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자살하고 싶다던가..
뭐 그런 이야기들이 자주 올라오는 것 같아서
내 이야기를 써볼까 해.
(반말해서 미안해. 근데 그냥, 친구에게 이야기하듯이 하고 싶어서 그냥 이렇게 쓸게.)
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 정도까지
친오빠에게 성추행을 당하면서 자랐어.
처음 시작은 당시 레슬링에 빠져있던 친오빠가
어느날 나에게 레슬링을 하자고 하더라.
본래 엄청난 말괄량이였던 나도 레슬링을 좋아했기 때문에
같이 레슬링을 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그때, 기술이랍시고 이야기하면서 나를 들어올리고는 나의 거기를 만지작 거렸어.
난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초등학생이었어.
남녀간의 관계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티비에서 뽀뽀나 키스 장면이 나오면
이유없이 왠지 보면 안될거 같아서 혼자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면서 고개를 돌리던.
이후에 오빠는 본격적으로 날 성추행하기 시작했어.
옷을 벗기고, 비벼대고 애무해대고...부모님이 안계신데, 오빠가 집에 있으면
그날은 무조건 오빠의 성추행이 시작되는 날이야.
(참고로 난 오빠와 2살차이가 나)
처음엔 뭔지도 몰랐고 그냥 혼란스러웠어.
그렇게 성추행이 시작되고 약 1년 쯤 지났나?
오빠가 제발 한번만 넣어보면 안되냐고 했는데
난 잘은 모르지만 절대로 그것만은 그렇게 해선 안된다는 느낌에
완강히 거부했어.
지금 생각하면 정말 다행이기도 하고..너무 무지하기도 했어..
나중에, 나중에 그것이 어떤 의미의 것들인지 알게 되고 나서
나는 너무 무섭고, 내가 너무나도 더럽고 죽어마땅한 그런 존재라고 느꼈어.
그냥 정말. 내가 너무 더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어.
왜 부모님께 이야기하지 않았느냐고?
할 수가 없었어. 오빠는 어릴 때부터 단 한번도 반장을 놓친 적이 없고,
초등학교때 당시에는 학생회장이었거든.
가부장적인 우리 집에서 오빠는 참 신적인 존재였어.
나 그냥 내가 나쁘구나 할 수 밖에 없었고..
내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성추행을 당하면서 지내온 시간이 너무 길어서)
창피해서 입밖으로 꺼낼 수가 없었어.
오빠는 나에게 부모님 지갑에서 돈을 빼오라고 시키기도 했어.
엄마 지갑에서 자기는 10만원을 훔친적도 있다며
그냥 몰래 가지고 나와도 모른다고.
그러니까 가지고 나오라고 말이지..
그렇게 나는
도둑질이라는걸 오빠에게 배웠지.
학교 가기 전에 꼭 나에게 그렇게 훔치게끔 만든 돈들을 받으면서
친구들에게 내가 도둑년이라며 놀리는 소리를 듣기도 했고
매일 매일 아침마다 나는
오빠에게 돈을 줘야한다는 스트레스가 엄청 났었어.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그러다가 결국 부모님께 들켜서
난 정말 죽도록 맞기도 많이 맞았어.
그래도 멈출 수가 없었지.
오빠는 매일 매일 돈을 가져오라고 하고..
성추행은 계속 되고 있고..
난 이미 낙인이 찍혀서 난 부모님 지갑에 손이나 대는 나쁜 년이 되어있고..
한번은 말야.
너무 심하게 맞아서 손톱이 다 깨져서 뽑힌 적도 있다?
낚시대가 부러지도록 맞아본 적도 한두번이 아니고
나무 빗자루 알지?
그거 부러지도록도 맞아봤어.
근데 선생님이나 친구들은 눈치 못챘냐고?
내가 당시 제일 많이 입던 옷이 폴라 티셔츠 긴팔에 긴바지야..
절대로, 절대로 손톱사건 이후에
(손톱 빠졌을때 선생님이 왜 이런거냐고 물어봤었거든. 아마 집으로 연락도 왔었나봐)
얼굴이나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안때리셨거든.
살이 터질정도로 맞은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어..
정말 내 몸에 멍이 가실날이 없었으니까.
처음엔 너무 아파서 엉엉 울었는데
나중엔 아파도 울지 않게 됐어.
