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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6539
    작성자 : 열파참치
    추천 : 6
    조회수 : 928
    IP : 114.200.***.216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6/02/28 22:40:27
    http://todayhumor.com/?panic_86539 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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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가보기로 했어
     
    약속장소인 xx역에 조금 일찍 도착한 나는 근처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주문했어. 사실 요즘 동선은 집 직장 그사이의 길이기 때문에 오랜만에 다른곳으로 나온것이기 때문에 조금 낮선 기분도 들면서 들떠있었지. 난운좋게 일찍 취직을 했지만 대부분 친구들은 취직준비로 바쁘고 만나봐도 항상 술과함께 살기힘들다는 말뿐이었으니까 그냥 그때의 나는 뭔가 새로운 일을 한다는것 자체가 신났었고, 유치하지만 모험을 하는 기분도 들었고 말이야. 조금 어려진것 같은 기분이었어. 항상 같은 맛인 쓰디쓴 아메리카노도 오늘따라 쌉쌀하고 좋은 향기가 느껴졌어.
     
    시간이 지나자 항상 액정화면으로만 봐오던 사람이 커피숍에 들어왔어. ㄱ은 화면에서 봐오던 모습과 별다를게 없었어. 나이는 나랑 비슷해 보이거나 몇살많아보였고 더 어려보이진 않았어. 나는 조금 어색한 기분으로 걸어가 커피를 주문하는 ㄱ의 뒤에대고 인사했어.
     저기...
    뒤를 돌아보자 ㄱ도 대충 짐작한다는 얼굴로 '아하' 이러면서 잠시 어떻게 인사할지 고민하더니 손을 내밀었어.
    "안녕하세요. 버터 비빔밥이에요."
    "아 님이셨구나"
    우리는 잠시 어색한 몇마디를 주고받고는 커피를 홀짝였어. 우리둘을 제외하고는 7시가 다되어 가는데 아무도 오지 않는듯 했어.
    "슬슬 일어날까요?"
     커피를 다마신 ㄱ은 이미 오래전에 바닥을 드러낸 내커피잔을 보곤 일어날 준비를 했지. 나도 사람들이 조금 더 있었 더라면 하고 생각은 했지만 오히려 많지 안은 편이 오히려 더 오싹하고 재밌을 것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지. 우리가 막 일어 나려던 순간에 한 학생이 카페안으로 급하게 뛰어들어오더니 주위를 두리번 거렸어. 이내 우리와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ㄱ과 시선이 마주쳤어. 학생은 방긋 웃더니 ㄱ의 손을 덥썩 잡았어.
    "우와 형 정말 팬이에요."
    에나벨은 고딩이었어.
    "야자 몰래 째고 오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야자를 짼 고딩이었지.
     
