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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ony_89309
    작성자 : 캐러브
    추천 : 7
    조회수 : 1284
    IP : 61.75.***.14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6/01/31 02:01:28
    http://todayhumor.com/?pony_89309 모바일
    [자작/팬픽] 플러리 하트와 셀레스티아 공주
    옵션
    • 창작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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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고- 플러리하트 사진보고 즉석에서 후딱 썼습니다. 어떠한 스포일러도 없습니당. 캐릭터 특징붕괴 및 비속어 주의!



    셀레스티아의 눈가가 실룩거렸다.

    아마 아무도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셀레스티아는 침을 꿀꺽 삼키며 눈앞의 상황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녀의 커다란 눈에 보라색의 갓 태어난 망아지가 비쳐졌다.

    “어…정말 예쁘구나. 정말로.”

    케이던스는 품에 안은 아이를 내려다보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매우 지치고 힘들어 보였지만 그녀의 미소는 이미 그런 고충을 잊어버린 듯했다. 샤이닝 아머는 다크서클이 잔뜩 낀 채 곁에 서서 바보처럼 헤벌레 웃고 있고.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셀레스티아는 자신도 그렇게 웃고 있기를 바라면서 침을 꿀꺽 삼켰다.

    ‘셀레스티아 시발이시여. 날개가 저게 뭐야….’

    그 꼬맹이의 날개는 정말 아름다울 정도로 거대했다. 그 작은 몸에 있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말이다.  그 모습은 천년을 산 셀레스티아마저도 질투하게 만들 정도였다. 만약 갈기에 반짝이라도 들어 있었다면 자신이나 루나의 갈기 따위는 싸구려 색종이처럼 보였겠지.

    솔직히 셀레스티아는 자신의 갈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잊고 있었는데 이 꼬맹이를 보니 생각났다. 역시 흐리멍텅한 중간색보다 하나라도 제대로인 게 낫지. 고급스러운 보라색이 어울리는 건 쉽지 않단 말야. 트와일라잇처럼 말이다.

    괜히 셀레스티아가 그녀를 1등 제자로 삼은 게 아니었다.

    ‘게다가 저 뿔은 도대체 뭐야. 애를 어디로 어떻게 낳은 거람?’

    저걸 낳다가 배가 세로로 찢어지고 산모의 목숨을 제물로 삼아 피투성이로 태어난 거라면 그 결과가 비록 비극적이라도 납득은 하겠지만, 멀쩡하잖아?! 물론 베이비 알리콘 따위를 보는 것 자체도 처음이니 무슨 일이 일어났어도 별로 놀랍진 않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진심으로? 저렇게 큰 뿔과 날개라고?

    아마 비율상으로는 자신도 쳐바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셀레스티아는 눈앞이 깜깜해지는 기분이었다. 잠깐만, 이 꼬맹이가 나중에 커서도 이 비율을 유지한다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죽지도 못하는 영겁의 세월 동안 넘버 투가 되는 것은 셀레스티아로서는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건 마치 루나 같은 인생이 아닌가!

    뭐….루나는 괜찮을 거야. 이미 천년 동안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하지만 자신은 다르다. 패배라는 걸 경험한 적이 없는 절대적 존재. 그게 셀레스티아였다.

    물론 전투에서 진 적은 몇 번 있긴 하지만 결과가 좋았으니 넘어가고…

    아무튼 루나 걔가 천년 만에 봉인에서 풀려나서 급격히 몸히 성장했을 때는 솔직히 좀 쫄렸긴 했는데, 적당한 수준에서 멈춰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랐다. 아니었다면 몇 달 안에 다시 적당한 구실을 꾸며서 달에 처박아놨을 것이다. 셀레스티아에 맹세코, 아니, 자기 자신에게 맹세코 셀레스티아는 그럴 계획이었다. 이 궁전에서, 캔틀롯에서, 아니 이퀘스트리아 전역에서 가장 비율이 좋은 암말은 자신이어야만 했다.

    그게 셀레스티아의 프라이드였다.

    “자매여. 괜찮으신가?”

    루나의 말에 셀레스티아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케이던스와 샤이닝 아머, 그리고 루나까지도 모두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중이었다. 그녀는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어? 어. 네. 아니….물론이지. 루나. 왜 그러니?”

    “아니, 이 방에 들어오자마자 한 마디만 하더니 5분 정도 애만 내려다보길래…”

    아 젠장. 내가 그렇게 오랫동안 멍때리고 있었던 거야? 정말로?

    셀레스티아는 발굽으로 이마를 치고 싶은 충동을 겨우 억누르며 모두에게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

    “애가 너무 귀여워서 그만 정신을 놓고 말았구나. 무례를 용서하려무나. 추, 축하한다. 케이던스. 네가 우리 가문에 새로운 역사를 세웠구나. 알리콘 아기라니. 정말 놀라워. 친애하는 제자 트와일라잇이 이 모습을 보게 되면 얼마나 기뻐할지.......”

    셀레스티아는 사실 자신이 무슨 말을 주절거리는지도 몰랐다. 그냥 그 자리에서 자신이 할 법한 말을 했다. 출산으로 진이 빠진 케이던스와 샤이닝 아머를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할 것이고, 알리콘 아기에 대한 것은 국가적인 축제로 축하해 줄 것이며 트와일라잇을 포함한 포니빌의 친구들이 아이를 보러 캔틀롯으로 오고 있다는 등등.

    하지만 그런 훈훈한 이야기와는 달리 셀레스티아의 속은 반대로 타들어갔다.

    알리콘 아기라고? 진짜?

