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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네가 탔던 것은 경운기다!"
그가 말했다. 그리고서는 힘찬 함성을 내지으며 내달렸다.
"보아라 이것이 바로 자동차다!"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자동차의 정의를 부정하며, 내게 진정한 자동차가 무엇인지 알려주려는 듯 하였다.
그는 마치 한마리의 적토마처럼 거침이 없었다. 그의 마성은 나를 현혹시켰고, 나는 그의 몸놀림에 심취해 거침없이 악셀을 내밟았다. 180km/h의 거친 숨소리는 나를 미치게 만들었지만, 포근하고 안락한 그의 품은 내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기에 충분하였다. 그렇게 복잡하고도 중독적인 마약같은 그의 매력에 심취해 고속도로를 달리며 경운기들을 헤치며 나아갔다.
그러나 그 행복은 영원하지는 않았다. 고운 아스팔트 길이 끝나자 거대한 산이 우리를 마주하였고 거친 언덕을 올라가야만 했다.
"걱정하지마. 중력이란 것은 내겐 의미가 없단다."
그는 흙먼지와 함께 산 비탈을 오르며 내게 속삭였다. 그는 산 봉우리 사이로 비추는 따스한 햇살 보다도 더 따스한 속삭임으로 나를 안정 시켰다. 나는 파르르 떨리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몸을 그에게 맡겼다. 중력을 무시하듯 내달리는 모습은 마치 성층권을 돌파하여 우주로 날아가는 슈퍼맨을 떠오르게 하였다.
그는 한 명의 슈퍼맨이였으며 한 마리의 적토마였다. 어느 히어로보다도 강했고 어느 말 보다도 빨랐다. 사막에 몰아치는 모래폭풍처럼 내게 다가와서 자동차가 무엇인지 강렬하게 가르쳐준 그를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안기고 싶지만 쉽게 안길 수 없는 그를 나는 평생 그리워할 것이다. 갖고 싶지만 쉽게 가질 수 없는 그를 나는 평생 탐하게 될 것이다.
- 쏘카(렌트카)로 BMW X3를 타보고 상사병을 앓고 있는 어느 한 아재의 가슴 앓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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