    지하철을 타고 갈거랃고 생각했던 나와 에나벨은 예상과 달리 자가용을 타고 이동했어. ㄱ은 그저 일하는 곳이 xx역 근처일 뿐이었어.
    나 조수석에 타고 뒤자리에는 에나벨이 탔어. ㄱ은 차에 캠을 연결해서 우리의 얼굴이 나올 수있게 설치 했어.
    익숙했던 목소리가 핸드폰이나 컴퓨터가아닌 옆에서 들려왔어
    "안녕하세요 ㄱ입니다. 오늘은 김얼굴분이 추천해주신 곳으로 가볼생각입니다. 약 한시간 정도 걸릴것 같네요. 오늘은 시청자 두분을 게스트로 모셨어요. 각자 자기소개를 해주실래요?"
    "버터 비빔밥입니다. 반가워요."
    축산업자: 못생겼다.
    오징어: 동족 ㅎㅇㅎㅇ
    유재석남편: ㅋㅋㅋㅋㅋㅋㅋ
    qudtn103: 올올
    "그래서 이번 기회에 귀신이라도 꼬실려고요"
    인터넷에서 닉네임밖에 안보던 사람들이지만 워낙친하게 놀았기 때문에 그다지 기분이 나쁘거나 하진 않았어.
    "저는 에나벨인데 요즘 수험스트레스때문에 예민하니까 놀리면 가만 안둘거에요 형들."
    오징어: 그럼 위로해주자
    축산업자: 힘내라 가끔은 나와서 바람도쐬고 그래 남자라면 원래 남대문도열고 호쾌하게 바람을 쐬야지
    유재석 남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고 떠드는 사이에 시간은 금방금방 지나갔어. 우리가 귀신이 나온다는 곳으로 간다는 사실도 잊고서 ㄱ과 에나벨 그리고 시청자들과 농담따먹기를 했지. 시청자들은 어느새 나를 버터 비빔밥의 줄임말인 비버로 부르고 있었는데, 내 학창시절 별명도 비버였기 때문에 순전히 닉네임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아무튼 계속 운전을 해나가다 보니까 으슥한 길로 들어섰지 좁은길은 아니었지만 자동차는 우리말고 단한대도 보이지 않았어 그리고 양쪽에 빽뺵하게 들어선 나무들은 우리를 마치 내려다 보는듯 했어. 내가 게임하다 벌칙으로 에나벨에게 맞기위해 뒷자석으로 고개를 돌린 순간 자동차가 급정거를 했어 나는 바로 뒤로 굴러 조수석밑에 우스꽝스런 자세로 처박혔고, 에나벨...여기서부터는 현수라는 가명으로 쓸게 자꾸 쓰다보니까 좀 오글거리는 기분이 들어서 말이야. 어쨌든 나는 처박힌 자세로 ㄱ의 하얗게 질린 얼굴을 볼수있었어. 그표정은 예전에짓던 장난섞인 가짜가 아니었어. 진짜였지.
    "형 왜그래요."
    현수가 걱정 스러운 듯이 말했어.
    "아니야 괜찮아. 그냥 잘못봤어."
    하지만 그떄 우리는 돌아가야 한다는걸 깨닫지 못했어. 하지만 사실 그떄 깨달았더라도 이미 늦었지만 말이야. 하지만 내가 그때 깨달은게 있지 항상 사람얼굴. 그러니까 눈을 보고 말하는 ㄱ의 시선은 못이라도 박힌 것처럼 앞에 고정되어 있었다는거야. 하지만 나는 그전까지 현수와 시청자 그리고 ㄱ과 즐겁게 떠들고 있었고, 그 분위기가 채가시지않아 심각하게 생각을 안했어. 그냥 ㄱ도 방송을 하느라 운전에 집중을 못해 충분히 헛것을 보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 그냥 태연히 폐가에서 고기를 구워먹던 ㄱ도 긴장하는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더 친근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ㄱ은 이내 표정을 풀고 내손을 잡아 다시 앉을 수 있게 도와주었지.
    유재석 남편: 무슨일임?
    축산업자: 왜그래요?
    오징어: 왜그래요?
    " 아 별일 아니에요. 전 절대로 쫄지 않았어요."
    축산업자: ㅋㅋ쫄아서 그런거임?
    막막막막: 느낌 안좋다
    오징어: 걍 쫄아서 그런듯
    "형 아까 진짜로 쫄은 것 같던데"
    현수도 거들며 ㄱ을 놀렸어. ㄱ은 피곤해서 그런것같다며 나에게 운전을 해줄수 없냐고 했지. 나는 기꺼이 운전대를 잡았고 운전을 시작했어. 네비가 안내하는 걸 봤을 때는 거의 다온게 틀림없었어. 5분?10분 정도만 더가면 도착이었지. 그리고 우리는 도착하기전에 깨달았어. 돌아가야 한다는거? 그건아니야.
    축산업자: 비버찡 운전잘한다.
    에나벨: 형 조별과제하다 늦게왔다 ㅋㅋㅋ 근데 운전하는 사람이 버터비빔밥님이심? 개몬생겼네 ㅋㅋ
    그냥 망했다는 걸 깨달았어
    출처 자작... 이거다쓰자마자 내방전등 수명 나가서 쫄았어여 ㅠㅠ 위로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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