울면 더 때린다는 걸 알았거든.
근데 아예 안우니까 독한년이라고 더 떄리더라...ㅋ;;
내가 지갑에 손을 댔기 때문에 혼나는 것이 당연했을지도 모르지만
부모님께선 왜 냐고 물어보지도,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보신 적도 없어.
그냥 내가 나쁜 애라서 그랬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아..
근데 이게.. 한 2-3번 반복이 되니까
그때부턴 정말이지 심하게 차별이 시작됐어.
어떤 차별이냐고?
난,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때까지
어머니께서 도시락을 싸주신 횟수가 채 10번이 되질 않아.
도시락을 싸주시더라도..
밥고 깍두기, 이렇게만 들어있는 경우가 허다했어.
가끔 나물이라도 들어있으면 그게 얼마나 반가웠던지 생각난다.
물론..오빠 도시락엔 돈까스며 햄이며 계란말이며..화려했어.ㅎㅎ
반찬이 매일 매일 그렇게 화려하게 바뀔 수가 없었지..
용돈도 받아본 적이 거의 없어.
정말 준비물이 필요해서 돈을 달라고 해도
어머니께서 무조건 돈이 없다면서 돈을 주질 않았어.
그런 적도 있다?
어느날은 정말 꼭 사야하는 준비물이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돈이 없으니까 일단 가서 외상으로 사라는거야.
할 수 없이 난 외상으로 그걸 샀는데..
돈을 계속 안주시는거지..
그렇게 한 2주 정도 있으니까..그 문구점에서.. 내 학년과 반 그리고 이름을 크게 써서 붙여놨던 모양이야..
친구들이 와서 이야기해주는데..정말 창피하기가 말할 수가 없더라.
그리고 한달에 꼭 3-4번은
집에 돌아오면 내 방안의 모든 서랍과 옷과 책들이 다 파헤쳐져서
(진짜 무슨 강도든 것마냥) 방 한가운데에 쌓여있고
내가 집에 조금이라도 늦게 오면 화냥년 미친년 소리 들으면서 머리채를 휘어잡혀야 했어.
대학교 때도 역시나 용돈을 주지 않으셔서
매일 매일 알바를 해야했는데
알바에 동아리에 교수님 연구실에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알바를 한달 정도 쉬었었는데
아침에 공강이라서 조금이라도 늦잠을 자기라도 할라치면..
어머니께서 방에 들어오셔서
세숫대야에 가득 담긴 물을 자고 있는 내 침대 위에 부으신 적도 한 두번이 아니야.
그나마 방이 있었던 때는 좋은 거야.
고등학교때까지 난
부엌에서 자야했었거든.ㅎㅎ
당시 방이 2개였는데,
오빠는 남자니까 무조건 방이 있어야하고
난 여자니까 괜찮다며 부엌에서 매일 잠을 잤더랬어.
식탁다리를 바라보면서 자는게 어찌나 서럽던지.
그리고 대학교때
전공서적에 밥값에 식비에 핸드폰비 교통비를
알바만으로 충당하기가 참 힘이 들었는데
어머니께서 나에게 젤 많이 하시던 말씀은 그거였어.
'누구네 집 아들/딸은 집에 김치 냉장고도 사주고..'
'오빠 학비 내게 공장에 취업이나 해라'
내가 그렇다고 공부를 못하던 것도 아니고...
그랬어..
심지어는 그러실 때도 있었지.
내 입으로 말하면 좀 그럴지 모르겠는데
난 좀 이쁘장한 편이야.
어느날은 어머니께서 내 얼굴을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돌리면서
돈 많고 나이 많은 집에 시집이나 가라고 하시더라...ㅋㅋ;;
다른 의미로 좀 많이 충격 받았었지..
물건이 된거 같은 기분..뭐 그랬어.
아 맞다. 그런 적도 있다?
아버지께서 그림을 그리시는데
그림이 너무 예뻐서 친구한테 자랑을 했더니
친구가 이 그림 자기 아버지 보여드리고 싶다 그래서
빌려줬었는데
아버지가 그 사실을 아시고서는
내 발목을 잡아 거꾸로 들고는 미친듯이 집어던지고
내 몸 위에 의자도 던지고..머리 또 휘어잡히고..
아무튼 오뉴월의 개도 그렇게는 안맞을 만큼 맞은 다음..
