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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2119
    작성자 : 겸밍
    추천 : 19
    조회수 : 2967
    IP : 112.160.***.105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7/01/13 01:04:18
    http://todayhumor.com/?panic_92119 모바일
    잠이 안와서 끄적이는 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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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공포 게시판 눈팅만 하다가 자야하는데 자긴 싫고 해서 끄적여보는 집 이야기입니다.

    이 집에 이사온건 제가 고등학교 1학년때 6월? 7월쯤? 
    1학기 끝 물쯤 수학여행(수련회일수도)이 끝나고 이사했었던 집에 관한 썰입니다. 
    그렇게 무섭지 않은 이야기 일수도 있지만 제가 그동안 겪어왔던 일 중 가장 공포에 가까운 일들을
    이 집에 이사온 뒤 겪어서 집과 연관이 있는게 아닐까 싶어요. 



    방구조.png



    우선 집 구조는 이런 형식이었습니다. 살았던 집은 5층이었구요. 
    처음 이사했을땐 제가 작은 방을 쓰다 안 방으로 방을 옮기고 안 방이 큰 방 쪽으로 이동했어요. 
    제일 먼저 풀 이야기는 제가 작은 방을 쓸 때입니다.


    (1) 작은 방

    수학 여행을 다녀온 뒤 짐 정리가 되지 않았고 제일 작은 방이어서 일단 짐을 방에 몰아넣은 뒤 저는 주로 거실에서 취침했습니다.
    저는 거실에서 자는게 그렇게 좋지 않았어요. 부엌에서 항상 누군가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거든요.
    부엌에 원래 자주 있진 않았지만 밤에 물 마시러 정수기 앞에 서있는 시간조차 등이 쭈뼛거리는 느낌이 별로였습니다.
    고등학생이라 일찍 등교해서 야자까지 하느라 집에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서 유야무야 넘어가던 날이 반복되다 여름 방학이 되었습니다.
    방학엔 점심을 먹지 않고 하교해서 오후면 늘 집에 왔던 것 같아요.
    집에 오자마자는 씻고서 바로 컴퓨터 자리에 앉았네요. 
    그 날도 어김없이 컴퓨터 자리에 앉아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맞벌이 부모님에 중학생이었던 제 동생은 하교 후 바로 학원에 가는 일정이라 오후 6시까지는 보통 저 혼자 집에 있습니다.
    한 4시쯤 됬던 것 같네요. 해가 조금 뉘엿뉘엿했던 것 같거든요.
    집에 누가 들어온 것 같은 인기척이 등 뒤에서 느껴지면서 현관 이중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아마 저는 그때 게임 상에서 레이드나 던전을 하고 있던 터라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았고 무의식중에 엄마? 라고 물어봤던 것 같네요.
    그 정도로 집에 누가 왔다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역시나 게임에 집중하느라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그냥 바로 착각했나보다 마무리 하고서 잠깐 의자 등받이에 기댔는데
    몸을 뒤로 기대니 그제서야 열려있는 방문으로 큰 방의 베란다가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큰 방은 바로 옆이 베란다라 벽면이 전부 큰 창문이었고 
    투명한 유리창문 - 불투명한 창문 - 투명한 유리 창문 - 불투명한 유리창문 순으로 창문이 되있었어요. 
    베란다에 서있는 검은 실루엣이 첫번째 투명한 유리창문에 서있는게 곁눈으로 들어오더라구요.
    제 쪽을 바라보는 듯 서있다가 이내 몸을 돌려 불투명한 창문쪽으로 지나갔습니다. 
    저는 순간 얼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틀어놓은 노래 한 곡이 끝날때까지 가만히 있었어요. 
    도둑일까라는 생각도 들고 막상 낯선 인기척을 느끼니까 그렇게 되더라구요. 
    거실 베란다의 끝은 보일러가 설치되있는 작은 창고라 창문을 열고 큰 방으로 오거나 아니면 다시 되돌아오는 길 말고는
    나갈 수 있는 길이 없습니다. 더욱이 5층이구요. 
    용기를 내서 거실에 있는 아버지 골프채를 들고 거실 베란다를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이 외에도 방을 정리하고 작은 방에 잠을 잘때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라던가 냉장고 문을 여는 소리 등을 자주 들었습니다.
    이때까진 제 착각이나 생활 소음을 오해한게 아닐까라고 생각했었어요.



