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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9295
    작성자 : 호랑누나
    추천 : 23
    조회수 : 2086
    IP : 175.121.***.146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6/07/16 22:30:11
    http://todayhumor.com/?panic_89295 모바일
    [삐뚤어진동화] 흥부놀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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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흥부다.

    이 마을에서 알아주는 부잣집 둘째 아들.

    어렸을 적부터 어려움을 몰랐고 형의 것만 아니라면 가지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가질 수 있었다.

    난 내 삶에 만족했고 형이 독점욕이 좀 있기는 했지만 그럭저럭 사이가 나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가질 수 있기에 크게 집착할 필요도 없었고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이것 저것 안 쓰는 것들을 좀 주었고 어느사이 난 이 마을 착한 둘째 아들 흥부가 되었다.

    어느 날 평소보다 좀 멀리 마실을 나가 보았고,,, 나는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한 여인을 보게 되었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다니,, 난 그 여인을 조금이라도 더 보기 위해 매일 그 여인이 사는 곳 근처를 가서 서성이게 되었고,,

    지나가다 그런 나를 우연히 보게 된 형도 그 여인을 보게 되었다.

    차라리 내가 먼저 그 여인에게 마음을 표현했다면 달라졌을까?

    형도 그 여인을 보고 한 눈에 반하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여인은 형수라는 이름으로 우리 집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리고 그럭저럭 나쁘진 않았던 형과 나의 사이는 나의 마음을 처음부터 알고 있던 형에 의해 점점 더 멀어지게 되었고 이젠 마주치기만 하면 살기 어린 눈빛으로 쏘아보기만 하였다.

    이젠 형수가 된 여인에게도 형이 무엇이라 말했는지는 모르지만 스쳐지나갈때마다 언뜻 경멸 어린 눈빛을 흘리고는 하였다.

    결국 그 눈빛을 참을 수 없어 밖에 나가 술을 찾는 날들이 늘어갔고 술김에 잠자리를 하게 된 여인이 책임지라며 보채기 시작했다.

    어차피 내가 진정 원하는 여인은 얻을 수 없기에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방치했고 나도 가정을 꾸리게 되었다.

    여자의 촉이 있는 것인지 내 부인은 자신에게 향하지 않은 내 마음을 은연중에 알고 있는 듯 밤마다 잠자리에 집착을 하였고 시간은 흐르고 흘러 아이도 한 손가락을 넘어서게 되었다.

    그래도 사랑하는 여인과 한 지붕 안에 살고 있다는 것과 벌써 수년이 지났는대도 언뜻 마주치게 될 때마다 두근대는 마음이 썩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살아가던 어느 날 얼마전부터 시름이 없으시던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게 되었고 형은 기다렸다는 듯이 나와 내 가족을 던져버리듯 쫓아내 버렸다.

    평생 부잣집으로 살아가던 내가 무슨 수로 이 가족들을 먹여 살리랴. 그리고 그렇게까지 해야 할 의욕도 느끼지 못했다.

    부인이 애써 어디선가 일을 하며 애들은 건사하고 있는 듯 했지만,, 난 이제 우연인 듯 그녀를 쫓을 수 없으며 한 지붕 아래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살던 그녀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에 좌절했고,, 절망했을 뿐이었다.

    그러다 한가지 꾀를 내게 되었다.

    아침부터 부랴부랴 형 집으로 찾아갔고 형은 내 옷자락을 보자마자 노발대발 화를 내며 쫓아 내려 하였다.

    하지만 난 아이들이 굶고 있다 핑계를 대며 무작정 밀고 들어가 형수를 찾았다.

    그래 바로 저기일 것이다. 주방으로 달려들어가지 형수는 식솔들에게 이리저리 일을 시키다가 나를 보곤 크게 놀라는 듯 했다. 

    아 놀라는 모습마저도 아름답구나. 떨리는 마음을 억지로 추스르며 한걸음에 달려 형수의 손을 붙잡고 아이들이 굶고 있다고 외쳤다. 물론 입으론 그렇게 말했지만 속으론 처음 만져보는 그녀의 살결을 음미하느라 입으로 튀어나올 듯한 심장박동에 숨 쉬는 것 마저 잊어버릴 듯 했다.

    깜짝 놀란 형수는 얼른 손을 빼며 옆에 있는 밥주걱을 들고 내 왼뺨을 후려쳤다.

    그녀에게 맞은 밥주걱은 아프지도 않았다. 아니 오히려 한 번 더 맞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그래서 오른쪽 뺨도 내 밀며 이 쪽도 쳐주시오라고 요구했고, 그녀는 한층 더 경멸어린 표정으로 밥주걱에 물을 발라 내 오른뺨을 내리쳤다.

    아까보단 조금 욱씬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 욱씬거림도 그녀가 내게 준 것이란 생각에 통증이 가실까 벌써부터 무서워졌다.

    결국 하인들에게 질질 끌려 쫓겨나게 되었지만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벼웁다.

    내일은 또 형수가 나에게 무엇을 해주실까
    호랑누나의 꼬릿말입니다
    두번째 입니다.
    원작은 뒤에 제비 이야기가 주요 부분이죠.
    그 부분까지 다 쓰다보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여기서 마무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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