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집
제가 경험한 정말 있었던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전에 살던 집에 관한 이야기인데, 어디에나 있음 직한 평범한 시골 단독주택이었다.
주변에 사는 사람은 대부분 친척인, 뭐 시골에선 흔한 일이다.
초등학생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초등학생 때라 거의 기억은 안 나는데, 천수를 누리셨다고 한다.
그리고 3년 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이때도 초등학생이었던지라 병명이랑 들었지만 기억 나지 않는다.
하지만 엄마랑 막 이불에 얼굴을 묻고 울었던 건 기억 난다.
그리고 3년 후에 태어난지 얼마 안 된 여동생이 죽었다.
여동생 한 명 더 있는데, 걔는 아직도 건강하고
그 다음에 태어난 여동생이 죽었다.
병문안도 몇 번이나 간데다가, 가끔 퇴원해서 집에 오면 같이 자기도 했고
화장터에서 화장하는 곳에 동생 관이 슥슥 들어갈 때
엄마가 기절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부터 엄마는 좀 기운이 없어졌다.
그리고.. 또 3년 후에
아빠가 돌아가셨다.
이건 제대로 기억이 난다.
고열을 내서 쓰러지기 일보직전에도 이건 어제 술 마셔서 숙취라며
하루도 일을 쉬지 않던 우리 아빠가 "배가 아프다"며 쉬셨다.
그리고 다음 날엔 출근하긴 했지만, 조퇴하셨다고 했다.
병원 가는 걸 거부하던 아빠에게 엄마가 울면서 가자고 하는 바람에 병원에 갔다.
그리고 부엌에서 엄마가 "아빠는 병에 걸렸어.."라고 하셨다.
나와 여동생 둘 다 깜짝 놀랐다.
암이었다.
그때부터 아빠는 입원 생활을 했고, 날마다 수척해졌다.
내가 아는 아빠의 모습이 사라졌을 때, 숨을 거두셨다.
죽기 직전에, 정말 죽기 딱 직전에 걱정하는 가족들을 안심시키려고
얼굴에 미소를 띠던 아빠의 그 모습은, 지금까지도 자랑스럽다.
그날 남은 가족 셋이서 눈물이 마를 때까지 펑펑 울었다.
아빠 장례식이 끝나고, 정신 없던 일들이 조금씩 지나갔을 때였다.
엄마는 아빠를 모신 불단 앞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출근→퇴근→불단 앞→잠
이런 생활이 반복되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이때 어떻게 죽을까 고민했었다고 했다.
문장으로 썼으니 금세 눈치 챘겠지만, 사실 실제로 겪다보면 의외로 눈치채기 힘들다.
3년 주기로 우리 가족이 죽었다.
날짜까지 딱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딱 3년 주기였다.
나는 그걸 깨닫고, 엄마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엄마는 미친 듯이 영매사라는 사람들을 불러댔다.
"전생에 나쁜 짓을 했다" 혹은 "이곳은 귀신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이라서"라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대더니
결국엔 원인을 알아낼 수 없었다.
하지만 또 남은 가족이 죽을 것 같다는 공포심에 이사하기로 했다.
그리고 빈 집은 세를 놓기로 했다.
당연히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는 말은 했다.
그리고 누가 이사오고 3년이 지나자, 거기 살던 집의 가장이 돌아가셨다.
무섭다면서 나갔다.
나중에 들었는데, 액풀이하겠다며 온 영매사가
어디서 장례식을 하다가 입을 떡 벌리고 죽었다고 했다.
결국 원인이 뭔지 알아낼 수 없었다.
지금도 우리 가족 셋은 잘 살고 있고, 그 집은 아직도 빈 채로 두고 있다.
무서워서 근처엔 얼씬도 하지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