친구네 집까지 같이 따라와서 그림을 찾게 하신 적도 있어
그리고 나서 난 정말 소름 끼쳤어.
아버지께서 집에 오시더니 상냥한 목소리로 나한테 그러시더라고
"아빠가 그림 잘 그리니까 그게 자랑스러워서 자랑하려고 그랬던거야?"
.........
대학교 때 술 마시고 좀 늦게라도 들어가면
아무리 추운 한 겨울에도
1-2시간은 절대로 현관문 잠금쇠를 풀어주지 않은 적도 있고.
티비가 너무 보고 싶어서 티비 보려고 거실에 나가면
티비를 끄고 안방으로 들어가버리시고 (안방에 티비 있으니까)
내 방에서 거실 티비가 살짝 보이는데
그 틈으로라도 살짝 보면
욕설이 날라오고..
내가 좀 책 벌레라, 한창 책에 빠져있을 때는
책 그만 읽으라며 사정없이 얻어맞고
책 다 뺏긴적도 있다.
과제하느라 새벽에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전원코드 확 뽑아버려서 과제 날린적도 한 두번이 아니고..
아.
미안해.
이야기하다보니까 뭔가 횡설수설하네..
다 잊고 살려고 난 지금 집이랑 인연을 끊고 혼자서 살아가고 있어.
그래서 다시 떠올리려고 하니..
너무 많은 일들이 한번에 다 밀려와서 두서가 없어졌어.
그래서..내가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나 힘들었던거 푸념하는거냐고?
아니야.
나도 정말
자살을 많이 꿈꿔봤고..
참 많이 힘들었어.
지금도 사는게 참 많이 힘들고 가슴이 갑갑할 때가 많지만..
있잖아. 그래도 살다보니까..가끔 정말 가슴 시원하게 웃을 수 있는 날들이 있더라.
그런 날들이 있음으로써
내가 지금 또 오늘 하루를 살아가고,
또 내일을 살아가는구나..
하고 느끼며 살고 있어.
있지, 난 정말 어릴때부터 오랜 시간을 도망치며 살아왔는데
나같은 일들을 겪은 너희들,
혹은 겪고 있는 너희들..
조금만, 조금만 더 용기를 가져봤으면 좋겠어.
가족과의 관계가, 혹은 내 과거의 상처가
나아지거나, 사라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살아가다보니까..
조금은 그래도 덮어놓고 살아갈 수 있게는 되더라..
목숨이라는게, 그렇게 쉽게 끊어지는게 아니라
내가 조금만 발버둥치면
어떻게든 숨쉴 공간이 생기더라?
그리고, 희망이, 기쁨이..웃음이
가슴 한켠에 조금씩 자리 잡기 시작하더라구..
새벽에 정말 힘들 땐,
있지.
그냥 혼자서 흥얼 대기도 하고
혹은 이렇게 오유 들어와서 재미있는 자료들만 골라서
막 미친사람처럼 웃어도 봐.
그리고 푹 자고 일어나면..
다음 날 일어났을 땐, 적어도 그 일이 해결되진 않았어도
조금은 가볍게 느껴질 때도 있으니까.
나와 같은 상처를, 혹은 더한 상처를 지니고 있을지 모르는 너희들아.
살아.
그냥, 꿋꿋히 살아.
이 세상이 이렇게 살다보니까
너무나 아름다운 곳도, 아름다운 일도 많은데..
가슴 가득히 슬픔과 상처만 담고 떠나가기엔
너무 아쉽잖아.
그리고 정말 힘들어지면
이리로 와서..
이야기해.
말이란게 말이지.
가슴 속에 담고 있으면 정말 한없이 무거운데
정말 별 것 아닌거 같아도..
일단 입밖에 뱉고 나니까
왠지, 가볍게 느껴지더라.
부끄럽다 여기지 말고,
더럽다 여기지 말고,
너희가 혹시나 그런 힘든 일이 있을 때
내가 그 글을 본다면
내가 가슴으로나마 따뜻하게 안아줄게.
많은 것을 해줄 순 없어도
네 글 하나하나, 네 목소리라고 생각하고 눈으로, 귀로
가슴으로 읽어주고..위로해줄게.
우리 힘내서 살자.
그냥..그 말이 하고 싶었어.
힘내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