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져간 방석 갖다 놓거라. 그 물건이 어떤 것인지 아느냐?
언제 뒤졌나 기억도 안나는 우리 영감.
우리 영감은 첩이 하나 있었더랬다.
검은 눈동자에 양 뺨이 붉고 앵두 같은 입술에
도화살이 끼어서 사글사글한 눈매가
내가 봐도 연모할만한 모양새였니라.
사람이란 질투하면서 산다고 했니라.
우습게도 나는 그 첩년이 부러웠고 영감이 원망시러웠다.
동네 용한 의원을 데려와 독살하려고도 해봤거니와
밤에 몰래 비수를 꽂으려 했건만
번번이 실패하고 그것을 들켜 영감은 나를 때렸다.
한 날은 그 첩년을 방법하고자
동네에 용한 무당을 찾아가 이런 이야기를 하니
방도가 있다며 알려준 것이 있었다.
바로 그 첩년의 옷을 잘라다가 가져오면
거기에 경면주사로 무언가를 써 줄텐데
그 물건을 방 안에 두면 효험이 있을 것이라 말했다.
다만 그 물건을 방에서 내놓는다면
그 첩년이 죽은 후 너를 말려 죽일 것이리라며.
나는 그 날 밤 첩년의 옷을 세 치 정도 잘라갔었다.
무당은 거기에 뻘건 주사로 무언가를 휘갈겨 쓰고는 나에게 건넸다.
절대 이 물건을 방 안에서 떨어뜨리지 말라면서.
나는 그 물건을 내가 깔고 앉는 나일론 방석에다가 기워
들키지 않게 잘 숨겼다.
그러고 며칠이 지나니 첩년은 원인 모를 병으로 죽었다.
영감탱이는 그 첩년을 그리워하다 따라 죽어버렸다. 망할 영감.
그 후로 나는 신을 받아 점쟁이가 되었다.
그러니 내 방석을 가져간 이는 보아라.
한시바삐 그 것을 돌려다오. 다 주지 않아도 좋다.
거기에 기워진 부적이라도 돌려다오.
첩년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점점 모미 굿어가는고나.
깔고 안진 나이록
방석 갓다 노라
안 갓다노면
방법한다
방법하면
손발리 오그라진다
갓다노면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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