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제가 현재의 상황에서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저는 문재인을 지지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할 때도, 그 당에는 애정이 전-혀 없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도 그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만 제가 지금 상황에서 정당에 대한 지지 여부를 놓고 다시 표현하자면
'이전 보다는 많이 지지'합니다.
그것은 더민 내부에서, 그것이 문재인씨의 역량인지 국민의 열망인지 시대의 흐름인지 더민의 자정작용인지
제가 판단할 수는 없으나, 어느 정도의 인물 교체와 제도 개선 등을 통해 나아졌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내부총질이나 자리보전에만 목을 매는 몇 인사들도 있고, 아직도 제 관점과 다른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저는 '지지'한다고 까지는 말 못할 거 같지만요.
하지만 분명히 현재 더민당 계보내에서 쭉 살펴봐도 제가 살아온 동안 가장 큰 호감도를 갖고 있는 건 맞습니다.
정의당을 잠깐 언급할까요?
뭐 통진당이니 NL이니 PD니 무슨 계니 복잡한 거 다 빼고, 심정적으론 오히려 이런 쪽 계파 정당들에
더민 계(뭐 그 와중에 당이름도 바뀌고 했으니 그냥 이렇게 표현을) 보다 호감이 높았을 겁니다.
역시 지지할 정도는 아니었겠지만요.
지난 제 비례표도 여기였습니다.
현재요? 전 비례 선택 자체도 후회하고 정의당이 더민 정도 뼈 깎는 개선이 없으면 여기에 지지나 호감을 표현할 일이
'절대' 없습니다.
굳이 메갈까지 안가도, 사용내용 공개 불가 얘기 안해도, 당장 하루 하루의 모습이나 선전을 매일 볼 수록 그렇습니다.
제게 이들은 '개혁 의지가 없는 개혁 이상론자'입니다.
자신들만의 개혁과 정의를 부르짖는 데, 여기에 현실이 빠져있어요.
집권 의지 자체도 없습니다. 집권 의지 없이 모인 정당이 보여주는 모습은 뻔합니다. 자리에 연연하고 하나하나의 이익에
집착하며 모든 상대방은 '적'입니다.
전 이런 대책없는 이상주의자들 보다는 대책을 세우고 수정해나가는 현실주의자에게 가치를 느낍니다.
다른 구태 정당은 뭐 언급할 가치도 없으니 생략하겠습니다.
해당 정당의 지지자분들은 왜 우리가 구태냐, 더민은 구태 없냐라고 하시겠지만.
더민에 구태가 아직 꽤 남아있는 것과, 구태를 기반으로 정상적인 것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과는 비교할 얘기도 아닙니다.
저는 현실 세계가 눈에 보이고 느낄 수 있게 변하는 걸 바라는 사람입니다. 물론 제게도 저의 이상론이 있지만요.
제가 더민당을 지지한다고는 말할 수 없어도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건 이런 이유입니다.
국민합의를 나타내는 의석과 지지율, 실천-변화의 의지 등.
이전 글에도 썼지만 제 개인적인 경제적 이득이나 삶의 질은 보통 문재인씨가 아닌 후보(또는 더민당)가 당선되는 게 유리할 겁니다.
하지만 하나 하나의 이익이나 이상을 고집해서 기회를 놓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10가지 손해를 봐도 내 이상론에서 11가지 장점이 있다면, 제 현실세계에서는 충분해요.
21가지 모두를 이루어줄 후보 따위 저는 근 20년의 투표 기회 중에 단 한번도본 적도 없습니다.
단순히 이걸 숫자로 보자면 허경영이 가장 많이 겹치는 숫자가 나왔겠습니다만
이 친구는 대책 없는 이상론자도 아니라 대책 없는 사기꾼이죠.
정말로 본 적이 없어요.
모든 이상에 부합도 하며, 그걸 정말로 실현해줄 믿음을 주고, 그런 행태를 유지한 사람. 없습니다.
가장 많이 일치하며, 신뢰도 주고 행적이 꿋꿋한 사람은 현재 후보 중엔 문재인씨 외에 있나 싶네요.
사실 제가 바라는 것은 문재인씨가 제 이상과 더 많이 부합할 사람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겁니다.
지옥에서 한발 올라서면 현실이지 천국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다못해 올라가지 못해도 현실 세계의 빛이 보이는 구멍이라도 내줬으면 합니다. 그것 뿐이에요.
그리고 그때에 더민이 더 개선이 되어서 제가 '나는 더민을 지지한다'라고 제 스스로에게 당당할 수 있었으면 하구요.
임대업을 하시며 완화된 부동산 관련 대책에 득을 보는 어머니는 저를 이상론자라고 하십니다.
임대업 하시는 어머니를 두고, 경제적 이득은 다소 포기하고 다른 것을 취하고 싶은 저는 스스로를 현실주의자라고 보지만요.
자신이 서있는 풍경에서 다른 이를 바라보는 것이니 당연한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메갈에 본노하고 여성정책에 비판하는 글을 쓰면서도 문재인씨를 지지하는 남자이고
동성애 발언에 아쉽고 관련 입장에도 동의하지 않지만 그래도 지지하는 이성애자입니다.
경제정책도 여성정책도 동성애 관련 입장도 저는 내 줄 수 있습니다. 정확히는 기다려줄 수 있어요.
하나. 하나. 하나 그 무엇도 내주거나 유보할 수 없다면 현실 안바뀐다고 보거든요.
실제로 지난 약 10년을 보면 우리 이미 경험했잖아요.
고 노무현 대통령과 자신의 신념이 합치하지 않는 분 많았을 겁니다. 그래서 지지율도 내려가고 지켜주는 이도 적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신념이 합치하지 않던 부분이 나아지던가요?
이명박의 뜬구름에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걸은 분들 많았습니다. 그래서 지지율도 높고 강이 망가져도 막을 이 없었죠.
그래서 자신의 경제적 이익이 다 나아지고, 우리 사회의 경제는 구름 위에 있을까요?
박근혜의 망령에 낡은 신념을 투영해서 뽑은 분들이 많았죠. 그래서 김기춘, 우병우, 최순실 등의 망령의 유산이 말아 먹었습니다.
이제사 멈출 기회가 겨우겨우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돌아왔네요.
그런데 아직도 내 신념 하나 하나의 소중함이 그렇게 간절하고, 숨을 고를 수가 없을까요.
하다못해 구태에 적폐라 불리던 이들을 신봉하던 이들 조차도 그들이 내세우고 뽑은 세력들과
바라는 모든 것이 합치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바꾸고 싶은 건 '우리'고 그 필요성이나 간절함이 더 있는 것도 '우리'인데,
안바꿔도 되는 저들보다도 인내심이 부족합니다.
이건 아이러니에요.
이 10년을 거치고도 저쪽은 적극적으로 반격하고 인내심을 발휘하는 게 20퍼는 나옵니다.(홍/유만 계산해도. 안에 있는 거 더하면....)
바꾸고 싶은 사람 아득 바득 긁어모아서 현재 문재인 후보 지지율이에요.
물론 선택은 개인의 신념과 목적에 따라, 그리고 자신이 서서 보는 현실의 풍경에 따라 하는 겁니다.
하지만 개개인이 신념과 목적이 하나로 이루어져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신 조차도 두꺼운 성경으로도 다 표현을 못해요.
자신이 원하는 가치가 무엇들로 이루어져 있는 지 서로 고민을 더 해봐야 하는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