 피해는 전체 직원들이 입게 된다. 누가 봐도 은폐인데, 그러면 결국 조직이 죽게 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없으신가
“그 직원이 회사에 있던 시간 이외에 집에서 무슨 일을 했는가, 하는 것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경찰 수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그 직원은 아무 것도 안 한 것이 된다. 그러면 그 직원은 뭐를 했는가. 그러다 보니 신의 직장이라는 식의 비아냥이 나온다. 국정원 직원 명예는 어떻게 되나. 그 직원의 근무형태는 전혀 상식을 벗어난 것이고, 경찰 발표 대로라면 무위도식한 것밖에 더 되냐. 특수업무를 했다면 특수업무가 뭐였는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무엇을 얼마나 감출 게 많길래 국가 공무원이 아무 것도 안했다고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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