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느냐 먹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어느 쪽이 더 일요일 폐인 다울까?
가혹한 허기의 화살을 받아도 참고 견딜 것인가?
아니면 밀려드는 수마의 힘으로 막아, 싸워 없앨 것인가?
누워버려, 잠든다. 그것 뿐이겠지.
잠들어 만사가 끝나 배가 쓰린 온갖 음식 생각과,
육체가 받는 모든 허기가 사라진다면,
그건 바라마지 않는 생의 극치.
누워, 잠을 잔다. 잠이 들면 꿈을 꿀 것이다.
허기의 번뇌를 벗어나 찰나의 잠이 들었을 때,
그 때 어떤 꿈을 꿀 것인지, 이게 망설임을 준다.
그러니까 이 고해같은 뻘글에 집착이 남는 법.
그럻지만 않다면야 그 누가 이 세상의 사나운 배신의 위꼴사를 견디며,
요게의 횡포와 유부징어들의 멸시,
냉장고에 든 게 많은 사람의 고민이며,
배달업체 휴무, 찬장의 오만,
귀찮다는 말에 가하는 저 소인배들의 불손,
이 모든 것을 참고 지낼 것인가.
단 한 장의 이불이면 쉽게 끝낼 수 있는 일.
그 누가 이 지리한 식샤의 길을 무거운 상을 지고 걸으며 진땀을 뺄 것인가.
다만 한가지 잠든 뒤 불안이 남아있으니까.
배고픔 참고 자서 일어나면 겪을 저 미지의 세계.
결심을 망설이게 하는 것도 당연한 노릇이지.
알지도 못하는 기상 이후의 사태를 겪느니 차라리 현재의 귀찮음을 참는게 낫다는 결론.
이러한 조심 때문에 우리는 더 잠이 깨가고, 결의의 저 느긋한 눈빛도 우울하고 파리한 병색에 그늘져,
충천하던 수마도 흐름을 잘못 타 마침내는 수면의 힘을 잃고 마는 것이 고작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