    (2) 안방으로 옮기고 나서

    안방으로 옮긴 뒤 저는 컴퓨터를 제 방으로 들였습니다.
    저 자리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으면 등 뒤에서 정말 누군가 쳐다보는 느낌이 강했고 
    무엇보다 새벽까지 컴퓨터를 하지 못해서 옮겨달라고 아주 강하게 주장했습니다..(죄송)
    사소한 불쾌함 말고는 그 뒤로 별 탈도 없었고 옮긴 방에선 문만 닫으면 부엌이 시야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부엌이 싫어서 여름에도 방문을 걸어 닫는 것 빼곤 별 문제없이 지냈습니다. 그 해 겨울이 오기 전까지요.
    겨울 방학이 되고 위의 이야기와 같이 제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저는 집을 좋아해서 집 밖을 잘 나가지 않았어요. 지금도 그렇지만요;
    이 때는 새벽이었는데 늦은 시간까지 게임에 빠져있어서 저는 늘 시끄러울까봐 방 문을 닫고 있었고
    겨울이라 날도 추워서 모든 창문을 꼭 꼭 닫아둔 상태였습니다.
    게임을 너무 오래했나 머리가 아파서 잠깐 끄고 웹서핑을 하고 있었어요.
    그때 누가 바로 옆에서 제 귀에 바람을 부는 것 처럼 후, 하는 소리와 조금 미지근한 바람이 뺨에 닿더라구요.
    방엔 저 혼자였는데 말이에요. 
    졸려서 반은 비몽사몽하고 있던 터라 무슨 깡이었는지 별 반응도 안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나서 몇일 뒤 일 거에요. 보충수업을 마치고 와서 교복을 갈아입고 있었습니다.
    갈아입을 티를 어깨에 걸쳐두고 옷장에서 바지를 찾고 있는데 티가 어깨에서 흘러내리더라구요.
    저는 별 생각없이 떨어진 티를 주우려 허리를 숙였고 무언가가 제 머리 바로 옆으로 둔탁한 소리를 내면서 떨어지더군요.
    옷장 옆에 걸어둔 십자가였습니다.
    어렸을때 잠깐 성당을 다녔었는데 그때 샀던 십자가를 어머니가 아직도 가지고 오셨었나봐요.
    머리를 아주 조금만 더 옆으로 틀었으면 바로 십자가를 맞고 몇바늘 꿰매는 수술을 했었을거에요.
    생각보다 십자가가 무겁고 각이 날카로웠거든요.
    머리카락을 스치고 떨어지는 느낌까지 났으니 이건 조금 무섭더라구요. 
    걸어두기 위해 벽에 박아둔 못은 그대로인데 십자가만 누가 건든 것처럼 떨어져서 이쯤이면 고의성이 다분한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살면서 딱 한번의 가위를 눌려봤는데 그 가위가 이 날 있었던 일입니다.

