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 경남 양산 자택 주변 르포
“안주인이 여간 아니다. (마당과 집 주변의) 풀도 자주 베고 내외간에 엄청 바지런한기라. 저런 (평범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가 생각할 정도라카이.”
5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남 양산 자택 인근에서 만난 이웃 주민은 문 후보 내외에 대해 묻자, 부지런하고 소탈한 면모가 인상적이라고 했다.
“가끔 오지만 틈 날 때마다 텃밭도 살피고 일찍 일어나 산책도 다닌다”며 “이짝(전원) 생활이 적성에 맞는 것 같데”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이웃도 “한 7∼8년 전쯤인가, 예전에 노무현정부 끝나고 변호사할 때는 문 후보가 직접 텃밭도 가꾸고 하는 모습도 종종 보곤 했다. 사람 좋은 이웃집 아저씨 같았다”고 말했다. 네댓 채에 불과한 이웃집 주민들은 ‘(문 후보가) 오래 머무는 편이 아니라 왕래가 없다’며 대체로 말을 아꼈다.
문 후보는 전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 뒤 양산 자택에서 하룻밤을 머물렀다. 문 후보 측은 “휴식을 취하면서 향후 정국구상을 가다듬었다”고 전했다. 치열했던 경선 국면이 마무리된 만큼 본선에 앞선 ‘숨고르기’ 차원이다.
4일 저녁 문 후보 내외는 양산 인근에 거주하는 지인들을 자택으로 초대해 조촐한 모임을 가졌다. 오랜 지인들이 부부 동반으로 만나 간만에 회포를 푸는 자리였다. 오후 10시를 넘겨 부부 서너 쌍이 차를 타고 자택을 빠져나갔고 자택 안팎은 적막해졌다.
문 후보 집 주변에는 자체 경호팀 이외에 경찰 기동대 소속 의경들이 집 아래쪽과 위쪽에 2명씩 배치돼 출입 인원과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다. 관할 덕계파출소 관계자는 5일 “지금처럼 경계근무를 서는 건 후보가 확정된 이후인 4일부터”라며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소요사태를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후보가 자택에 머물 때는 두 명씩, 부재 시엔 한 명씩 근무한다. 워낙 외진 곳이라 아직 별다른 일은 없었지만 최근 들어 자택을 보려고 방문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고 부연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집안일을 봐주는 아주머니 한 명만 오전 일찍 집 안으로 들어갔다. 전기공사 차량이 자택 앞 전신주 등을 점검했다. 수리기사는 “집 앞 보안등이 잘 안 된다고 해서 점검 나왔다. 아무래도 보안에 신경을 써야 하는 곳이니 야간에 다시 와볼 계획”이라고 했다.
문 후보는 정오쯤 애완견 ‘마루’와 함께 30분가량 동네를 산책했다. 마루는 문 후보가 키우는 풍산개다. 키가 성인 남자 허리춤에 닿을 만큼 몸집이 큰데, 발소리만으로도 문 후보를 알아차린다고 한다. 문 후보는 한 손에는 큼지막한 우산을 펼쳐들고 다른 한 손에는 마루의 목줄을 잡고 걸었다. 경호팀으로 보이는 수행 두 명이 문 후보와 마루를 뒤따랐다.
문 후보는 점심 식사 이후 경북 상주에 위치한 부친 묘소를 찾기 위해 집을 나섰다. 성묘 이후에는 부산 영도에 거주하는 모친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