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에 앞서 우리를 비판하다
현재 불만이 고조된 20대 계층, 그 중에서도 남성 계층이 관심에서 벗어나거나
(간단하게 문재인 1번가에서도 사실상 취업대책이란 이름이 있을 뿐,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맞겠죠. 논란도 많습니다만)
집중 정책이 없는 점은, 사실상 이들 20대 남성의 탓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30대 40대 50대 정도의 남성들의 과오였 겁니다.
낮은 투표율.
당시 지위가 낮았던 여성에 대한 부채 의식.
그리고 이에 비례해서 차마 목소리를 낼 수 없던 남성에 대한 환경.
사회 진출 후 외벌이만으로 부양이 어려워지면서 늘어난 맞벌이에 대한 관심.
등등.
즉, 간단히 말해서 표는 적은데 목소리도 작고 경제력과 입지는 줄어든 여지까지의 세대들.
더군다나 결과로 정책일선에서 20대 남성 계층에 대해 배려를 해줄 필요성을 줄였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해결해야할 일을 떠넘기기까지 한 겁니다.
2. 정책과 비겁한 우리들
사실 여성할당제나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한 정책이 모두 잘못된 것은 분명히 아닙니다.
20대 계층에서 완화 또는 해소되었다해도 분명히 사회 전체를 보자면
여성의 사회진출은 적고, 경제력은 부족하며 경력단절을 막아줄 사회 시스템도 미비합니다.
다시 말하면 정책들의 목적이나 대의를 비판하는 건 아니란 말입니다.
그러나.
이 정책은 논란의 여지가 많고, 이 논란은 우리들의 침묵 속에서 애써 무시되고 있는 겁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20대의 남성을 쥐어짜서 3-50대 사이의 남성이 보고 있는 이득을
돌려쳐서 20대 여성에게 쥐어주면서, 메꾸겠다는 거란 말입니다.
사실 현재 경력이 단절되고 직접적인 남녀소득 격차를 만드는 세대는 3-50대에 속하고,
실제적인 피해 계층은 30-노년에 이르는 여성 계층이죠.
원래 여성 지위를 제대로 돌려주려 했다면 이 계층에서 손을 봤어야 할 겁니다.
이걸 못한 건 당연하죠.
30대 이후의 모든 남성 계층을 적으로 돌릴 자신이 있는 정당이 있을 수가 없을 테니까요.
여성할당제 대신에 만약 현재 현직에 있는 모든 여성의 이탈을 줄이고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막대한 장점과 이득을 주는 정책이 실행된다면 그걸 받아들일 분들 별로 없을 겁니다.
3. 현재 상황에 대하여
여성의 생휴에 대한 불만글들이 종종 각종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되었던 걸 본 분들이 많을 겁니다.
물론 저도 생휴를 연휴 늘리는 용도로만 악용하는 것에 대해서 곱게 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해당 글이나 덧글 등에서 생휴 자체 존재의의에 대한 악의적인 평가나
여성혐오론적 발상들이 없었을까요?
대충 또 보자면 각종 회사에서 임신으로 인한 결원이나 추가 직무를
남성들이 메꾸면서 일어나는 각종 불편에 대한 불만들도 기억이 나실 겁니다.
심지어 자주 욕먹는 직군 중 하나인 교사직에서 임신/육아/출산 관련 휴가가 다른 직군에 비해
좋은 편인 점을 비판하거나 시샘하는 글도 자주 보던 편이죠. '누군가 임신-육아 휴가를 연이은 임신으로 인해 길게 쓰고 복직했다더라...등등'
이런 사례들에서 너무 쉽게 예상 가능하듯이 현직의 시스템을 고치거나 여성에게 더 추가적인 환경 개선을 직접적으로
주는 정책이 추가된다면, 그게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겁니다.
4. 실제로 이에 대한 정책에서는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빠'도 등장 시키고, 자녀(부모 모두), 전업주부(남편이 있음)을 균형을 배려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성'만을 위한 것이라곤 오히려 '경력단절'을 극복하기 위한 책임제와 채용 장려금 지원의 한줄이겠죠.
여성경력단절로 인해 고위직의 남성편중이나 소득격차 등 대부분의 문제가 기인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것마저 비판할 남성은 많지 않기를 바랍니다만.
여하튼.
5. 여성할당제, 차별적인 정책에 대하여
이 정책의 목적은 결국 위에서 구멍난 여성의 숫자와 임금을 밑에서 메꿔서 맞추겠다는 의지입니다.
바꿔서 생각해보죠.
위에서 난 구멍을 맨 아래가 아닌, 위에서 그대로 메꾸거나 바로 아래 정도에서 메꿔보죠.
만약에 현재 회사원이신 분이 계신데, 여성 고위직이 적고 여성 평균 임금이 적으니
여성을 70퍼 정도 할당해서 승진시켜서 균형을 맞추겠다고 얘기가 나오면
곧이 곧대로 받아드리실 수 있겠습니까?
아니면 여러분이 자영업자이신데, 여성 창업/자영업자를 더 지원해서 지원금과 면세혜택을 줘서
남녀소득 격차를 메우겠다라고 하시면 어떠신지요?
또는 연구직에 계신데, 여성 과학자가 부족하니 국비 지원 연구에 많은 혜택을 준다면?