    천 년 동안 산 자신조차도 해 보지 못한 일을 조카가, 그것도 입양한 조카가 해낸 것이다. 이건 정말로 쪽팔린 일이었다. 알리콘으로서의 위엄을 지키려고 지금까지 피임을 해 왔는데-상식적으로 천년 동안 처녀일 수는 없는 거고 그걸 기대하는 게 날강도 아니냐?-케이던스는 그저 원래 알리콘 왕가가 아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유로운 연애 결혼에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이 알리콘 아기는 그 사랑의 결과물이고.

    그것도 하필이면 트와일라잇의 오빠인 샤이닝 아머와….

    내가 거기 있었어야 했어. 첫 알리콘 아기를 낳는 영광은 내 것이여야 했다고!

    셀레스티아는 케이던스를 내려다보며 이를 갈았다. 괜히 샤이닝 아머에게 왕실 근위대장을 시켜준 게 아니었는데 이 건방진 기집애가 키워준 고마움도 모르고 트와일라잇의 보모를 핑계로 중간에 낚아채다니! 정말 믿을 수가 없어. 어떻게 그렇게 오래 전부터 준비했는지…정말이지 나는 타르타로스 새끼를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셀레스티아는 입맛을 다셨다.

    알리콘끼리 결혼한다고 해서 알리콘 아이가 태어날까? 그건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트와일라잇과 마찬가지로 샤이닝 아머도 그 혈통 때문인지 잠재된 마력이 엄청났다. 아마 알리콘 아기는 그 결과물이겠지. 이건 숙명이었다. 셀레스티아의 입장에서 보자면, 케이던스 덕분에  천 년 만의 기회를 날린 셈이었다. 모르지. 이 년이 사랑이라고 쓰고 마인드컨트롤로 현혹시킨 것일지도. 그건 진짜 너무 사기적인 능력 아니야? 만약 그렇다면 빌런이 멀리 있는 게 아니었다. 이건 한 번 조사해 볼 가치가 있겠군.

    하지만 설마 그래도 그렇지 갓난애가 이 정도 비율일 줄이야….

    “.......그, 그럼.”

    셀레스티아는 나라 잃은 표정을 지으며 말을 더듬었다.

    “이만 나는 가도록 하마. 오늘치 집무가 밀려 있거든. 케이던스. 너도 피곤할 텐데 그만 푹 쉬고, 필요한 거 있으면 문 밖에 아무나 붙잡고 말하면 해결해 줄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그럼 나 간다.”

    “셀레스티아 숙모님? 괜찮으세요?”

    “괘, 괜찮아. 괜찮단다. 어제 잠을 설쳐서….애가, 아니 네게 무슨 일이라도 있을까 해서….”

    “잠깐만요! 임신했을 때 샤이닝과 결정했던 게 있어요! 숙모님이 이 아이의 이름을 지어주시겠어요?”

    뭐라고? 셀레스티아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케이던스와 샤이닝 아머의 진지한 표정을 보아하니 이건 농담은 아닌 것 같다.

    “글쎄. 별로 좋은 생각 같지는 않구나. 내가 그럴 자격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저를 거둬주신 분이시잖아요. 누구보다도 자격이 충분하죠.”

    케이던스를 보면서 셀레스티아는 자신이 쓰레기처럼 느껴졌다. 동시에 쓰레기같은 기분도 들었다. 무엇 때문인지 정확하진 않았지만 쓰레기가 더블이니 기분도 두 배로 혼란스럽고 당황스럽다. 두 표현이 같은 건가? 배가 아파서 더 이상 이곳에 버티고 있기가 힘들었다. 아기의 이름을 지어달라고?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는 하나밖에 없었다.

    “플러리! 플러리 하트는 어떠니?”

    “네? 플러리 하트요? 플러리라면....”

    정말 당황스러운 심정이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떠오른 이름이었다. 플러리. 혼란, 동요. 공황이라는 뜻….

    그녀는 플러리라는 단어에서 가장 좋은 뜻을 황급히 찾아냈다.

    “그게 무슨 뜻이냐면, 저기. 질풍 같은 마음이란다! 샤이닝 아머처럼 강한 이미지와 케이던스, 너처럼 부드러운 마음의 결합을 의미하지! 그렇단다! 정말이야! 그럼 나는 일이 바빠서 이만!”

    셀레스티아는 황급히 주절거리며 뒷걸음질쳐서 방을 빠져나갔다. 케이던스는 그런 그녀를 잠깐 동안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지만, 곧 아기의 칭얼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이런 귀여운 아이에게서 관심을 돌리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금새 방 안에는 화기애애한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셀레스티아가 문을 닫기 직전에 루나가 뒤따라나왔다. 복도는 적막만이 감돌고 있는 상태였다.

    스테인드글라스 너머로 오색 빛이 내려와 두 알리콘을 감싼다.

    루나가 그 정적을 먼저 깼다.

    “난 넘버 3으로 내려갈 준비됐어. 언니는?”

    “좆같네 진짜….”

    셀레스티아는 고개를 픽 아래로 꺾었다.



    오후에 기차를 타고 캔틀롯에 도착한 트와일라잇 역시 셀레스티아의 수제자답게 내내 그녀의 시선이 알리콘 베이비, 아니 플러리 하트의 우람하고 거대한 유니콘 뿔에 가 있었다고 한다. 아마 ‘뿔이 저렇게 크면 마법력도 존나게 세겠지’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질질 끌고다녀야 할 것 같은 날개에 대한 대쉬의 관심은 말할 것도 없고….


    플러리 하트는 결국 그 이름에 걸맞게 천년제국 이퀘스트리아의 붕괴에 질풍같은 영향을 미치지만 그건 다른 이야기다.



    플러리 하트와 셀레스티아 공주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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