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주 전 서울과 부산에 출장 다녀옴. 8번 정도 택시를 탔는데, 첨과 마지막은 서로 묵묵히 목적지까지 갔고 여섯 분에게 문재인 영업 하려고 여쭤 봄)
결론부터 말하자면 택시기사님 여섯 분 중 다섯 분은 "안철수"
한 분은 끝끝내 안 갈켜주셨지만, 다섯 분과 마찬가지로 "문재인은 북한에 자꾸 퍼주려해서 안 된다".
개인택시 모시던, 가장 연세 지긋하시던 분(=끝끝내 누구 찍을지 안 갈켜 주신 분)은 "문재인은 좌파, 좌파라서 안 돼요!!"라고 강경.
하도 좌파라서 안 된다고 하셔서 "좌파가 뭔데요?"라고 물으니 "북한 좋아하고 북한 편 드는 거"라고 하심. "설마 대한민국 나서 자라서 북한 좋아 하고 편 들겠어요. 통일되기 위해서 사이 좋게 지내자는 거겠지요".
택 : "에이 통일 안 돼요. 통일은 물 건너 갔어요" 나 : "왜요?" 택 : "안 돼요 안 돼. 좌파가 대통령되면 안 돼요. 다 퍼 주고 그걸로 핵 만들고 통일되겠어요?" 나 : "다른 나라 살아보니 우리 통일 안 되도록 미국이니 일본이니 중국이니 다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서 올인하던데, 핵있으면 있다고 없으면 없다고, 지들 맘대로 갖다 붙이는 거 잖아요" 택 : "그럼요, 이번에 중국하는 짓만 봐도 그렇더라구요" 나 : "(어?) 잘 아시네요?" 택 : "그래도 핵은 안 돼, 문재인도 안 돼. 좌파가 나라 다 말아먹었는데"
동호반복.
"박근혜는 어떻게 된대요?"라고 짐짓 물으니 여섯 분 다 "곧 나온대더라" "험한 꼴은 안 본다더라" "돈 한푼 안 먹었는데 무슨 뇌물죄" "최순실이한테 조정당한 것 뿐"이라고, 무슨 교과서에라도 나오는 듯, 똑같은 모범답안이었음.
영업하려고 내 쪽에서 말을 건 건데 여섯 분 다 "문재인은, 안보관에 문제가 있어서 안 된다"여서, "대한민국에서 군대 안 갔다 온 남자가 남잡니까? 제대로 군대 갔다온 건 문재인 밖에 없다!"고 강력히 말하니 한 분은 그 말에 조금 흔들리는 듯. 나머지 분들은 "반박해봤자 내 입만 아플테니" 식의 미소로 흘려들으심.
주위의 사람들을 다 문재인이어서, 빨리 선거일이 오길 기대하고 있었는데, 거리의 민심이랄까, 택시기사님 여섯 분 중 다섯 분은 "안철수", 한 분은 "문재인은 좌파라 안 된다"라는 강경한 말씀들이라, 나라의 앞일이 급 걱정되며 안 떨어지는 발길을 돌려 인천공항을 출발.
오유에 요즘 걱정돼서 잠이 안 온다, 살 빠졌다는 글 봤는데, 솔직히 저도 촛불집회 당시부터 대한민국 앞날이 정말 정말 걱정돼 일이 손에 안 잡힘.
게다가 국내에는 "어차피 문재인"이니까 다른 표 던져야지, 라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오유에서 보게 돼서 더욱 걱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