(이미 있는 얘기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미 있는 이야기도 있고, 이미 불만이 있는 이야기도 있고, 있다면 불만이 있을 이야기 투성일겁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내가/우리가 가지는/가질 불만은 20대 계층의 남성이 느낄 불만에서 조금도 '나은 것'이 없습니다.
어떤 분은 여성할당제 등의 정책의 '대의'면에서 그들에게 양보를 종용하거나 권할 것이고
어떤 분은 여성할당제로 인한 실제 피해의 '절대 수치'가 생각보다는 낮을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6. 희생은 의무가 아닙니다.
더군다나 지금의 현 여성-사회 문제에 대한 책임은 20대 남성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그 앞선 세대의 것이며, 그 앞선 세대의 정치와 사람들의 것입니다.
30대 부근의 여성이 임신/출산/육아/혼후 퇴직으로 빠진 자리를 20대 취업 여성의 숫자로 메꾼다는 발상은
위험한 이야기입니다.
실제 원치 않는 경력단절을 맞이한 여성을 위한 정책이 아닐 뿐더러, 역차별의 문제가 분명하게 같이 옵니다.
굳이 군대 이야기를 끌어오고 싶지는 않으나, 사회 진출을 2년 늦게하는 20대 남성에겐
가혹한 이야기죠.
물론 투입량이 늘어나므로 소득격차 등의 평균은 '아주 조금' 나아질 겁니다.
하지만 재벌이 돈을 쓸어담고 GDP가 올라도, 임금상승이 멈춘 우리 월급은 안오르고 경제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죠.
마찬가지 아닌가요?
문재인씨가 대통령이 되고 여성할당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투입을 늘리면, 해당 5년 동안
지표상으론 매우 호전될 겁니다.
더군다나 경력단절을 방지하거나 해소하기 위한 정책도 예정 되어 있으니 격차 극복이 가속화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어차피 여성이 더 얻을 그 파이는 남성의 파이에서 온 것일 테죠.
그런데 이 파이는 사회 전체 남성의 파이라기 보다 20대초 남성에 '국한된 파이'에서죠.
이들은 투입 전에 군대로 이미 파이를 한번 빼앗기고
투입이 될 때 또' 역차별'에 가까운 할당제라는 불이익을 받으며 파이를 한번 빼앗기고
투입이 된 후 다시 경력 단절 방어를 위한 정책에 빼앗길 겁니다.
(물론 이 부분은 정상적으로 원래가 여성의 것이라고 봅니다만)
7. 물론 문캠을 이해합니다.
지지 계층의 구조와 캠프 인사 등을 고려하면
문캠이 20대 남성에게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이나 '보상', '관련 정책' 등을 내놓기 어렵긴 할 겁니다.
이들을 외면하는 게 표계산에선 분명히 이득일 거 같습니다.
솔직히 이미 지금 제시된 여성정책 중 하나를 수정하거나 포기한다고 하면
이번엔 여성단체가 습격을 할 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은수미 의원이 남겼던 '더 적극적으로 할당제 고려하겠다'는 등의 언질은
불필요했을 뿐 아니라 현실외면이고, 사회인식이 부족한 것이라고 봅니다.
[[아주 간단하게 양성이 차별 받지 않게, 정책도 보완하고 20대 남성에 대한 정책도 추가 논의하겠다]]는 식으로
끝냈다면 '어느정도'는 무마될 수도 있는 이야기였습니다.(개인적으론 매우 좋아하는 의원입니다)
이걸 본인이 다셨는 지, 비서관이 처리했는지 모르겠으나 좀 아마추어 같은 대응이었습니다.
기름이 끓는 데, 물을 부으면 안꺼지고 번지죠. 뭘로 소화하는 지 모르겠으면 두는 게 차라리 나을 정도란 말입니다.
아직도 문재인 1번가의 정책 선전에는 20대 초 남성이 타게팅된 법안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됩니다.
사실 토론이나 각종 미디어 등에서 장병임금 개선이나 몇가지 등에 대해 나오긴 했으나
마케팅도 부족하고 할당제 만큼의 임팩트는 주지 못한 게 현실이겠죠.
8. 저는 아마 비판 받거나 무시당할 것입니다.
이미 게시판 간의 소모적인 힐난이 오간 내용이고, 외면 받는 주제이죠.
하지만 그래도 저는 위 내용에 근거하여
A. 더민, 문캠의 여성정책을 비판합니다.
B. 할당제라는 미봉책은 수정/보완 또는 폐지를 주장합니다.
C. 20대 남성 계층을 흡수할만한 포용적인 정책의 추가를 요구합니다.
9. 마무리하며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을 많이 받는 시기이기에 말씀드리지만, 저는 지지하기에 비판합니다.
(지난글 /덧글을 살펴보셔도 무관합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이나 공약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런 걸 요구하는 건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러나 특정한 문제를 특정 계층에게 책임지우거나 희생시키는 것은 반대합니다.
제가 흔히 말하는 콘크리트나 수구세력을 비판하고 반대했던 것은, 그들의 이기심과 모른 체로 말미암아
누군가가 계속 희생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그 희생자는 노동자였고, 부모님이었고, 친구였고, 우리였습니다.
그 희생을 메우기 위해 다른 희생자를 외면하는 세상은 제가 바꿔서 살고 싶던 세상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