    늘 벽을 등지고 잤는데 이 날은 벽을 마주보고 잤네요. 
    갑자기 자다 깨게 됬는데 벽을 마주보고 있는 자세가 너무 불편하게 느껴져 몸을 움직이려하니 움직이지 않더라구요.
    이게 가위인가 싶은 생각이 드니까 순간 잠이 확 깨게 됬어요.
    잠이 깨면서 주변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는데 주온에 나오는 귀신 소리 아시나요?
    꺽꺽 거리는 그 소리.. 그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더라구요. 마치 다가오는 것 처럼?
    가위에서 깨려고 몸부림을 쳐보는데 아무 것도 움직이지 못하겠고 눈을 뜨자니 험한 걸 볼 거 같고..
    그냥 눈을 감은 채 가만히 있었어요. 처음 눌려보는 가위라 그런지 무섭더군요..
    그러자 누가 제 등을 손가락으로 꾸욱 누르는데 쿡쿡 찌르는게 아니라 꾸-욱 하고 한번 누르더라구요.
    조금 아플 정도로 깊게요.
    그리고 이어서 한번 더 꾹 누르는데 세번 누르기 전에는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이 정말 간절히 들었어요.
    가위에서 깨자마자 자동반사처럼 저절로 몸을 일으키게 됬습니다. 
    몸은 식은 땀 범벅이고 몇시간을 가위에 눌린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시간을 확인하니 제가 잠든 시간에서 고작 2시간 지났더군요.
    세수나 하고 다시 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방문 쪽으로 몸을 틀었는데 방 문이 열려있었어요.
    저는 부엌이 싫어서 꼭 잘 때 방 문을 닫고 자거든요. 
    지금은 이사했지만 여튼 이 뒤로는 잘 때 문을 닫는 것 말고 아예 방 문을 잠그고 잤습니다. 

    이 집에서 한 2년 정도 살았던 것 같아요. 
    가족한테 말은 안하고 그냥 저 혼자만 유별나게 그러는 걸까봐 말 안하다가
    이사 하고 나서 반 장난 섞어서 제 동생한테 이야기를 해주니까 제 동생은 귀신같은걸 봤다고 그러더군요.
    여자였는데 동생 방에 있는 옷장 위 공간에서 제 동생을 내려다 봤다고 해요. 한번은 아니고 몇 차례 본 것 같았습니다.

    집에서 겪은건 이 정도지만 이 집에서 살 때 집 밖에서도 이상한 일을 몇 번씩 겪었어요.
    학교에서 수업중에 지루해서(그러면 안되지만) 잠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는데 
    친구 책상 밑에서 뭐가 움직이기에 자세히 봤더니 어떤 여자가 얼굴만 둥둥 뜬 상태로 입꼬리가 귀까지 걸리게 웃는 표정인 채
    양 옆으로 미친듯이 고개를 흔들고 있었습니다. 눈을 감았다 뜨니 아무것도 없어서 잘 못 봤나 생각하고 있어요.

    다른 거로는 옆에 서있는 친구가 분명히 입술을 움직이며 뭐라고 중얼거렸는데(중얼거리는 소리까지 들음) 
    뭐라고 한거냐고 되물어보면 아무말도 안했는데 왜 그러냐는 일도 몇번씩 있었고.. 
    고등학생때가 질풍노도라지만 이상하게 이 집에서 살았던 17살~18살 사이에 부모님과 사이가 굉장히 안 좋아지기 시작했고..
    (이사한 후, 이사하기 전 그런 적 없음) 
    아버지 일도 이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사업하시는 건 아니었지만 주변 일에 잘 못 엮이셔서..; 

    저는 꿈을 잘 꾸는 편이 아닌데 이상하고 기분 나쁜 꿈들을 제일 많이 꿨던 시기인 것 같아요.
    학업 스트레스라고도 생각해보고 싶지만 저는 그렇게 학업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그런 편은 아니어서.. 이건 아니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머리카락 빠지는 꿈이 굉장히 흉몽이라고 하던데 두 번 정도 꾼 것 같아요. 이 집에서..
    고름같은게 나오는 꿈이나 여타 꾸고 나면 기분이 굉장히 좋지 않은 것들.. 저는 아직도 이 집이 싫어요. 

    어떻게 마무리 해야 할지 난감하지만 쓸데없이 사족만 긴 글이 된 것 같네요. 
    공게 여러분은 좋은 꿈 꾸시길 바라요. 저는 더 열심히 공게 눈팅 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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